요리단상


며칠전부터 모카빵이 너무나 먹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달콤한 커피향의 쿠키스러운 겉면과 부들부들하고 폭신한 속살. 간간히 씹히는 건포도의 시큼달콤함. 

다음날 새벽 다섯시에 배고파 눈이 떠졌다. 일어날까말까날까말까 하다가 결국 부엌으로 가서 주섬주섬 재료를 꺼냈다. 모카빵 네개는 너무 많을 것 같아 레시피 반으로 줄여서 계량 시작. 헉, 근데 밀가루봉지가 너무 가볍다. 1/3로 다시 계산하니 겨우 딱 맞는다 -_- 

마침 집에 일리 에스프레소 가루가 있다. 럼주에 조금 타서 반죽에 넣어주니 커피향이 은은하게 번진다. 반죽을 치대기 시작하니 부드러운 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치대면 치댈수록 계속해서 커피향이 올라온다. 전처리를 해서 부드럽게 불려놓은 건포도를 넣어 반죽 완성. 물을 돌려 뜨뜻하게 덮혀진 전자렌지에 반죽이 담긴 그릇을 넣고 잠시 딴짓..하려다 위에 씌우는 쿠키반죽 만들어야 되는 것이 생각나서 급히 버터와 설탕 크림화.

쿠키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놓고 신문을 마저 읽다가 전자렌지 문을 열어보니 봉긋하게 반죽이 부풀어 있다. 그 위로 까꿍 보이는 건포도 한 알. 


무게를 재어보니 270g이다. 사이좋게 90g씩 나눠주었다. 여전히 뿅뿅 보이는 건포도알들. 럭비공 모양으로 둥글려서 중간발효 시작.


휴지가 끝나고 바닥이 말랑말랑해진 반죽들을 삼절접기했다. 냉장고에서 휴지된 쿠키반죽을 꺼내 밀어주려는데 아까 반죽할 때 탈탈 털어썼더니 밀가루가 없다 -_- 흐억...될되로 대라는 심정으로 쿠키반죽을 슬슬 밀어보는데 역시나 끈적끈적 들러붙고 난리가 났다. 쓸만한 가루류가 없나 냉동고를 뒤져보니... 부침가루....튀김가루......전분....오 아주 오래된 호밀가루가 좀 있네 -_-

쿠키반죽을 도톰하게 밀어 물칠을 살짝한 후 삼절접기로 길쭉해진 빵반죽을 올렸다. 유후 이제 거의 다 완성!


쿠키반죽을 씌워 2차발효 시작! 근데 시계를 보니 출근전까지 한시간밖에 남질 않았다 -_- 그렇지만 두시간 열심히 했는데 이제 와서 발효를 멈출 순 없지 으하하...

뜨거운 물과 면보로 최대한 온도와 습도를 올려 급발효. 그러나 쿠키반죽이 너무 두꺼웠는지 원하던 크랙은 전혀 보이질 않네 엉엉.......


급히 씌우느라 (아님 실력부족) 울퉁불퉁 난리. 옆면에는 과격하게 온도계를 찔러넣어 테스트 한 자국이 뻥.


그래도 출근길에 뜯어먹는 따끈한 속살의 갓구운 빵의 맛이란!


커피향 폴폴 은은한 단맛의 모카빵

일반 크기 4개 분량

1 빵반죽 재료들[강력분 500g / 소금 8g / 설탕 50g / 버터 50g / 계란 125g (두개) / 커피 8g, 럼주나 물 한큰술에 녹여 / 인스턴트 이스트 15g / 건포도 (옵션) 50g / 물 약 180g]을 잘 섞어 반죽후 1차발효에 들어간다.

2 반죽이 발효될 동안 쿠키반죽을 만든다. 우선 버터 50g과 설탕 100g을 크림화 한 후 계란 50g (한개)를 조금씩 넣어 잘 섞는다. 우유 25g과 커피가루 두작은술을 잘 녹여 섞는다. 마지막으로 중력분이나 박력분 250g을 넣고 쿠키반죽을 완성해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휴지시킨다.

3 럭비공 모양으로 둥글린 후 중간발효 시킨다. 

4 중간발효가 완료되면 쿠키반죽을 얼맞에 등분후 타원형으로 살짝 얇게 밀어준다. 물칠을 살짝 하고 삼절접기 하거나 길쭉하게 성형한 빵반죽을 올려 쿠키반죽으로 감싼다.

5 2차발효 후 180도에서 20-25분간 구워준다. 



커피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기다린다. 매장안은 칙- 하는 증기소리와 더운 물의 열기로 가득하다. 받아든 커피에서는 수증기가 모락모락 난다. 

이 장면이 익숙한 이유는 커피는 보통 열을 사용해 커피의 맛과 성분 등을 원두에서 추출하기 때문. 뜨거운 물을 직접 부어주는 드립커피부터 증기와 압력으로 찐하게 뽑아내는 에스프레소까지. 이 모든 열을 생성하기 위해서 전기 등의 에너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지만 역시 예외는 있다. 바로 더치커피(Dutch Coffee). 조용히, 중력만을 이용해 찬물로 뽑아낸 아주 부드러운 커피다. 


가끔 카페에서 마치 화학실험기구 같은 유리병들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더치커피를 내리는 기구이다. 시스템은 아주 간단하다. 원두를 갈아 찬물을 아주 조금씩 흘려보내고, 그 밑으로 떨어지는 커피를 받는 것.  그러나 수분 이내로 내리는 일반적인 커피와는 달리, 더치커피는 평균 12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커피가루를 두텁게 쌓고,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려 한방울 한방울에 깊은 맛이 배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열이 있어야 추출되는 원두의 지방이나 카페인 등의 다른 성분들은 대부분 배제되어 몸에 부담이 덜 가는, 깔끔한 맛의 커피가 탄생된다.

더치커피는 브랜디 향이 강하다(한마디로 술맛이 난다 후후). 오랜 시간을 거쳐 내린 더치커피는 와인처럼 숙성기간을 거치는데, 이후 향이 더욱 더 깊어진다. 보통 1주일 안에 소비하는 것이 그 향과 맛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많은 로스터리 카페들이 이미 더치커피를 판매하고 있지만, 홍대의 미즈모렌이란 더치커피 전문점이 있다 하여 추석전날 놀러가 봤다. 그렇다. 바로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홍대입구역과 광화문역 침수된 그날. 덕분에 미즈모렌에 꼼짝없이 같혀(?) 더치커피 제대로 탐방.

미즈모렌에 들어가면 한켠에 놓여진 여러대의 큰 더치커피 기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카페에 한대씩 있는데 이곳은 더치커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는 것이 확 다가온다. 

우선 더치커피 주문!

영롱한 갈색의 커피 한잔이 테이블에 놓여졌다. 기대를 갖고 한모금 입에 머금었는데......와,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방문하기 전에도 여러곳에서 더치커피를 마셔봤지만, 이곳의 커피는 정말 부드럽고 깔끔했다. 거기다 유난히 깊은 향. 상쾌함이 느껴졌다. 내가 잘 쓰는 비유인 바로 수돗물 마시다 생수 마시는 느낌!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 소리를 들으며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서비스로 나온 생초코렛을 곁들여 여유로운 오후.


그나저나 더치커피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궁금해 찾아봤는데, 정확한 기록은 없고 네덜란드 상인들이 뱃길을 오가면서 향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내렸다는 정도의 얘기만 있다. "Dutch Coffee"로 구글에서도 찾아봤는데 별 나오는 내용이 없고, 찬물로 내린다는 뜻의 "cold water brewing coffee" 기구는 파는 걸 보아하니 더치커피라는 명칭은 그리 공식적은 아닌 듯. 간단한 기구만 구비하면 집에서도 쉽게 내릴 수 있다는데, 언젠가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미즈모렌의 정확한 위치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11-12이며, 상수역과 매우 가깝다. 특이한 커피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들려보시길!



ps. 커피는 맛있게 마셨으나 좀체 그치지 않는 비 덕분에 발목위까지 차는 물살을 헤치며 지하철역으로 가야했다. -.-

요새 즐겨보기 시작한 팻투바하님의 맛집 블로그, 역시 배가 고파지는 점심시간 전에 보다가 [커피번개]라는 말머리의 포스팅. 국내에 들어오기 매우 힘들다는 파나마의 에스메랄다산의 "게이샤" 원두를 맛볼 수 있는 기회란다. 늦은 저녁에 시작하는 번개였지만 커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 늦게 마시고 찾아오는 두통이나 불면증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 자리있다는 말에 냉큼 신청하고 서래마을로 달려갔다. 


아주 예전 파스타를 먹으러 들렸던 기억이 있는 서래마을 시실리, 그동안 파스타와 커피를 같이 한다더라,는 말만 무성히 듣고 다시 찾아볼 기회가 없었다. 회사에서 허둥지둥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30분 가까이 늦는 바람에 민망한 마음으로 얼른 2층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앞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던 카리스마 작렬의 한 남성분이 "일부러 아직 안 마시고 기다렸습니다"라는 말에 죄송한 마음이. 


알고보니 그 분은 시실리의 오너 바리스타, 무려 커피 경력 17년이신 권대옥 사장님이셨다. 어쩐지 포스가 정말 강렬하셨단. 내려주실 커피가 더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커피냄새가 아니라 커피이라 조금은 미안해하시면서도 몇번씩이고 강조하시던 사장님. 이런 이유있는 의견과 주장이 있으신 분들 너무 좋다.


이날 시음의 첫 커피는 이티오피아 시다모 네키스 (Ethiopia Sidamo Nikisse). 
이전 커피 관련 포스팅들에서도 언급했지만 커피는 여러 나라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와인과 마찬가지로 원산지와 커피나무, 즉 원두의 종류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기가 다르다. 때문에 이 커피의 이름은 네키스이지만 앞의 이티오피아 시다모는 이 원두가 재배된 곳을 알려준다. 

한잔한잔 정성으로 내리는 핸드드립 추출을 위해 원두가 갈리자 달콤한 커피향이 순식간에 번져왔다. 그리고 사장님의 입이 떡 벌어지는 드립법. 시작하시기 전에 추출법은 원두에 따라 다르게 결정하시는지 등등 내가 아는 용어를 총동원해 여쭤보니 원추형 동드립퍼를 사용하는 오랜 기간에 거쳐 직접 개발하신 드립법. 아으 난 언제 저런 내공이......

열사람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다 핸드드립으로 마시려니 조금 시간이 걸렸다. 네분이 드시고 드디어 내 차례. 이미 마시기 전에 사장님의 설명과 다른 분들의 소감을 들었지만 내가 과연 이 진하다는 커피에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단순히 그냥 쓰다고만 느끼지 않을까 잠시 걱정이 되었다. 아직은 가벼운 이르가체프가 내 입맛엔 더 맞던데 말이지. 

긴 기다림 후 드디어 내 차례. 잔이 참 은은하니 곱다.

한모금을 입에 머금은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순식간이지만 분명하고 화려한 맛의 향연. 자몽, 레몬의 신맛으로 시작해 좀 더 싱그러운 꽃향기로 바뀌고, 마무리는 달콤하고 깔끔한 초콜렛과 약간의 고소한 카라멜향.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이렇게 즐거울 수가 있다니!

맛있는 커피는 온도변화에 따른 맛의 변화를 느끼는 것도 매우 재밌다. 맛없는 커피는 식어버리면 정말 먹을 수가 없는데, 오히려 맛있는 커피는 약간 미지근하게 즐기는 것이 더 좋을 정도로 달달함과 신맛등이 확 살아난다. 그렇지만 이 커피는 너무 맛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온도가 되기 전에 다 마셔버림 꺄아.

한잔 마시고 가득 취해 있는데 두번째 커피가 있단다. 아 맞다 원래 게이샤 테이스팅 하러 온 것이었지. Duh.

두번째로 맛볼 커피는 파나마 에스마랄다 게이샤 (Panama Esmeralda Geisha).
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즉 스페셜티 커피 위원회에서 무려 백점이란 어마어마한 점수를 받은 "게이샤" 원두는 남미 파나마의 에스마랄다에서 재배되는 원두. 어딘지 전혀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지도 삽입. 

이번에 권대옥 바리스타의 지인이 경매에 성공한 노고로 한국에 들어온 이 원두는 무려 영국 왕실에까지 납품되었다 한다. 경매에 실패한 왕실 직원들, 짤렸을지도 모르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며 드립 준비. 진짜 우리가 대신 마셔도 되는 건지 약간 미안했음 으흐흐. 

아까보단 좀 더 밝은 원두의 색. 역시 내려지는 커피의 색도 좀 더 연한 붉은 갈색이었다. 역시 침을 삼키며 내 차례를 기다렸다. 음..................

커피에게 스폿라이트를 내주는 깨끗하고 정갈한 하얀 잔.  

게이샤는 네키스와 완전히 달랐다. 조금 더 차분하고 무게있는, 거기에 쥬스처럼 신맛이 강하면서도 끝에 이어지는 단맛. 커피원두는 보통 로스팅을 진하게 하면 할수록 쓴맛이 진해지는데 이 원두는 연하게 로스팅을 했다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강했다. 거기에 군고구마 향도 나면서 굉장히 정돈된, 그러나 강하고 깊은 맛을 선사했다. 아까 너무 빨리 마셔버려서 이번에는 일부러 쉬어가며 조금 천천히. 

평소에 가벼운 커피를 즐겨마시던 나로서는 이렇게 강한 커피들을 마지막 한모금까지 즐겁게 마셨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거기다 이날은 커피세계를 비롯해 얼마나 앞으로 배울 것이 많은지, 얼마나 더
겸손해져야 하는지 새삼 느끼게 된 날이다. 주최해 주신 팻투바하님부터 같이 참가하신 다양한 분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신 권사장님까지, 진심으로 감사한 인연들. 


ps. 전공을 정말 뭘 해야할지 갈팡질팡이다. 아예 커피로 올인? 제빵? 제과? 시작은 그냥 요리? 으악!


내가 커피를 처음 접했던 건 초등학교 때였다. 우리 외갓집 식구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외할머니댁에 모여 점심을 먹었는데, 마무리는 꼭 설탕과 프림이 들어간 진한 믹스커피 한잔씩이었다. 물론 어른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 잔을 따로 받지는 못했지만, 어른들이 챙겨드시는 이 갈색의 음료수의 맛이 너무 궁금한 나는 엄마에게 슬슬 졸라서 한모금씩 얻어마시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커피"를 내 돈주고 사마시기 시작했던 건 고등학교 때 스타벅스가 한창 유행할 때였다. 시골 산꼭대기 기숙사학교에 지내던 내 친구들과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만 다운타운에 나갈 수 있었고, 스타벅스에서 달디단 프라푸치노와 카라멜 마끼아또를 손에 들고 우리가 벌써 멋진 대도시의 대학생이 된 것처럼 분위기를 내곤 했다. 


"쓰디쓴" 원두커피를 처음 접했던 것 유학생활 중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을 때였다. 한동안 커피를 배우시던 엄마를 좇아 따라간 곳은 청담동의 커피미학. 너무나 다양한 커피잔들과 기구들, 그리고 나를 압도했던 그윽하면서도 강한 커피향기. 엄마가 커피를 배울 때 나는 옆 의자에 걸터앉아 그 신기한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나도 세잔의 다른 커피를 얻어마셨으나 입안에 느껴지는 맛은 씁쓸함밖에 없었다. 

대학교 진학 후 언제부턴가 나는 커피를 끊기로 결심했다. 아마 카페인에 대한 우려와 커피 한잔이면 아프리카 어린이들 몇십명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등의 캠페인으로 의한 커피는 사치다, 라는 아이디어 때문이었던 듯. 그렇게 3년 넘게 커피를 마시지 않다가, 커피 중독인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커피를 다시 마시게 되고, 커피머신이 바로 옆자리에 있는 회사에 취직해 일하다 보니 다시 one-cup-a-day로 전환. 그렇지만 여전히 커피를 맛으로 먹기보단 잠깨려고 마시기 일쑤.


어느 주말, 친구가 나를 홍대에 있는 한 커피집으로 끌고 갔다. 커피와 사람들이라는 커피전문점. 무뚝뚝하게 생긴 아저씨분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분주하게 커피를 내리고 계셨고, 말로만 듣던 사이폰 등 다양한 기구가 즐비했다. 메뉴에는 원산지별로 표기된 커피종류들이 빼곡했고, 난 친구가 골라주는대로 한잔을 시켰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내 앞에 심플한 블랙커피 한잔이 놓여졌고, 난 별 생각없이 커피잔을 입에다 갖다대었다. 

어라, 이 좋은 향기. 한모금을 얼른 넘겼다. 대형커피점에서 으레 아메리카노에 입을 데이기 일쑤여서 아차 하는 순간, 너무나 기분좋은 따끈한 온도의 커피가 상쾌하게 입안으로 퍼졌다. 저절로 씩 미소가 지어지는 이 만족감. 마지막 한모금까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커피를 마셨다. 

그 후 나는 "좋은" 커피, 즉 커피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 다룬 커피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결국 여러곳을 돌아다니다가 핸드드립 기물까지 사는 만행(?)을 저지름.


사고 나서 계속 물따르기 연습만 하다가 어제 드디어 단골집인 가배두림의 사장님과 바리스타님의 날카로운 시선아래 실제 원두를 놓고 처음 물을 내려봤다. 그런데 완전 긴장했는지 가늘게 물줄기를 정가운데에 내려야 하는데 1cm 넘는 굵은 물줄기 콸콸. 직접 물이 닿아서는 안되는 필터에 막 부어주고. 주전자를 돌릴 때마다 물줄기는 삐뚤빼뚤, 확확 튀어나갈때마다 "어이쿠!" "어이쿠!" 하고 추임새 넣어주시는 사장님과 바리스타님. 

땀났다.

사장님이 내려주신 은근한 신맛과 군고구마향은 찾기 힘들고 쓴맛과 레몬처럼 시디신 시큼함이 느껴졌다. 집에 가서 원두값 아깝지 않을때까지 연습하라는 숙제. 마침 원하는 원두가 떨어져 로스팅 과정을 구경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

우선 생두 구경하기. 살짝의 비릿함.

원두 중에는 결점두라 하여 구멍이 나거나, 깨지거나 등등의 골라내줘야 하는 녀석들이 있다. 손으로 하나하나 봐가며 우선 이런 아이들을 찾는 작업을 해준다.

오른쪽 하단에 보면 찌그러진 녀석이 보이시나? 

예쁜 아이들을 골라 로스팅 준비 완료! 참고로 아래 저 빤듯하니 예쁜 원두는 브라질 산토스. 위에 나온 원두는 탄자니아 킬라만자로. 모양, 색, 크기 등에 다 차이가 조금씩, 혹은 눈에 확 띌 정도로 있다.

예열된 로스터에 원두를 쏟아붓는다. 작은 창으로 색이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간에 몇 알씩 빼보아 정확한 색과 향기 확인.

자, 이제 푸릇푸릇한 원두가 깊은 갈색으로 변하는 과정 잠시 감상.

로스팅이 다 되었으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입구를 열어 와르르 투하!

로스터 옆에 달린 유리병에는 생두에 붙어있던 은피라는 얇은 막들이 벗겨져 가득하다. 왼쪽은 로스팅 시작하기 전 비어있는 유리병. 원두들이 로스팅이 되며 열이 가해져 팽창할때 이 은피들이 벗겨진다. 한마디로 원두가 허물벗는 작업이랄까 -.-?


너무나 예쁘게 볶아진 원두.

로스팅 날짜를 표기한 병에 소복히 담겨진다.

연습용 원두를 갈아주시는 사장님. 원두값 해야할텐데 흑흑.

집에 와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연습해보기로 했다. 물을 끓이고, 필터를 접고, 서버와 컵을 데워놓고. 사온 원두를 필터에 정확히 20g을 담아주었다. 심호흡을 하고 물을 따르기 시작했는데, 아까 한 연습때문인지 좀 더 안정적으로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흥분하면 또 막나갈까봐 애써 진정하며 추출완료. 

맛은 아까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쓰거나 시거나 튀는 맛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더 균형이 맞으며 부드러운 느낌. 그러나 초반에 필터에 물이 조금 직접 닿았더니 살짝 싱거운. 속상했지만 역시 요리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내공을 그대로 보여주는, 운이나 잔꾀가 통하지 않는 정직함에 안도했다. 그래야 정진해서 열심히 하고 그만큼 더 보람을 느낄테니 말이다! :)


그나저나 내가 핸드드립에 빠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필터에 담긴 저 반짝거리는 젖은 커피가루. 물을 소복히 부어 거품이 일어나다 부드럽게 사그라지며 물이 빠질 때 마치 바닷가에 있는 착각이 든다. 모래사장에 맨발로 서 있으면 파도가 들어왔다 거품이 일며 부드럽게 물이 빠지며 모래가 반짝거리는 풍경, 딱 그 느낌.  저렇게 검은 모래도 어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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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을 하면서 한두번 언급했던 글이 하나 있는데, 저번 바나나에 관해 쓰다가 나의 부족한 글솜씨로는 못 미더워 이 참에 이찬웅님이 한겨레 21에 게재하신 칼럼 <칡과 커피>라는 글의 전문을 공유해 드린다.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읽어왔던 글들 중 법륜스님의 주례사와 함께 제일 아끼는 또 하나의 글인데, 처음 읽고 난 후 내 삶의 방향을 깨닫게 된, 매우 소중한 글이다. 

그럼, ENJOY!

칡과 커피

이찬웅 프랑스 리옹고등사범학교 철학박사과정
(한겨레 21 2009년 8월 3일자, page 96)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입학했던 초등학교는 산속 작은 학교였다. 조그마한 학생들이 걸어서 등교했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기도 했고, 산속에 나 있는 작은 길들을 헤치고 오기도 했다. 엄청나게 먼 길을 걸어서 오는 친구도 있었다. 소풍날 오전 내내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저기가 우리 동네라고 누군가 말해 깜짝 놀랐다.

감성은 지성과 대립하지 않는다

한번은 친구들한테서 학교 뒷산에 가는데 따라오라는 ‘초대’를 받았다. 예닐곱 명쯤 익숙한 자세로 나뭇잎을 살피면서 산속으로 올랐다. 그러다가 멈춰서서, 들고 온 곡괭이로 뭔가 캐내기 시작했다. 땅속에도 씹을 만한 게 자란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칡이었다. 어떤 칡은 그냥 버렸다. 칡에도 종류가 있는데, 씹으면 정말 밥맛이 나는 밥칡이 있고, 딱딱하기만 한 나무칡이 있다는 것이었다. 신기한 것은, 친구들은 겉모양만 보고도 단번에 그것들을 구분해내는 것이었다. 몇 번을 더 따라다니면서, 나도 그걸 구분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것은 쉽게 얻어지는 능력이 아니었다. 그 능력 덕택에 친구들은 나뭇잎에서 땅 밑으로 이어지는 선을 감각하고 있었다.

감각은 우주를 구성하는 많은 선들을 따라가게 하는 능력이다. 그 점에서 감성은 지성과 대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필요로 하며, 서로의 도움을 받아 그 선을 추적하게 한다. 감성이 멈춘 곳에서 지성은 감성을 실어나른다. 예를 들어 선물받은 초콜릿은 그저 달콤할 뿐이지만, 그 맛이 실제로 어떻게 얻어지는지는 ‘초콜릿은 천국의 맛이겠죠’와 같은 기사 덕분에 알게 된다. 초콜릿이 이제 마냥 달콤하지 않다면, 그것은 그것에 연결돼 있는 선들을 타고 새로운 진동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맛의 이름은 이제 ‘달콤하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쯤 될까. 그 맛을 느낀다면 뭔가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협력 안에서 감성이 지성보다 우월한 것은, 그것이 ‘지금 바로 여기’의 경험에 와닿는 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각만으로 그 선을 충분히 추적할 수는 없지만, 감각이 없다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감성에는 취향의 정교화와 다양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그 자체로 좋다기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안에서 좋은 출발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민한 감성을 갖지 않는다면, 20년 전에 읽은 책으로 여전히 세계를 설명하는 지성의 나태함에 빠지기 쉽다. 결국 문제는 감성과 지성 사이의 대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감성과 좋은 지성을 함께 갖는 데 있다.

커피는 브라질·콜롬비아 어느 고장의 것이다. 뛰어난 감성은 그곳에 가닿아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은 상품화 때문이다. 상품화는 이익을 내기 위해 선을 분절한다. 재배와 소비는 직접 연결되지 않고, 농장·하청·착취·수입·유통·광고·판매·할인 등으로 조각난 단계를 거쳐 연결된다. 원두커피를 매장 테이블에 늘어놓고 원주민들의 사진을 원용하면서 조각난 선을 상상적으로 연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니다. 분절된 연쇄의 끝에 대도시가 있고, 도시는 상품의 출력 단자로 포위된다. 그에 맞춰 소비자의 감각은 입력에 반응하는 단말기에 가까워진다. 이런 경우 단말기가 아무리 정교해지고 복잡해지더라도, 그것은 감성의 수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상품화의 조각, 산속의 등굣길

감성은 지성만큼이나 개체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능력이다. 좋은 감성은 입 안에서 커피의 열두 가지 맛을 식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뭇잎을 뒤지며 칡의 종류를 구분했던 친구들의 능력 속에 있다. 산속으로 나 있는 기나긴 등굣길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처럼, 좋은 감성은 지성의 도움을 통해 분절된 세계의 선을 복원해나가는 데 있다. 오늘날 그것은 특별히 어렵다.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며칠 전 고등학교 후배를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게 되었다. 계산을 하고 일어서는데 쿠폰을 나누어 주며 맞은편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한 잔은 무료라는 것이다. 큰 3층짜리 건물에 사람도 많고 해서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계단을 올라가는데 커피향기대신 큰 커피체인점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느낌이...

서울을 점령하고 있는 큰 커피체인점들을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커피에 대한 정성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작동하는 방법과 레시피들만 배운 소위 '바리스타'라는 사람들은 입이 델 정도로 뜨겁고 쓰디쓴 커피를 일회용 컵에 부어댄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역시 펄펄 끓는 상태로 배달. 그리고 난 종이컵에서 느껴지는 그 은근한 신문지 냄새며 왁스도 좀 꺼림칙해서 웬만하면 머그잔에 달라고 하는데, 결국 두시간 있는 동안 반도 못 마셨다. 휴.

그 실망감을 달래기 위해, 오래전부터 나의 아지트인 강남역 레이나(LEINA)를 간만에 찾았다. 레이나는 맛집과 음식문화의 불모지인 강남역에서 유일하게(내가 알기로는) 드립과 사이폰 커피를 맛볼수 있는 소중한 곳. 

역시 온도계가 꽃혀있는 주전자들. 그 뒤로 분주한 바리스타 언니.

나는 파나마 산, 친구는 멕시코 산 커피를 시켰다. 각각 드립과 사이폰으로. 바로 드립 들어가시는 곽 바리스타님. 나중에 알고보니 관련 대회에서 상도 타신 분.


마지막에 여과지가 갈색으로 물들며 커피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저 순간, 너무 아름답다.

한김 꺼지며 슈욱 가라앉는 고운 거품.

짜잔. 이 곳은 잔들도 다 너무 예쁘다. 커피 마시는데 종이컵과 이런 컵의 차이는 분명히 느껴진다.

과일 맛이 감돌고 약간의 산도가 느껴지는, 긴 여운이 남는 훌륭한 커피 한 잔. 며칠 전 느꼈던 실망감을 한 번에 내려주는 따뜻한 한모금.

친구 커피는 사이폰으로 축출. 샌프란도 그랬지만 사이폰은 대부분 일제품.

서빙을 기다리는 커피.

수다를 떨며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바리스타 분이 콜럼비아 커피를 샘플로 한 잔 내려주시는 것이 아닌가. 세가지를 비교해 보면서 마시는데 요것은 약간 더 보리차 같은 구수함이 느껴졌다. 

거기다가 나중에 조인한 친구는 예카치프를 시켰는데, 사이폰과 드립 중에 고민하다 사이폰으로 주문하니 나중에 드립으로 내린 버전을 샘플로. 그렇게 계속 조금씩 얻어먹다 보니 내 앞에 수북한 잔들.

정성을 들여 내린 커피는 식어도 맛있다. 오히려 더 달달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점차 변화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는 굉장히 많은 연습과 지식이 필요하며 관련된 역사와 문화도 엄청나게 방대한데, 커피 원두를 돈으로 보며 막 태우고 막 갈고 막 내리는 커피샵들을 보고 있으면 난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그런 곳들에게 공정무역까지 기대하는 것은 정말 영 무리인 것일까? 저 멀리 남미나 아프리카 대륙에서 땀흘리며 고생한 농부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커피 한잔을 내리는 비법은 그 원두를 정성과 관심으로 소중하게 다루고 최선을 다해 내리는 것이라 생각된다.

여튼, 레이나에서 깜짝 테이스팅을 하게 되어 매우 즐거운 저녁이 되었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은 바에 앉는 것을 추천드린다. 바나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바리스타나 바텐더, 주인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고 딸려오는 서비스까지, 완전히 다른 경험을 맛 볼 수 있다.

레이나는 강남역 시티극장 바로 뒷 골목(7번 출구 뒷골목) 2층에 자리잡고 있다. 예전에 맛보았던 와플도 맛있었던 기억. 아주 옛날의 소박함은 이제 덜하지만 여전히 커피를 사랑하고 아끼는 실력파 바리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니 강남역에서 좀 특별한 공간을 원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들려보시길. 물론 원두도 판매.
 
ps. 마지막엔 미니 핫초코 한 잔 타주시는 센스까지!

pps. 커피 숙취는 술 숙취보다 더 무서운 것 같다. -ㅅ-.

출장오기 한참 전부터 들떠있던 점은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먹을 것들을 맘껏 먹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대충 정신차리고 시차적응 한후 주말 내내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이것저것 먹어보고 쿠킹스토어 잔뜩 구경하고 정말 설레는 반나절이었음. 돈도 생각보다 많이 썼다. 그렇지만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구매대행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지실걸 음하하...

우선 아침 산책나갔다가 샀던 탱글탱글 신선한 블루베리 한 박스. 

생 블루베리를 한국에서 구하긴 너무 힘들다. 미국서도 자그마한 한 박스에 오천원씩 하는지라 자주는 못 쓰지만 파운드케익이나 머핀 등에 가끔 큰맘먹고 넣으면 상큼하니 톡톡 터지는 것이 최고인데, 한국은 냉동 아니면 건조밖에 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도 생과를 재배하는 농가가 생기고 있다고는 하는데 꽤 비싸지 않을까. 여튼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매일 먹어주겠으!

그 다음 여기서도 유명한 Blue Bottle Coffee에서 라떼 한 잔. 

홍대 커피와 사람들에서 드립커피를 마시고 올레를 외쳐본 적은 있으나 태어나서 라떼를 마시고 이렇게 감동한 적은 처음. 느무나 부드러운 우유거품에 커피의 깊은 향과 맛이 잘 녹아들어있었고, 맛있는 음식들이 그렇듯이 단순히 우유 + 커피 맛이 아니라 고소함부터 은근한 단맛까지 이어지는 3-4초간의 복합적이고 깊은 맛의 향연. 간간히 스타벅스도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이지만 이런 커피정신이 살아있는 로컬 커피샵들이 성업하고 인기가 좋은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참, 우유도 유기농을 쓰고 커피도 공정무역이지만 가격은 사천원도 안한다는 것. 

같이 먹은 시나몬롤도 역시나 오렌지와 사과향까지 배어든 신신한 감동.


그리고 아이언맨2 관람해주고 다운타운 쇼핑 잠깐 시작하려는 찰나, Crate & Barrell 발견해버림. 오노.
<출처 : http://www.crateandbarrel.com>

Crate & Barrell은 미국 전역에 백여개의 브랜치를 두고 있는 생활용품 가게이다. 물론 내가 관심있어하는 키친용품코너로 바로 샤샤샥.  눈돌아가기 시작함.

세트로 마련해 주고 싶은 Wusthof 칼들.

오마이갓. 인터넷에서만 보면서 애태우던 키친에이드 믹서기들이 빤짝빤짝. 제일 오른쪽 빨강이는 한정품 모델로 믹싱보울이 유리다 으헝헝. 지르고 싶으나 도저히 가져갈 수가 없기에...........

이렇게 다양한 부엌용품들이 넘쳐난다. 아래는 사과 등을 한번에 깨끗이 잘라주는 도구들.

한국에서는 줄리&줄리아 영화로 더 잘 알려지게 된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과 거품기 등. 세라믹 파이팬도 너무 이쁘고.

계량스푼 종류도 몇십가지다. 막대사탕모양 쿠키커터 너무 이뻐서 들었다 놨다 백만번.

크렘블레 만들때 필요한 토치. 거기다 너무 깔끔하고 이쁜 레메킨들까지.

뜨거운 냄비손잡이 잡을 때 좋은 실리콘 손잡이. 정말 손에 너무 편하게 잘 맞는다.

무지개색 믹싱보울 세트.

나가는 길에 본 무지막지하게 예쁜 접시들. 세일하는데 몇개 사갈까 완전 고민중.

애써 맘을 달래며 가게를 나서니 얼마 못가서 Williams & Sonoma 발견. 
<출처 : http://sfist.com>

4층까지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부엌용품 백화점.

이 번쩍거리는 냄비들과 팬들..........

컬러풀함과 아름다움의 극치 Le Creuset. 진짜 다 업어가버리고 싶었음.

요런 노르딕 미니 케익팬도 보이고.

하트나 꽃모양의 계란후라이를 만들수 있는 틀. 살까살까말까살까말까?!

이건 부엌용품 최고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 중 하나인 OXO에서 나온 락앤락 같은 밀폐용기다. 근데 손으로 열 필요가 없이, 가운데 저 버튼만 살짝 누르면 밀폐가 풀리며 저렇게 올라와 잡고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닫을때는 그냥 얹어놓고 다시 버튼 누르면 밀폐가 되며 닫힌다. 열고 닫을 때 딱 한손으로만 가볍게. 정말 최고다.

그 후 책방에 가서 천권은 되어 보이는 온갖 요리, 베이킹, 음식, 와인 등에 대한 책을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 눈빛으로 바라봐주며 한참 보다가 결국 한 권 샀다.

저녁은 새로 생긴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핸드메이드 파스타로. 내껀 손으로 직접 뽑은 약간 두툼한 면에 양고기를 오래 푹 익혀 잘게 찢은 후 바삭한 빵가루를 뿌린 것. 

이런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 골아떯어짐. 그러나 역시 시차때문에 새벽 다섯시에 눈을 떠버렸다는...

앞으로 종종 샌프란 업데이트 올리도록 하겠다. 혹시 추천하시는 곳 있음 바로 댓글 달아주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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