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지난 포스팅에서 성형까지 마쳤으니 이제는 빵빵하게 부풀려 굽는 일만 남았다. 여기서 부풀리는 작업이 바로 2차발효인데, 1차발효와 목적과 방법은 동일하다. 복습하자면, 발효란 이스트가 가스 생성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 성형된 반죽을 뽀송뽀송하게 부풀리는 작업이다. 역시 순서는 1차발효와 마찬가지로 적합한 온도와 습도 세팅 >> 발효상태 확인하기가 전부. 

요 녀석을......



...요렇게 부풀리는 것이 2차발효.


그나저나 사진들이 소싯적 저질제빵기술 시절때라 울퉁불퉁한 표면이 부끄럽...

하지만 1차발효에 비해 2차발효는 좀 더 까다롭다. 절차에는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럴까? 2차발효의 성공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째, 한번에 둥글려 습한곳에 쳐박아두면 되는 1차발효와 달리 성형된 반죽들의 모양을 보존하며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2차발효를 시작할 때 쯤이면 오븐 예열도 시작해야 되서 오븐 두개씩인 럭셔리 주방이 아닌 이상 오븐에서 발효시킬수는 없고, 큼직한 팬들은 전자렌지에 들어가긴 택도 없다. 

둘째, 위에 언급한대로 형태보존이 어렵다. 이때 채워넣는 공기가 빵 형태를 만드는 마지막 찬스이기 때문에 한번 꺼지면 되돌릴 수 없으며, 또한 비닐이나 면보를 너무 반죽과 가깝게 덮어놓으면 반죽이 눌려 제대로 부풀기가 어렵다. 

셋째, 부피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스트양이 적어 부푸는 속도가 조금 더디다. 때문에 시간으로만 보다가 이정도면 되었겠지, 하고 구워내면 막상 발효가 덜 된 경우가 생김.

그럼 이 고난들을 -ㅅ- 이겨내고 2차발효를 집에서 성공적으로 하는 방법은?

오븐인 두 개이신 분들은 뭐 아주 간편하시겠고. 오븐 하나로 근근히 생활하는(오늘 완전 비굴모드) 나로써는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는데 다음 세팅이 제일 성공적이었다. 

우선 넓은 냄비나 케이크팬에 따끈한 물을 붓고 성형한 반죽을 올린 후 아주 얇은 비닐을 가볍게 덮거나, 습도가 좀 낮아 반죽이 마를 것 같으면 반죽이 닿지 않도록 종이컵들을 중간에 놓아 젖은 면보로 텐트를 쳐준다. 아 말로 하니 왠지 복잡하다. 그림으로...


오늘은 윈도우 그림판으로 그린 초허접버전 꺄아~

요새 같이 무더운 한여름에는 그냥 실온에서 2차발효 시켜도 매우 잘 되어서 좋긴 한데 오븐을 돌리는 일은 완전 고역이다. 참 아이러니한 세상 같으니라구.

이렇게 발효를 정성들여 하기 시작했는데, 마구 만져볼 수 있는 1차 발효와 달리 2차 발효는 전혀 손을 댈수 없기에 알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럼 2차 발효가 다 되었는지 제대로 알아보는 두가지 방법은?

첫째, 완성된 빵의 부피의 80% 정도 되었을 때 오븐에 넣어야 한다. 이스트는 섭씨 60도에서 죽는데, 오븐에 들어가면 서서히 온도가 오르면서 이스트가 활발해지다가 60도 가까이 되었을 때 마지막 발악을 하며 마구 가스 방출후 장렬히 전사한다. 때문에 반죽을 완성품 정도의 크기로 부풀려 오븐에 넣으면 완전 뚱뚱해진 빵을 얻게 된다. 식빵의 경우는 보통 팬높이 위로 1cm 정도 올라왔을 때가 적당하다. 

오동통통.

둘째, 팬을 살살 흔들어 봤을 때 반죽이 찰랑찰랑 흔들린다면 발효가 다 된 것이다. 물침대 수준으로는 아니지만, 흔들어 봤을때 반죽이 완전히 빳빳하게 있다면 공기가 덜 들어간 상태라 구웠을 때 뽀송하지 않게 된다.

이제 2차발효까지 마스터했으니 거의 다 달려왔다. 자, 그럼 발효빵 시리즈의 마지막인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발효시킨 반죽을 잘 구워내는 팁들에 대해 고고씽! 

복습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참조.
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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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포스팅 시작하기 전 잠깐 : 필자가 앞으로 한달간 샌프란시스코 출장이라 포스팅에 제한이 있을 예정. 글이야 계속해서 꾸준히 올리나 사진 에디팅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아이폰사진이나 퍼오는 사진으로 대체해야 할 듯 하니 사진퀄리티가 널뛰더라도 양해부탁드린다 :)

자 그럼, 성공적인 발효를 위한 발효빵 성공하기 시리즈 제2탄 고고!

<출처 : http://pinchmysalt.com>

지난 포스팅에서는 빵의 살결을 책임지는 반죽을 제대로 하는 법에 대해 살펴봤다. 그럼 이렇게 열심히 정성을 들여 치댄 반죽을(반죽기 돌리신 분들은 전기값 들어갔고) 잘 발효시켜보자. 

우선 발효란 무엇인가? 발효란, 반죽의 이스트가 가스를 생성하게 해 반죽에 공기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반죽이 충분히 부풀지 않으면 그만큼 밀도가 높아지고 덜 뽀송하다.

발효작업은 개요에서 살펴봤듯이 대개 두 번에 걸쳐 들어간다.(필요에 따라 예외도 있다.) 이를 1차발효, 2차발효로 나눠부르는데, 두 번에 걸쳐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반죽을 좀 더 숙성시켜 더 부드럽고 유연한 빵결 만들기. 바로 성형하면 반죽이 상대적으로 뻣뻣해서 힘들고, 이미 한 번 공기가 들어갔다가 일부 빠진 유연한 상태에서 작업하는 것이 더 수월하며 나중에 더 뽀송하다. 달리기 할때 근육을 바로 쓰는 것보다는 스트레칭이나 워밍업등을 한 후 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 둘째, "두번째 우려낸 녹차" 같은 상품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1차발효에 풍풍 생성된 "첫" 가스로 빵을 부풀려 바로 굽는 것보다는 좀 더 이스트를 울궈먹어(?) 깊은 가스맛을 우려내는 것이다.

그럼 발효를 잘하려면 제일 중요한 스킬은 무엇인가? 반죽 치대기와 달리, 발효는 힘 들어갈 일이 없다. 다만 발효가 잘 되려면 이스트가 가스생성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온도와 습도가 제일 중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서.

그럼 (사실 차례라 할것도 없는) 1차발효의 기본 차례를 살펴보자.


반죽 둥글려 세팅 → 적합한 온도&습도 제공  발효상태 확인


뭐 요 정도?

반죽 둥글려 세팅                                                                        

1) 우선 다된 반죽을 대충 뭉뚱그려 둥그렇게 넣지 말고 반죽을 밑에서 받치듯이 두손으로 잡고 중앙에서 바깥으로 잡아당기며 둥글리면서 결을 정리해준다.
2) 그 다음 기름칠을 하라고 많이들 하는데, 사실 안해도 그만. 그냥 믹싱보울 바닥에 슬쩍 밀가루 뿌리고 반죽담아도 지장없다. 
3) 랩을 씌워 구멍을 숭숭 뚫어준다. 

적합한 온도&습도 제공                                                            

온도 너무 온도가 낮으면 이스트가 활동을 못하고, 너무 높으면 과발효 되거나 빠른 가스생성으로 인해 빵의 맛이 덜해진다. 적당한 1차 발효 온도는 섭씨 30-35도. 한여름에 냉방되지 않은 실내라면 사실 실온도 적당하다.

습도 홈페이킹의 취약점은 충분한 습기를 제공해 주는 발효실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너무 눅눅해도 반죽이 무거워지고 질어져 발효가 제대로 안되나 말라도 풍성한 발효가 어렵다. 

그럼 집에서 온도와 습도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1) 오븐

오븐을 살짝 데워 온도를 올리고 물 한컵을 같이 넣거나 물뿌리개로 분사해 수분을 보충한다. 발효기능이 있는 오븐은 알아서 맞춰서 사용하시면 되고, 발효기능 없는 오븐은 잠깐 오븐을 덥혔다 끄고 반죽을 넣어준다. 주의 절대 오븐 내부가 50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이스트는 60도에서 죽으니 50도 이상이 되면 위험하다. 발효기능이 따로없는 경우 절대 오븐을 켜놓지 않고, 껐다 하더라도 불안하면 오븐 문을 살짝 열고 발효시킨다. 

2) 전자렌지

발효하는 그릇이 너무 크지 않을 경우 물 한두컵을 전자렌지에 넣고 2-3분간 강으로 돌리면 수증기도 차고 내부온도도 올라간다. 바로 반죽그릇을 넣고 재빨리 닫고 발효시킨다.

3) 밑에 냄비, 위에 면보

오븐은 불안하고, 전자렌지가 너무 좁으면 제일 원시적으로! 반죽그릇 밑에 뜨뜻한 물이 든 냄비나 용기를 받치고 위에는 젖은 면보로 덮어주어 온도와 습도 보충주의 물과 그릇바닥이 너무 가까워 이스트가 죽거나 반죽이 익어버리는 경우가 없게 한다. 

그밖에 전기장판, 아이스박스 등 방법은 다양하나 위 세가지가 집에서 하기 제일 수월하고 용이한 듯. 

발효상태 확인                                                                              

예를 들어 레시피에 1차발효 30분, 이런 식으로 나와 있다면 반드시 시간이 아닌 반죽의 상태로 확인한다. 그날의 온도, 습도, 반죽의 상태에 따라 20분이 걸릴수도 있고 한시간이 걸릴수도 있으니 정확히 체크하는 법을 알아보자.

1) 부피가 두배로 늘었다

간단하다. 반죽의 부피를 눈으로 확인. 그러나 처음에는 1.5배인지, 2배인지 감이 잘 안오니 지름이 바닥부터 일정한 용기를 쓰거나 부피표시가 되어 있는 용기가 있으면 편하다. 반죽을 보고 "오호...좀 부풀었는데?" 하면 1.5배. "흐어어억 빵빵하다"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이 2배삘. 아래 사진 참고.
<발효전과 발효후>

2) 손가락으로 찌르면 그대로 있는다

요것도 간단하다. 손가락에 밀가루 좀 묻히고 가운데쪽을 푸욱- 찔러본다. 반죽 구멍이 다시 올라오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다 된 것. 스으윽- 다시 올라오면 좀 더 놓아둔다.

3) 바닥에 거미줄이 깔렸다

이건 발효 전 기름칠 하면 좀 확인이 어려운데, 반죽 밑바닥을 들어봤을 때 아래 사진같은 거미줄이 주욱 늘어나며 보인다면 발효 완료. 그나저나 요것들이 바로 나중의 닭살빵결들의 주인공 으흐흐흐~

<출처 : http://blog.naver.com/chi00>

4) 반죽을 찝으면 기포가 느껴진다

반죽양이 너무 적으면 어려울 수도 있는데, 검지와 엄지로 반죽 표면을 살짝 찝어본다. 소포 안에 든 버블랩 터지는 느낌이 톡톡 뽀드득 나면 발효가 다 된 것이다. 


이 중 한두가지만 확인하면 되지만 처음에는 네가지 다 확인해보는 것이 감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니 재미삼아 해 보시길 :)

반죽을 만지다보면 발효가 잘된 반죽이 얼마나 보드랍고 황홀한 느낌인지 알게되실거다. 2차발효 시키고 나서는 반죽에 손을 댈 수 없으니 1차발효 후에만 유일하게 그 느낌을 즐길 수 있는데 난 항상 너무 느낌.......쿨럭

도움이 되셨음 추춴 한봥!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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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내심 백만컵과 노력 백만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불가능은 없다는 걸 기억하며 동기부여용으로 돌덩이빵으로 시작해 제빵기능사 자격증까지 따게 된 필자의 일화를 잠시 감상하자. 지루하신 분은 바로 스킵해주시면 되겠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가 케익과 파이 등을 구우실 때마다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봤던 나는 재료비를 충당할 재정적 능력이 생기면서 부엌을 밀가루 천지로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해 보이는 쿠키류부터 머핀, 스펀지 케익 등등. 레시피를 하나하나 시도해 볼 때마다 모양과 맛이 그런대로 괜찮게 나왔고, 베이킹 좀 한다, 라는 자만심이 약간씩 붙어갈 때쯤, 나를 좌절시킨 것이란 발로 발효빵.

파운드 케익이나 초콜렛칩 쿠키는 너무 쉬워서 재미없다, 라며 일부러 복잡한 레시피를 고르던 철없는 대학생이었던 난, 발효빵도 일부러 뭔가 더 있어보이는 베이글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지금 생각하면 참...) 열심히 레시피대로 치대고 둥글리고 구멍뚫고...그런데 하면서 잘 되고 있다, 라는 감이 통 오질 않는 것이다. 발효를 한시간 했는데 부풀지도 않고, 말랑한 느낌도 없고. 불안했지만 무식한 자신감으로 결국 오븐까지 골인. 오븐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버텨봤지만 허연 반죽덩이들은 베이글보다는 말라빠진 프렛즐에 더 가까운 모양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오븐에서 나온 녀석들은 밀가루 돌덩이라는 표현이 딱 적합했다. 얼굴을 붉히며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투하. 

그뒤로 대여섯번을 더 시도했지만 뽀송뽀송한 빵은 절대 나와주지 않았다. 돌덩이 같은 빵 두세번 굽고나니 이제는 약간 부풀어 오르긴 했는데 여전히 뻑뻑. 블로그들에 올라온 닭살같이 쭉쭉 찢어지는 빵결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다. 열심히 손으로 반죽을 치대느라 팔만 굵어질 뿐. 그 후 나는 아예 발효빵 자체를 포기하기로 생각했다. 

그러다 몇 년이 지난 작년 여름, 불현듯 다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는 모르겠고 그냥 막연히. 열씸히 반죽을 치대고 공을 들여 발효를 시키고...오호라, 감이 괜찮았다. 오븐에 넣고 몇 년전과 마찬가지로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어, 그런데 조금 지나니 뭔가 부풀어오르면서 빵빵해진다. 오호, 색깔도 노르스름 나름 빵스럽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여분이 지난 후 두근두근 설레임을 안고 조심스럽게 꺼내 급한 마음에 얼른 빵을 썰어보았다. 오오, 빵스럽지 아니한가. 치아바타를 구웠는데 구멍 숭숭에 뽀송뽀송. 물론 간도 좀 안맞고 질긴 껍질에 빵결도 거칠었지만 나에게는 감동의 날이었다. 

<감격스런 첫 성공>

그 후 엄청난 탄력을 받은 나는 식빵에 베이글에 닥치는대로 시도하기 시작헀고, 곧 나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오븐질>

그러나 계속되는 동생의 정직한 피드백. "그냥 먹을만 해." 

먹을만 해...먹을만 해...먹을만 해...먹을만 해...

내친김에 제대로 배워보자 생각을 하고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한 늦여름, 집근처 제빵학원에 등록했다. 그것도 무려 자격증반. 토요일마다 대여섯시간씩 온갖 빵들을 구워보면서 혼자 인터넷 뒤져가며 할때는 상상도 못했던 소중한 노하우들과 팁들을 배우게 되었고, 결국 올해 2월, 감격스런 제빵기능사 자격증 시험에까지 합격했다. 이제 빵을 구워 먹이면 동생은 "아 또 먹으래!" 하면서도 "오 맛있네~"를 연발해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결국 결론은 하면 된다, 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매뉴얼을 시작해보자. (백만년 걸려주시고)

버터와 설탕을 섞다가, 흰자 거품을 냈다가, 재료와 방법이 휙휙 바뀌는 머핀, 케익 등의 제과와 달리 제빵은 어떤 레시피던 대부분의 기본 절차가 똑같다. 그 절차는 크게 다음과 같다.

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그러나 많은 분들이 반죽과 특히 발효를 어려워하시며, 두세번의 실패 후에는 예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예 포기를 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 빵 반죽이라는 녀석은 민감해 조금이라도 뭔가 부족하면 원하는 퀄리티가 나와주지 않는다. 그러나 각 단계를 마스터해 한 번 성공하고 나면 제과보다 훨씬 덜 복잡하고 재료도 간단하며,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시리즈로 진행할 이 매뉴얼은 각각의 단계를 좀 더 심도있게 다룰 예정이다. 본인이 조금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해당 파트를 골라 정독해주시면 되겠다. 우선 오늘 intro에서는 전체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자.

반죽 

밀가루, 이스트, 달걀 등 빵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잘 섞어주는 단계이다. 반죽의 주 목적은 이스트가 생성하는 가스가 고루고루 반죽을 팽창시킬 수 있도록 말랑하고 탄탄한 조직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마치 불기 쉽고 튼튼한 풍선을 만드는 것처럼. 아무리 풍선을 열심히 불어도 바람이 샌다던가, 너무 질기다면 잘 부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더 자세히 보기


1차발효 

반죽내의 이스트가 가스생성을 하도록 습하고 따뜻한 환경에 내버려두는 단계이다. 1차발효의 주 목적은 반죽에 공기를 불어넣어 전체적으로 부피감을 늘려주고 조직을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주는 단계이다. 풍선을 본격적으로 불기전에 바람을 한 번 불어넣어줘서 워밍업 한다 생각하자. 더 자세히 보기


휴지&성형

휴지는 말 그대로 반죽을 잠시 쉬게 두는 단계이다. 치대고 부풀었다 줄었다 한 반죽은 바로 성형에 들어가면 오그라들어 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휴지 후에는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을 한다. 성형 후에 그 모양대로 가스를 더 불어넣을 것이기 때문에 완성품의 부피와 모양보다 좀 더 납작하고 얇게 작업이 들어간다. 왼쪽 일러스트레이션은 식빵 성형 예시이다. 더 자세히 보기

2차발효

1차발효와 마찬가지로 반죽내의 이스트가 가스새성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단계이다. 2차발효의 주 목적은 성형한 반죽안에 마지막으로 가스를 불어넣어 최종 부피와 모양을 잡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븐에 넣은 후 열이 오르면서 이스트들이 마지막 발악을 할 때 순간 가스를 확 방출하기 때문에 최종 부피의 80% 정도로 잡는다. 더 자세히 보기


굽기

말 그대로 가열된 오븐에 부풀린 반죽을 넣어 굽는 단계이다. 정성을 들여 치대고 부풀린 반죽을 열을 가해 굳혀주고 먹음직스런 갈색을 내는 것이다. 위에 얘기한대로 이스트들이 죽기 전까지 가스를 생성하므로 최종 반죽보다 좀 더 커져서 구워진다. 풍선으로 말하자면 80% 정도 불어둔 것을 열을 가해 공기를 팽창시키고 마지막으로 꽉 묶어줘서 공기가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보기


이제 차차 각 단계에 대해 좀 더 자세한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각 파트의 "더 자세히 보기" 링크를 클릭. 궁금한 점이나 수정/추가해야 할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시고, 다같이 닭살빵결을 위해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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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을 좀 더 이해하고 잘 다루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얼마 전 올린 머릿말 포스팅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오늘은 실제 팁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다 읽기 귀찮음 소제목밑줄부분만 읽으시고.



1. 내 오븐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두자

나같이 나중에 집을 사면 80%는 부엌에 투자하자, 라는 신념으로 오븐을 두 달동안 고르고 고르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본인의 오븐에 그렇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을 것이다. 사실 매뉴얼을 특별히 읽지 않아도 쓰기에는 엄청 간단하지 않은가? 온도 맞추고, 열고, 넣고, 닫고...땡. 그렇지만 모든 오븐이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는다. 옷을 살 때 항상 내가 미디엄 사이즈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는 라지가 맞다가 어떤 가게에서는 스몰이 맞는 것처럼(괜히 기분 좋음) 같은 오븐이라도 오븐에 따라 열이 가해지는 방법이나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레시피에서 20분 예열하라 했는데, 내 오븐은 좀 큰 편이라 30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 한국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븐의 종류는 미니오븐(오븐토스터기), 가스오븐, 그리고 전기오븐이다. 미니오븐은 작아 휴대성은 좋으나 내부 공간이 적어 윗면이 금세 색이 나는 경향이 있으며, 조금만 열어도 열기를 쉽게 잃어 온도가 불안정하다는 점이 있다.(베이킹을 정말 제대로 하시고 싶으시면 일반 오븐에 투자하는 걸 권장드린다.) 가스오븐과 전기오븐은 결국 가스를 사용하냐, 전기를 사용하냐의 차이이며 둘 다 큰 차이 없이 훌륭한 베이킹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통상적으로 비교되는 다른 점은 가스 오븐이 약간 더 공기 순환이 덜 되고, 온도 유지가 살짝 더 불안정하며, 좀 더 습도가 높다. 그에 비해 전기 오븐은 좀 더 고르게 열 전달이 되며, 온도가 좀 더 안정적이고, 바싹한 열을 사용한다. 물론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 오븐을 선호하는 편이다.

결론 : 그대의 오븐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그것이 베이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및 적절한 리액션을 취해주시라. 예를 들어보자. 구울 때 뒷면에 있는 쿠키들은 진한데 앞에 있는 녀석들은 연한가? 열 전달이 좀 골고루 안된다는 얘기다. 중간에 한 번 팬을 돌려줘라. 항상 레시피에 나와 있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고? 예열이 충분히 안되었거나 문짝에 틈새가........내 오븐이 원하는 온도로 예열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숙지해둬라.(자 다음 포인트로 고고)

2.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예열부터 하자 

나도 한동안 예열하는 거 만날 잊었다가 낭패본 경험이 많다. 머핀 반죽이 예열 기다리는 동안 너무 묽어져서 굽고 나니 팍 퍼져있다던지, 발효빵 2차 발효 다 시켜놓고 차가운 오븐 앞에서 좌절했다던지 등등. 예열은 반드시 미리 하자. 케익 종류의 반죽이라면 반죽 시작하기 전에, 발효빵이라면 2차 발효 들어가기 전에 등의 규칙을 만들어놔 잊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예열은 충분히 한다. 충분히가 도대체 언제니 근데? 이래서 오븐 전용 온도계가 꼭 필요한 것이다. 가격도 만원 안팎으로 살 수 있다. 오븐 자체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히 맞는 경우가 잘 없다. 내 오븐 조절계는 실제 온도와 10도에서 15도 가량 차이가 난다. 



그리고 온도가 딱 되지마자 예열 끝이 아니라, 온도에 다다른 후 추가로 몇분더 오븐을 후끈하게 달궈준다. 이래야 반죽이 들어갔을 때 예열 온도가 최대한으로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초반에 온도가 너무 떨어지게 되면 쿠키가 너무 푹 퍼지거나 머핀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등 불상사가 발생한다.

3. 유리팬과 금속팬은 각자 적합한 용도가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팬의 재질에 대해서 전혀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대학생 때 재래 시장에서 파이렉스 유리팬들을 싸게 사고 나서는, 구워졌을 때 투명하게 비치는 게 너무 예뻐서 줄창 그걸로만 베이킹을 했다. 그러나 브라우니나 파이가 이상하게 오래 걸리고, 질감이 뭔가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중에서 파는 베이킹 팬 종류중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 유리, 어두운 금속 재질, 그리고 밝고 반짝이는 금속 재질. 유리는 금속에 비해 열을 전달하는 속도가 느리지만, 한 번 열이 가해지면 좀 더 고르고 안정되게 온도를 유지한다. 때문에 설정된 온도를 맞추려고 오븐은 계속 불이 들어왔다 꺼졌다 하지만, 군데 군데 갑자기 온도가 높아지는 "핫 스팟"이 생길 수 있는 금속에 비해 유리는 더 안정적이다. 그렇지만 초반에 달궈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쿠키나 스콘 등 고온에서 잠깐 굽는 녀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구조가 잡히기 전 반죽이 녹아 퍼져버리기 때문) 유리팬은 저온에서 오래 굽는 케이크나 브라우니류에 적합하다.

반대로 금속은 빠르게 가열이 되므로 쿠키나 스콘 등에 적합하다.  여기서 어둡고 매트한 코팅의 금속은 열을 반사시키는 반짝거리는 밝은 금속에 비해 더 빨리 가열된다. 때문에 쿠키를 어두운 금속팬에서 구우면 다 익기 전 바닥이 타버릴 수 있다. 여기서 유리팬을 다시 언급하자면, 유리팬은 반대로 위가 다 익었는데 밑이 아직 안 익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유리팬 사용의 경우는 15-20도 정도 온도를 낮추고 10분 정도 더 오래 구워주는 방법도 있다. 

몇년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실리콘 재질의 팬들도 시중에 많이 판매하고 있다. 다 구워진 녀석들을 빼내거나 설겆이 하기가 편해 인기인데, 실리콘 재질도 열 전도나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너무 장난감 같은 느낌이고 손에 익지 않은 재질이라 잘 쓰지는 않는다.

4. 오븐에 넣을 때 팬의 높낮이에도 신경을 쓴다

제일 무난한 위치는 아래서 1/3과 1/2높이 중간이다. 보통 위보다 밑이 익는데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레시피에 보면 가끔 특정 높이를 명시해 주기도 한다. 쿠키 등을 굽느라 한 번의 여러개의 팬을 넣는다면, 중간에 꼭 위치를 한 번 바꿔주길 바란다. 밑에 있는 녀석들은 제대로 색이 나질 않는다.

5. 오븐을 열어야 할 때는 무조건 눈썹이 휘날리게 한다

오븐을 연다는 것은 내부 열기가 빠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온도 유지를 하려면 열고 닫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반죽을 넣을때도, 팬을 돌릴때도, 빨리빨리!

6. 도대체 다 익은건지 만건지...확실한 테스트 방법을 익혀두자 

"먹음직스럽게 고루 갈색으로 익을 때 까지 굽는다." 흔히 보이는 말이다. 근데 이 말이 참 애매하다. 누구는 진한 갈색이 먹음직스러울수도 있고, 누구는 좀 연한 보리차 색이 좋을 수도 있고. 누구는 부드러운 쿠키가 좋을테고, 누구는 바삭한 쿠키가 좋을테고. 때문에 본인의 기준이 장떙이다. 근데 도대체 언제 꺼내야 되냐고.



케익류는 팬을 살짝 흔들어봤을 때 반죽이 출렁대지 않고 색이 일정하게 노릇하게 나게 시작하면 거의 된 것이다. 가장자리가 팬에서 떨어져 올라오기 시작하기도 한다. 여기서 제일 유옹한 테스트 방법은 바로 꼬치 테스트. 이쑤시개로 정 가운데 깊숙히 찔러봤을 때 반죽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오케이. 단 브라우니류를 촉촉하게 먹고 싶으면 약간 축축하게 묻어나올 때 빼야 한다. 쿠키도 마찬가지. 좀 물렁하다 싶을 때 꺼내지 않으면 팬의 열기로 1-2분간 더 구워지기 때문에 너무 바삭해진다.

발효빵은 온도계로 찔러봐 내부 온도를 직접 재는 것이 진리다. 물론 겉이 갈색으로 고루 잘 익고, 밑면을 살짝 두드려봤을 때 둔탁하지 않고 가볍게 통통 소리가 나던지 등의 방법등이 있으나, 겉에서 보기에는 완벽히 익어보여도 중앙은 아직 떡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온도계를 푹 꽂아 95도 전후로 나오면 다 익은 것이다. 



머핀이던 빵이던 이미 색이 진하게 났는데 속이 익지 않았을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다 : 위에 호일을 한 겹 씌우거나, 좀 더 낮은 높이로 옮기거나, 혹은 온도를 20도 정도 낮추고 조금 더 오래 구워준다. 반대로 위가 색이 덜 났을 경우에는 높이를 올려주거나, 팬을 두겹으로 겹쳐주거나, 온도를 조금 올려 단시간 내에 구워주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다시 복습 : 다 될때까지 오븐은 열어보지 않는다. 테스트도 웬간해서는 한 번으로 족하다.

7. 일이 커지기 전에 제 때 제 때 청소해 주자

오븐을 쓰다 보면 끈적한 파이 필링이 넘칠 때도 있고 부스러기가 바닥에 떨어질 때도 많다. 이걸 그대로 두고 계속 오븐을 쓰다 보면 계속 타들어 가면서 지저분해지겠지? 액체 같은 경우는 특히 까맣게 눌어붙어 몇시간을 벅벅 땀흘리며 긁지 않는 이상 닦아내기가 정말 불가능해진다. 

간혹 가다 오븐 중에는 셀프 클리닝 기능이 있는 모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직접 청소해 주어야 한다. 제일 좋은 습관은 닦아내기가 수월할 때인 오븐 사용 직후 약간의 미열이 남아있을 때 청소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수세미로 벅벅 닦아내지 않는 것. 부드러운 면소재의 행주 등으로 한다. 세제 등을 쓸 경우에는 중성 세제로. 오븐 내부 표면이 상하게 되면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묵은때를 제거할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을 고루 뿌려준 후 살짝 오븐을 가열했다가 식으면 닦아낸다. 

바닥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쓰는 분들도 있는데, 이럴 경우 통풍로등이 막히지 않는지 잘 확인해보시길.

추가하거나 수정할 내용이 보이시면 언제든지 덧글 부탁드리는 바이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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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다음 리스트를 훑어보며 내게 해당되는 사항이 몇 개나 되나 확인해보자.


• 원하는 온도로 예열 세팅 해 놓고 그 후 정말 제대로 예열이 되었는지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

• 유리팬이던 철로 된 팬이던 베이킹 자체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믿는다

• 오븐에 반죽을 넣을 때 특별히 어느 높이에 넣어야 할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구울 것들이 많을 경우에는 그냥 파이랑 케익 등 여러가지를 한 번에 오븐에 넣어서 구워버린다

 오븐에 넣은 후에는 팬을 돌려주지 않는다

 언제 될까, 혹시 타지는 않을까, 끊임없이 오븐을 열어보며 확인한다

 대충 먹음직스럽게 익고 다 된 것 같으면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꺼낸다

 오븐을 사고 나서 청소해 본 적이 없다


0-2개 : 이미 대체적으로 오븐을 잘 사용하고 있으나, 혹시 유용한 팁이 있을지 모르니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3-6개 : 머핀 속이 제대로 익지 않은 것, 도구나 재료 탓이 아니다. 다음 글을 읽으시고 오븐과 좀 더 친해져 보자.

7-8개 : 반드시 읽으실 것을 권장한다. 


요리는 열이 없으면 대부분 불가능하다. 아니, 어쩌면 요리 자체가 열에 관한 것일 수도. (갑자기 철학 모드) 좀 더 과학적으로 얘기를 해 보자면, 요리의 대부분 과정은 열에 인한 재료들의 물리적 변화이다. 달걀 흰자가 투명한 액체에서 단단한 흰색으로 굳어진다던지, 고기가 갈색으로 변하며 맛이 변한다던지 하는 것 말이다. 베이킹도 마찬가지. 열심히 반죽 다 해 놓고 그냥 상온에 두면 질척한 반죽이 갑자기 뽀송한 머핀으로 변신하지 않는다. 반드시 열을 가해야만 온갖 화학/물리 작용으로 인해 변신한다. 


여기서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무조건 열을 가한다고 머핀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때 적절한 온도로 적당한 시간동안 열을 가해줘야만 제대로 봉긋하게 완성이 된다. 때문에 베이킹에서 유일한 열의 원천인 오븐을 잘 알고 다루면 그 만큼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맛볼수 있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븐을 다룰 때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런 실수들을 짚어보며 도움이 되실만한 팁들을 다루기로 하겠다. 기대해 주씨고! 자 다음 포스팅이 왔어요 왔어!X2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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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자신의 발 사진으로 유명한 발레리나 강수진의 갈라쇼를 보러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와줬다. 공연 전 엘레강스한 옷차림에 좀 어울리지 않는 백년옥에서 두부비빔밥과 녹두전을 배불리 먹고 나니 공연중 졸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배에 힘을 주고 오랜만에 신어준 구두를 또각거리면서 오페라 극장으로 들어가니 그 안은 이미 수천명의 사람들로 웅성거림이 가득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아까 비빔밥의 고추장 기운이 입안에 맴돌았다. 젠장, 파스타를 먹을걸. 백을 뒤지며 껌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종소리가 들리며 불이 어둑해지더니 순간 공연장 안은 암흑과 정적으로 가득찼다. 그 고요함 속에 부스럭대며 껌 종이따위를 깔 자신은 없어 그대로 껌을 손에 쥔채로 동작정지. 


공연 연출이 어둠을 너무 즐기시는지, 뭔가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오프닝이 터져주려는지, 기다림이 길어지자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터져나오고 사람들이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껌을 재빨리 입에 까서 넣어주고) 그 드라마틱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해이해지는 집중력을 달래며 열심히 앞쪽을 응시하고 있던 찰나, 1층에서 반딧불떼처럼 하나 둘씩 켜지는 핸드폰 조명들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아래로 흘렀다. 순간 무대위에 무언가가 나타났고, 재빨리 고개를 들었으나 내가 기다리던 그 순간은 이미 놓쳐버렸고. 공연 내내 계속되는 핸드폰떼의 조명 테러 탓에 좀처럼 백프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기다리는 급한 연락이 있으며, 뭐가 그렇게 급히 확인해야 하는 문자가 있단 말인가? 그래 없는데 그렇게 습관처럼 때와 장소 못가리고 열어보는 것 아닌가?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그 와중, 살짝 민망해지며 내 자신의 안 좋은 습관 하나가 생각났다. 바로 베이킹 도중 오븐을 계속해서 열어보는 나쁜 습관 말이다. 그래, 오븐에는 중간에 열지 않고 안을 볼 수 있게 작은 등이 하나 달려있긴 하지...그렇지만 작은 오븐 창으로는 오븐에 거의 뺨을 갖다붙혀도 전체가 잘 보이질 않고 답답하기 짝이 없으며, 자동차 유리처럼 어둡게 코팅되어 있어 색이 제대로 났는지 보이지가 않는단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흑흑흑...(아 이게 아니고.) 마치 받지 않는 남친 전화에 부재중 전화 이미 몇 통 찍어놓고, 그래 난 대인배니 한시간 넘게 하지 말아야지, 한 후 십분도 넘기질 못하고 다시 부재중 전화 한 통 찍는 것처럼. 5분전에는 안 받고 10분전에도 안 받았지만 지금 하면 받을테니까. 5분전에는 빵이 아직 허얬지만 지금 다시 열어보면 마술처럼 갈색으로 변해있을 테니까, 라는 이성으로 절대 설명 불가한 조급증 때문에 계속 열어보는 나쁜 습관 말이다.


자꾸 오븐을 열어보는 것이 좋지 않은 습관인 이유는 열고 닫기를 0.0001초내에 달성하지 않는 이상 열어볼때마다 오븐의 온도가 팍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게는 섭씨 2-30도씩 온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촉촉하지 못한 쉬폰이나, 누르끼끼한 빵이나, 반죽 다 잘해놓고 무언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는 실패감을 맛보기 딱 좋은 지름길인 것이다. 


공연 다음날, 브런치로 먹을 베이글 반죽을 하면서 이번에는 절대 중간에 오븐에 손도 안댈거야, 라고 머릿속에 각서를 썼다. 반죽을 오븐에 넣고 손톱을 깨물면서,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강아지랑 놀면서, 게임을 하면서, 동동거리면서 타이머가 울리기만을 기다렸다.(굽는 시간 20분도 안됨) 그러다 땡 치자마자 오븐 앞으로 달려가니 구수한 갈색의 둥그런 녀석들이 꺼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강수진 언니 감사합니다!


ps. 베이글에 트위스트를 좀 주어봤다. 어떤가?

pps. 반대로 우리 강아지(사실 십년된 개님)는 하루종일 눈을 못 떴다. 뭘 했다고 피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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