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김치,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배추김치일 것이다. 그래서 김치를 담근다 하면 으레 절임배추와 커다란 다라이, 몸빼바지, 진득하고 뻘건 양념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배추김치, 특히 포기로 절여 담그는 김치는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다. 배추마다 잎 두께나 밀도도 다르고, 발효되기 전 적절한 간은 짜게만 느껴지고, 배춧잎마다 양념을 얼마나 발라야 하는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쌓이는 '감'이 계량된 레시피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


대부분 김장체험을 한번씩 한 후에 그 스케일과 난이도에 혀를 내두르며 김치는 역시 사 먹는 거, 혹은 엄마에게 받아먹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는 마치 밀가루를 다뤄본 적이 없는 제빵 초보가 식빵이 아닌 베이글부터 몇백개를 한 번에 만들어 보거나, 발로 만들어도 잘 나오는 바나나 브레드 레시피를 두고 생크림 케이크부터 도전했다가 베이킹은 역시 어렵다고 포기하는 것과 같다.



오래 발효해서 먹는 김치일수록, 조직이 두텁고 발효 후 맛 변화가 많은 야채일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짧게 절이거나 절이지 않고 바로 양념에 무치거나, 조직이 연한 야채일수록 난이도는 낮아진다. 그래서 절임, 양념 간, 발효과정을 기준으로 삼아 제일 쉬운 김치부터 어려운 김치까지 난이도를 정리해 보았다. 김장 김치에 겁먹지 말고, 아주 쉬운 김치부터 이것저것 담그다 보면 잘 절여진 정도나 익기 전 김치의 간, 그리고 적합한 발효 상태에 대해 점점 감이 쌓여가며 어느 새 시원한 백김치도 담글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동치미 제발 잘 담그고 싶습니다 엉엉...)

원문 출처는 요레카 블로그입니다. 난이도별 김치 종류와 상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에서 더 접하실 수 있습니다 :)


2010년, 처음 이 블로그를 개설한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동안 레스토랑, 주막, 강단 등 여러곳에서 칼질을 하고 배움을 나누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동안 좋은 일만큼이나 힘든 순간들도 자주 찾아왔는데, '요리'를 놓지 않을 수 있던 것은 바로 이 블로그 덕분이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열정과 꿈으로 가득 차 있던 시기의 기억들을 되돌아 보며 다시 희망을 되찾고, 여러분들과 즐겁게 나누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돌아기며 요리를 시작한 이유를 되새길 수 있었어요.

이전에도 근황글을 올렸었지만, 몇 년이 더 흐른 지금, 저는 드디어 온전히 저만의 것을 하고 있습니다. '요리를 통한 깨달음'이란 뜻의 "요레카"라는 브랜드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요리하고 나누는 즐거움을 전파하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소스, 양념 몇 가지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특정 레시피를 가지고 하는 수업보다는 음식과 식재료가 지닌 의미와 마음에 대해 더 폭넓게 다루는 강의도 하고요.


아무래도 요레카의 블로그인스타그램에 더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올리겠지만, 늘 마음속에 간직하며 꺼내보던 고향같은 이 블로그에도 간간히 글을 공유하려 합니다.

길어지는 장마, 그리고 아직 사회를 무겁게 에워싸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 종종 놀러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1. 아무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효빵 반죽과 발효로 검색하다가 들어와서 노하우 카테고리에 있는 글들 잘 읽고 갑니다! 정리도 너무나 잘 되어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8.05 22:35

아직 밤이 되어야 선선하지만 그래도 춘분도 지나고 이젠 가을이닷!

 

뿌리채소 모여라 모여라

 

고구마 조림/튀김/퓨레/삶은 것

우엉 조림/튀김

더덕 구이/장아찌

연근 조림/튀김/초절임/장아찌

당근 삶은 것/튀김/생/퓨레/로스팅 한 것/조림

.......죽?

생강 무궁무진

감자 무궁무진

마늘 무궁무진

양파 무궁무진

 

아 메뉴 개발 힘들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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