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보통 레시피에 달걀흰자 거품낸 것이 들어갈 때 머랭, 머랭 하지만 사실 머랭(Meringue)은 흰자과 설탕을 휘핑해 저온에서 구워낸 디저트를 얘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머랭외에도 달걀흰자는 수플레, 쇼콜라, 일부 카스테라 등 다양한 제과 레시피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인데, 베이킹소다나 파우더 등의 팽창제 없이도 풍성한 거품으로 특별한 부드러움을 선사해준다. 

요녀석이 바로 머랭.
<출처 - kelseyhinton.com>

그러나 달걀흰자거품이 들어가는 레시피들, 케익이 충분히 부풀지 않거나 뻑뻑해지는 등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 이유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 제대로 거품을 내지 못했거나, 둘째 반죽에 섞을때 거품을 많이 죽이는 경우.

 거품 풍성히 단단히 내기

거품을 단단히 낸다는 말이란? 흰자는 휘핑을 하면 할수록 점점 뻣뻣해지는데, 들어봤을 때 형태가 빳빳하게 유지될때까지 거품을 내 주라는 얘기. 흰자 거품을 단단하게 내는 데에는 그닥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오래 젓다 보면 분리가 일어나는데, 거품을 빠르고 풍성하게 내는데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기름기와 이물질을 완벽히 배제하는 것이다. 

노른자는 지방이 많은데, 흰자에 노른자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100% 깨끗이 분리.

휘핑하는 그릇은 각이 지지 않은 둥그렇고 넓은 믹싱보울이 좋다. 재질이 생각보다 중요한데, 구리가 최적이라고는 하지만 비싸고 관리가 힘드니 훨씬 더 흔한 스테인레스스틸 사용 권장. 플라스틱 같은 경우에는 기름때나 냄새가 금속만큼 깨끗이 빠지지가 않기 때문에 절대 피한다. 보울을 사용하기 전에는 뜨거운 물과 식초나 레몬즙 등으로 깨끗이 기름기 제거를 한 후, 확실하게 물기 제거 한다. 

거품기도 마찬가지. 되도록이면 큼직하고 가는 거품기가 좋으며 역시 같은 방법으로 깨끗이 소독(?)해준다. 

그리고 머랭에 관한 글들을 읽어보면 달걀을 냉장고에 보관했다 차갑게 하라는데, 이것은 아마 생크림 휘핑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데서 오는 오해인듯. 머랭은 오히려 실온의 흰자가 더 적합하다 한다. 실온에 30분 정도 놓아뒀다 사용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큰 차이는 못 느낌.

손으로 섞느냐, 믹서를 쓰느냐는 뭐 개인맘이긴 하다만, 집에서 쓰는 경우 흰자 두세개 가량분을 내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나는 핸드믹싱을 선호한다. 좀 더 구석구석 섞어줄 수 있으며, 믹서는 한번 쓰고 나면 오히려 설겆이 하는 것이 더 귀찮음. 핸드믹싱은 거품기만 씻으면 되는데, 믹서기는 부품이 여러개라......그리고 전기값도 아끼고 운동도 되고 호호

참고로 설탕을 넣을때에는 어느정도 거품이 일어난 후 조금씩 넣어주는데 거품이 너무 단단해지기 전에 넣어줘야 서걱거리지 않고 매끄럽게 휘핑이 된다. 때문에 일반 설탕보다는 파우더슈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거품 죽이지 않고 부드럽게 섞기

사실 거품내는 단계보다 거품을 낸 후 최대한 볼륨을 죽이지 않고 반죽에 섞어주는 데에서 더 실패가 많다. 스패출라나 주걱의 날을 사용해 섞어주는 이 테크닉을 Folding이라고 하는데, 아래와 같이 3단계로 나눠진다.
흰자거품을 반죽위에 살살 핀 후 주걱으로 자르듯이 가운데로 깊게 그어준다.

바닥을 긁는다는 느낌으로 반죽을 깊이 퍼서 올린다.

끌어올려 흰자거품을 반죽으로 덮어준다.

그릇을 살살 돌려가며 이 작업을 반복하는데, 처음에는 섞이지 않는 듯 하다가도 금세 섞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화이팅. 그리고 내가 화면을 캡쳐한 동영상을 보려면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다. 아주 귀여운 셰프님이 한 1분 40초부터 folding 테크닉을 제대로 보여줌.

마지막으로 기타 팁 몇 가지. 흰자거품은 완성된 후부터 서서히 꺼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만들고 나서는 최대한 빨리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케익류 반죽에 사용할땐 밀가루 등 다른 재료와 섞기 바로전에 만드는 것이 좋다. 그리고 너무 거품을 단단히 내면 섞을때 오히려 섞기가 힘들어지니 모양은 고정되더라도 아직은 부드러운 느낌까지만 휘핑해 주기!

그럼 오늘도 해피 베이킹 :) 

진작 하려고 했던 이벤트인데 이제서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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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시는 방법은 블로그 제일 하단에 있는 TOTAL수를 확인하시고 해당되실 경우에 아래와 같이 스크린샷을 뜨셔서 anotherfoodie 골뱅이 gmail 쩜 com으로 주소 및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시면 됩니다. 날씨도 그렇고 택배로 보내드려야 하기 때문에 보관이 좀 더 용이한 쿠키나 브라우니류를 보내드릴 계획인데, 당첨이 되셨을 경우 혹시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알러지가 있는 식품(특히 견과류)이 있으시면 미리 같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외 사시는 분들도 보내드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저의 블로그에 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행복한 하루 되세요! :D


여러분의 푸디 올림


ps. 4,000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ps. 트위터 팔로워 이벤트도 진행중. 150번째/200번째 팔로워분에게 선물.

오늘 고기외길30년의 @JBooom님과 셰프 에드워드 권의 두번째 서울 작품 더 스파이스를 다녀왔다. 큰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이트/레드/블랙의 인테리어. 생김새는 화려한데 플라스틱을 많이 쓴 것이 약간 고급스레 보이려는 영화장 세트같은 느낌. 

약간은 적응 안되는 분위기에서 메뉴를 보고 에피타이저 두가지 + 메인 + 디저트 코스인 프레스티지 점심 메뉴를 선택했다. 우선 식전빵 매우 좋았고, 같이 나온 오일도 좋았다. 구운 푸아그라가 메인인 애피타이저도 괜찮았고, 직접 만든 듯한 베이컨이 들어간 샐러드도 좋았고, 스프도 아주 깔끔한 식감으로 나쁘지 않았고. 메인 중 농어는 껍질이 없고 좀 퍽퍽한 것이 에러였지만, 오리와 생선 둘 다 괜찮았다. 디저트는 시나몬이 뿌려진 초콜렛 케익이 제일 먹을만 했고, 파인애플 얇게 절여 올라간 바닐라푸딩 + 크런치 디저트도 뭐, 깔끔하고 라이트했다. 그런데...남겼다. 


사실 블로그들을 어느 정도 읽고 간 터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식전빵의 포카치아와 푸아그라, 그리고 베이컨 정도 외에는 무덤덤했다. 뭐 나오는 요리 모두다 감동을 받을 수는 없고, 분명 입맛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메인에 가서는 별 감흥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드워드 권이 하는 곳이기 때문에 맛있어야 한다고 스스로 세뇌를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짐. 

결국 그 식당이 그만큼 값어치를 하고 맛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다시 갈 것인가 말 것인가로 결정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더 스파이스는 전혀 다시 가 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 집에 와 앉아서 글을 쓰면서도 별로 생각나지도 않고. 요새 나의 favorites인 레스쁘아와 정식당은 다른 요리를 먹어보려 최대한 빨리 돈모아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말이다. 

밥먹고 산책을 하며 둘다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는데, 흠 잡을점이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조리상태들도 다 괜찮았고, 농어요리 소스의 바닐라향도 신선한 맛의 조화였고. 내가 낸 비유는, 누가봐도 참 깔끔하고 멋있게 잘생긴 이성을 만났으나 전혀 끌리지 않는다, 정도. 

근데 왜 끌리지 않았을까?


결론은 깊은 맛의 원천인, 음식을 제일 중요시하고 사랑하는 장인정신 부재.

음식을 압도하는 미스매칭의 인테리어는 편하게 음식을 즐기기 어렵게 해 주었다. 조금은 촌스런 허연 플라스틱 샹들리에나, 커튼 장식이나, 너무나 모던한 빨간색 원형 소파, 높이 탑을 쌓고 이는 보드카 병, 디스코볼 등은 우아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먹어야 하는 음식보다는 추구하는 '힙'한 분위기와 매칭이 되는 gourmet 피자나 프라이 등 핑거푸드 종류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모던함을 추구하는 접시들은 먹다가 중간중간 포크나 나이프를 걸쳐놓기가 매우 어려웠고, 의자는 끌 때 큰 소리가 나고 테이블에 잘 맞지 않는 등 먹으면서 자세가 약간 경직되는 분위기였다. 평소에 이런 거 잘 신경 안쓰지만, 이 곳은 점차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불편했다. 포크와 칼을 쓰면 한입 썰고 먹고 내려놓고 들고 썰고 먹고 들고를 반복해야 하는데, 특히 메인이 이런 접시에 나온거, 진짜 거슬렸다. 


그리고 천장에 걸려있는 권셰프의 큼직한 사진들은 마치, 나 이렇게 힙하고 쿨한 멋진 셰프다, 라고 얘기하는 듯해 거부감 플러스. 키친에서 막상 직접 요리를 하는 분들도 요리 자체에 대한 사랑보다는 셰프라는 타이틀의 트렌디함을 쫒고 있다면...결국 음식과 요리보다는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듯한 곳에서 먹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깊은 맛의 음식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 멋진 남자가 내면의 미가 부족했던 것처럼.

ps.  오늘의 사진 크레딧은 @JBooom님, 그리고 그의 알파550과 매크로 렌즈 :) 
pps. 한번쯤은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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