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지난 포스팅에서 성형까지 마쳤으니 이제는 빵빵하게 부풀려 굽는 일만 남았다. 여기서 부풀리는 작업이 바로 2차발효인데, 1차발효와 목적과 방법은 동일하다. 복습하자면, 발효란 이스트가 가스 생성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 성형된 반죽을 뽀송뽀송하게 부풀리는 작업이다. 역시 순서는 1차발효와 마찬가지로 적합한 온도와 습도 세팅 >> 발효상태 확인하기가 전부. 

요 녀석을......



...요렇게 부풀리는 것이 2차발효.


그나저나 사진들이 소싯적 저질제빵기술 시절때라 울퉁불퉁한 표면이 부끄럽...

하지만 1차발효에 비해 2차발효는 좀 더 까다롭다. 절차에는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럴까? 2차발효의 성공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째, 한번에 둥글려 습한곳에 쳐박아두면 되는 1차발효와 달리 성형된 반죽들의 모양을 보존하며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2차발효를 시작할 때 쯤이면 오븐 예열도 시작해야 되서 오븐 두개씩인 럭셔리 주방이 아닌 이상 오븐에서 발효시킬수는 없고, 큼직한 팬들은 전자렌지에 들어가긴 택도 없다. 

둘째, 위에 언급한대로 형태보존이 어렵다. 이때 채워넣는 공기가 빵 형태를 만드는 마지막 찬스이기 때문에 한번 꺼지면 되돌릴 수 없으며, 또한 비닐이나 면보를 너무 반죽과 가깝게 덮어놓으면 반죽이 눌려 제대로 부풀기가 어렵다. 

셋째, 부피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스트양이 적어 부푸는 속도가 조금 더디다. 때문에 시간으로만 보다가 이정도면 되었겠지, 하고 구워내면 막상 발효가 덜 된 경우가 생김.

그럼 이 고난들을 -ㅅ- 이겨내고 2차발효를 집에서 성공적으로 하는 방법은?

오븐인 두 개이신 분들은 뭐 아주 간편하시겠고. 오븐 하나로 근근히 생활하는(오늘 완전 비굴모드) 나로써는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는데 다음 세팅이 제일 성공적이었다. 

우선 넓은 냄비나 케이크팬에 따끈한 물을 붓고 성형한 반죽을 올린 후 아주 얇은 비닐을 가볍게 덮거나, 습도가 좀 낮아 반죽이 마를 것 같으면 반죽이 닿지 않도록 종이컵들을 중간에 놓아 젖은 면보로 텐트를 쳐준다. 아 말로 하니 왠지 복잡하다. 그림으로...


오늘은 윈도우 그림판으로 그린 초허접버전 꺄아~

요새 같이 무더운 한여름에는 그냥 실온에서 2차발효 시켜도 매우 잘 되어서 좋긴 한데 오븐을 돌리는 일은 완전 고역이다. 참 아이러니한 세상 같으니라구.

이렇게 발효를 정성들여 하기 시작했는데, 마구 만져볼 수 있는 1차 발효와 달리 2차 발효는 전혀 손을 댈수 없기에 알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럼 2차 발효가 다 되었는지 제대로 알아보는 두가지 방법은?

첫째, 완성된 빵의 부피의 80% 정도 되었을 때 오븐에 넣어야 한다. 이스트는 섭씨 60도에서 죽는데, 오븐에 들어가면 서서히 온도가 오르면서 이스트가 활발해지다가 60도 가까이 되었을 때 마지막 발악을 하며 마구 가스 방출후 장렬히 전사한다. 때문에 반죽을 완성품 정도의 크기로 부풀려 오븐에 넣으면 완전 뚱뚱해진 빵을 얻게 된다. 식빵의 경우는 보통 팬높이 위로 1cm 정도 올라왔을 때가 적당하다. 

오동통통.

둘째, 팬을 살살 흔들어 봤을 때 반죽이 찰랑찰랑 흔들린다면 발효가 다 된 것이다. 물침대 수준으로는 아니지만, 흔들어 봤을때 반죽이 완전히 빳빳하게 있다면 공기가 덜 들어간 상태라 구웠을 때 뽀송하지 않게 된다.

이제 2차발효까지 마스터했으니 거의 다 달려왔다. 자, 그럼 발효빵 시리즈의 마지막인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발효시킨 반죽을 잘 구워내는 팁들에 대해 고고씽! 

복습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참조.
반죽 → 1차발효 → 휴지&성형 → 2차발효 → 굽기


일요일 아침, 전날 늦게까지 축구보다 늦잠자는 바람에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묶고 간단한 세수 후에 헐레벌떡 집을 나섰다. 꾸물꾸물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던 몇일이 지나고 화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파란 하늘. 여자친구들끼리 만나 브런치 먹으면서 수다떨기 딱 좋은 날씨! 으하하 :D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에 단골장면인 분위기 좋은 곳에서 브런치 먹는 씬이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요새는 아예 일요일 약속의 대세인 듯 하다. 뉴욕에서 학생 신분이었을때는 아침 점심 한방에 해결하는 것이 덜 귀찮고돈도 절약되고 하는 이유가 다였지만 말이다. 


여튼 한국에 미국 스타일의 브런치 식당들이 많이 보이는데, 웬만한 미국의 다이너 수준으로는 맛을 내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다. 아니, 프리믹스 반죽에 냉동 소세지/햄 구워주고 오렌지주스와 커피 추가하면 한 사람에 만오천원이 훌쩍이라니. 가끔 브런치 음식 땡길때 가지만 억울한 마음이 그득하다. 그나마 제일 흡족했었던 곳은 버터핑거팬케익스 강남점이었는데, 가격이 어째 계속 오르더니 얼마전에 갔을 때는 실망함. 특히 비싸도 큰맘먹고 시키던 生오렌지주스는 내가 잘못 시킨거 아닌가 오해할 정도로 델몬트 퀄리티였음.

비행기 열여섯시간에 버스 다섯시간 타야 갈 수 있는 대학 근처에 있던 최강 브런치 카페가 가고 싶어 노래를 부르던 중, 친구가 좋은 곳이 있다며 위로. 눈을 반짝거리며 +_+ 바로 일요일에 약속을 잡아버림.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의 브런치 의상에는 비교도 안되는 거의 츄리닝 차림으로 이태원 부근의 London Tea라는 곳을 찾아나섰다. 크라운호텔에서 조금 내려가니 아주아주 아담한, 그러나 블루와 화이트의 상큼한 조화가 눈에 띄는 가게가 코너에 자리하고 있었다. 들어가니 테이블은 세개 남짓. 가게 안은 햇살이 가득해 하얀 인테리어가 더욱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총 네가지.

.........그러나 사진은 딸랑 두장.  
(음식에 정신 팔려)

그날의 최고 아이템이었던 바나나 팬케이크!


먹기 전부터 피어오르는 달콤한 바나나의 향. 상당히 도톰한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 한입한입 가득한 바나나의 맛과 크런치한 아몬드 슬라이스에, 파우더 슈거와 달달한 메이플 시럽이 어우러져 퍼펙트한 팬케익 한 입을 만들어내었다. 상당히 협소한 공간이라 화력도 그리 세지 않을텐데 우째 이런 텍스쳐를...아 완전 또 먹고 싶음.

두번째 완소 아이템이었던 크랜베리 프렌치 토스트.


단순히 빵 한쪽을 달걀/우유에 적셔 구워내는 것이 아니라 두장이 겹쳐진 stuffed 프렌치토스트. 안에도 크랜베리가 송송 박혀 있으며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린다. 베이컨이 있어서 그런지, 달걀의 맛이 좀 더 고소하게 느껴짐. 상큼달콤짭짤함의 조화가 아주 훌륭했다.

여기에 치킨 샌드위치와 오믈렛도 추가. 아이스티도 마셨고. 뉴욕에서 요리공부하고 오신 완전미녀셰프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가격대는 음식 8천에서 만5천원. 음료는 4천에서 8천원정도. 매일 오전10부터 오후9시까지 오픈.

이 날 특히 더 즐거웠던 이유는 함께 한 지인들 덕분. 노력하지 않아도 대화가 즐겁고 맘이 척척 맞는 사람들과 있음 너무 행복하지 않은가. 거기다 맛있는 음식을 같이 나눠먹으며 함께 공감하고 행복해하는 경험이란! 특히 그날은 나의 미래계획에 대해 무궁무진한 긍정에너지와 서포트를 얻는 바람에 나에게는 더욱더 특별한 브런치였다. 

항상 나에게 좋은 음식과 좋은 인연을 소개해주는 김모양. 


Thanks as always :D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더 많은 사진들은 다음 블로그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이글과 환상궁합이기도 하며 각종 베이킹에 쓰이는 크림치즈, 필요할 때마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구입해서 쓰고 있다 어느 날 구글링 도중, 크림치즈 직접 만드는 법 발견. 우와 크림치즈도 직접 만들 수 있네! 하면서 보는데.......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안 그래도 파는 크림치즈의 끈적한 느낌과 불쾌한 시큼함이 좀 거슬렸었는데, 이 기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크림치즈는 소프트치즈의 한 종류로써 오랜 발효기간을 거치지 않아 약간 달달하고 마일드한 맛이다(블루치즈의 완전 반대). 소프트치즈는 비약하자면 물 뺀 우유다. 잘 융화되어 있는 물과 단백질을 분리후 수분을 제거해 농도를 더 되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과 단백질을 분리시키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우유를 가열후 레몬즙 등의 산(acid)를 넣어주는 것.

그럼 준비물은?

완전 간단.

스테인레스(stainless) 냄비 넉넉한 사이즈
거즈 큰 사이즈 (50cm x 50cm 정도)
믹싱보울(체를 받치는 용도)
온도계

그럼 재료는?

역시 완전 간단.
(이렇게 하면 두컵 정도 나오니 필요한만큼에 따라 양 조절)

우유 1리터(1,000ml 혹은 큰 거 한통)
휘핑크림(첨가물 없는 것으로 - 유크림 100%) 500ml
레몬즙이나 식초 세큰술
소금 약간

시큼한 맛을 좋아할 경우 플레인 요구르트 한통
(연아가 선전하는 퓨어 이런 거 말고 설탕 등 완전 무첨가인 덴마크 플레인 요구르트 같은 것)


그럼 방법은?

이 역시 간단 -ㅅ-

1 우유와 휘핑크림, 소금을 냄비에 담아 잘 저어준다.
2 약불로 가열해 섭씨 85도가 될때까지 가열한다. 절대 끓으면 안됨.
3 85도가 되면 바로 불에서 내리고 레몬즙이나 식초를 넣고 잘 저어준다.
4 그대로 두시간 정도 상온에 놓아둔다. 두시간 정도 지나면 아래와 같이 분리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http://alineaphile.com>

5 거즈 - 체 - 믹싱보울을 3단계로 받치고 조심스럽게 붓는다. 가능하면 물은 어느정도 미리 따라내버린다. 약간의 더 시큼함을 원하는 분들은 플레인 요구르트를 먼저 섞고 부어준다.

6 젓거나 누르지 말고 서서히 물이 빠지기를 기다린다. 냄새가 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어놓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보통 적당한 시간. 옆에 놓고 뚫어져라 쳐다봐도 더 빨리 빠지지 않으니...

빠진 물은 요런 색깔과 느낌. 젓거나 누르면 우유 단백질까지 같이 빠져버린다.


파와 마늘만 씹으며 동굴에서 웅녀처럼 -ㅅ- 인내의 시간을 견디고 다음날 꺼내보면..........

짜잔!


여기다가 꿀 + 시나몬 + 호두를 섞어도 맛있고, 베이컨 + 파의 조합도 매우 근사하다. 물론 파인애플, 딸기 등의 과일도 딜리셔스! 참고로 유통기한은 3주 정도.

사실 시중에서 파는 크림치즈를 만드는 방법은 산을 직접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유산균류를 투입해 산도를 조절한다. 요 균들이 발효를 하면서 산도가 변하며 분리가 되는데, 집에서 조절이 좀 어려우므로 레몬즙이나 식초로 간단히 할 수 있다. 다만 잠깐의 발효로 얻어지는 시큼함이 부족할 수 있는데, 약간의 요구르트 첨가가 바로 그 부족함을 채워준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크림치즈는 무려 400여년전 프랑스에서 사용된 걸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후 영국, 미국에서도 발견되었다. 미국에서는 1872년 처음으로 뉴욕주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유명한 필라델피아의 이름은 단지 그 당시 필라델피아 주가 제일 좋은 퀄리티의 음식과 식재료의 센터였기때문에 따왔다고 한다. 이렇게 역사가 긴 크림치즈, 이제는 우리도 집에서 만들어 먹자구!

베이글이 없어 아쉬운 대로 바게트에 푹~ 발라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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