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러 식구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함께 만드는 즐거움이 더한 명절음식. 가뜩이나 집 생각이 나던 이번 설, 다들 여유로운 주말을 골라 만두파티를 열었다. 


우선 밀가루 100%와 밀가루반쌀가루반의 반죽 두가지를 만들고 숙성시킨 후 (마구잡이)분할..

밀대와 와인병-_-;;으로 얇게 핀 후 돼지고기/두부/배추/숙주/당면으로 만든 소를 살포시 얹고..

빚기 개시! 검은 셔츠가 나인듯 하다 -_-;

만두빚기 삼매경 ㅎㅎㅎ

모인 인원만큼이나 만두모양들도 다양하다.


반은 삶고, 반은 후라이팬에 튀겨서 군만두로 으흐흐흐

팁: 물과 기름을 반반 섞어 팬 바닥에 자작하게 깔은 후 만두를 넣고 뚜껑을 덮어 조리하면
한쪽은 쫄깃하게 쪄지고 바닥쪽은 바삭하게 튀겨진다.  

다른 친구가 반나절에 걸쳐 푹 고아낸 소꼬리 육수에 끓여낸 만둣국. 요새 이 친구가
소꼬리와 베트남 향신료에 홀릭하는 덕분에 쌀국수국물스러운 육수가 만들어졌다.
(이래서 요리학교가 좋다 ㅋㅋ) 

여기 와서 친해진 친구는 알고보니 한국태생. 미국 사는 중국인 부모님에게 갓난아기적
입양되었단다. 그 부모님이 설날이라고 보내주신 파전믹스에 파와 해산물 추가해서
파전도 부쳐봤다. 근데 가루믹스에 들어간 마늘 맛등의 조미료가 너무 자극적이라 에러;;  

처음 만나는 사이들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만두백여개를;; 함께 빚다보니 어느새 친해짐... 

정말 따스한 금요일 밤이었다.

사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적어가며 플레이팅 아이디어를 구상할 기회는 잘 없다. 보통 메뉴를 아침에 받아서 두세시간 내로 프렙과 조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대부분 10분 내로 머릿속에서 휘리릭 지나간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저번주에 전날부터 메뉴를 받고 플레이팅을 미리 구상할 기회가 생겨 사진도 찍어가며 더 즐겁게 작업한 결과... 아래와 같이 재밌는 결과물을 얻었다.

우선 메뉴를 보며 어떤 메인과 사이드가 같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짝이 지어지면 간단한 스케치로 플레이트 구상. 대부분 여기에서 조리로 바로 넘어간다.
물론 머릿속에는 좀 더 구체적인 비쥬얼들이 있어야...


아이디어를 낸 사람과 조리하는 사람, 플레이팅을 직접 하는 사람이 동일인물일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좀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디테일한 스케치.


색을 입히고...



.....서비스 개시후 음식 나가기 직전의 모습.


주키니(돼지호박)이 갯수가 모자라 좀 짱뚱하게 재단했다. 감자는 튀기다가 태워진 것이 많아 할 수 없이 조금 적게 쌓고. 그렇지만 높이가 들쑥날쑥한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고 위로하고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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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그리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참 좋아하는 음악 코너인데 금요일 늦은 밤이라 매주 챙겨보지 못했다. 덕분에 요새 짬날때마다 못 봤던 에피소드들을 챙겨보고 있는데, 우연히 100회 특집 제4탄을 보게 되었다.


정말 많은 가수들에 앨범에 참여한 한국 탑 뮤지션들이 거의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에서 목소리로 직접 본인 소개를 하고 조명을 받았다. 기타리스트 함춘호씨는 마지막에 벅차서 눈물을 참으며 이런 무대를 만들어주고 보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해야 했다. 

그리고 유희열씨, 한국 아코디언의 거장이라는 심성락씨부터 코러스 한 사람 한 사람 정말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인사하는 모습에 내가 다 겸허해졌다. 심성락씨는 이렇게 '젊은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날이 올것이라곤 전혀 상상도 못해봤다며, 음악을 그만두려 했는데, 9달만에 이렇게 악기를 다시 잡고 공연하니 너무 좋다며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참 듣기 좋고 훌륭한 연주자들의 무대였다.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이름과 얼굴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몇십년간 연주를 해온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겉으로 드러나게 인정받지 않는다고 쉽게 실망하고 욕심을 부리는 마음, 저절로 사그라든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는다고, 쉽게 돈을 벌수 없다고, 대중들이 바로 알아채주지 않더라도 꾸준히 성실히 정직하게 요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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