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콩피용 마늘 다듬기로 하루 시작. 

  • 상대적으로 브런치 시간은 저녁에 비해 많이 한가한 편이라 일층 바 근처 스테이션에서 프렙을 했다. 나는 근데 정말 무대체질인가보다. 손님들이 근처에서 다 보고 있으니 거기서 작업하는 게 사실 제일 좋다. ㅋㅋㅋ
  • 눈에서 레이저 쏘며 폭풍집중 했더니 수솁이 벌써 끝냈냐고 놀램. 앗싸!

양파 20개 채썰기. 

  • 오늘은 눈물이 하나도 안 났다. 칼날 때문인가? 그냥 순한 양파였나? -_-
  • 역시 칼도 잘 들고 계속 썰다보니 속도가 무지 빨라졌다. 2주전이었으면 아주 죽을 쒔을텐데..
  • 여기서 양파 채써는 방법은: 양파 머리부분 꼭지부분 일정하게 다듬기 >> 4등분 >> 코어(가운데 부분) 제거 >> 1.5-2mm 채썰기
  • 채썰기 전에 다듬는 게 살짝 귀찮긴 하지만 채가 참 일정하고 이쁘게 썰어진다. 나중에 양파쨈 만들어진 걸 보니 표시가 확 난다. 


브런치 새로 투입된 셰프가 계속 좌충우돌해서 옆에서 계속 도왔다. 

  • foie 무스용 빵은 2cm 두께로 재단해 양면 올리브오일과 소금간
  • baby lettuce 다듬기

레몬케이크와 에스프레소케이크 만듬. 

  • 둘다 제누아즈 방식이라 레시피 재료며 만드는 방법이 거의 같음
  • 달걀과 설탕 거품 올리는 걸 보고 있자니 새삼 드는 생각...달걀은 참 위대한 재료.
  • 달걀 거품 스피드 10으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버터 녹임 + glucose 추가. 달걀 거품 다 올라오면 가루류 체쳐서 넣으며 섞는다. 중간에 액체류 가장자리로 돌려서 붓고 버터 믹스쳐 부어가며 다시 섞는다. 바로 실크팻 깔리고 기름칠한 1/2 sheet pan에 부어 굽는다.

주방에서 중요한 덕목이자 감동 - 서로 챙겨주기 

  • 오늘 프렙이 일찍 끝나 서비스 한시간 정도 라인에 내려와 있었다. 우선 지켜보면서 라인의 흐름도와 간단한 아이템 플레이팅을 배우고 있는데, 아무래도 옆에서 있으니 계속 자잘하게 도와주게 된다. 그런데 정신없는 와중, 갑자기 수솁이 플라스틱 병을 하나 던져주면서 올리브 오일 채워달란다. 오일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깔대기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안 보이고 급 당황중, 디시워셔 아저씨 한 분이 잽싸게 오일이랑 깔대기를 챙겨주는 거다. 그 멕시코 아저씨는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도 스페인어는 거의 바닥인지라 평소에 말로는 잘 교류가 없었는데.. 설거지 거리 넘겨드릴 때마다 Gracias라고 매번 열심히 인사한 게 돌아오는 건지. 여튼 감동의 눈물 주르륵.
  • 라인에 서는 요리사가 여러명 있지만 확실히 실력이 좋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여유도 있고 차분히 잘 가르쳐 준다. 특히 캔델이라는 솁, 바쁜 와중에도 제때제때 요리 다 해내면서 옆에서 하나씩 가르쳐 줌. 그런데 어제는 샐러드 스테이션 쪽에 서 있는데, 갑자기 설거지 거리 작은 그릇을 하나 넘겨주면서 dish pit으로 가져다 달란다. 근데 안을 보니 뇨끼랑 미트볼이 하나씩 들어있어 엥 하고 쳐다보니 윙크를 날려주심. 그리고 바로 정색하고 다시 요리. ㅋㅋ 나중에도 파스타 소스 조금씩 테이스팅스푼에 떠서 막 넘겨주고.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 밑준비는 많이 하지만 막상 완성된 요리를 맛보긴 참 힘든데, 이렇게 챙겨주고 맛 보여주는 윗사람이 있다는 것이 왕감동이다.
  • 사실 큰 제스쳐는 아닌데, 이렇게 자잘하게 챙겨주고 도와주는 것이 주방에서는 정말 큰 마음의 서포트가 된다. 정말 바쁘고 정신없을 땐 다른 사람이 사소한 한가지라도 도와주면 진짜 고맙고 일이 쉬워지는데, 아무래도 이런 일이 있으면 나도 내가 바쁠지언정 한가지라도 더 도와주고, 더 챙겨주게 되는 법.


덧: 리턴할까 고민하던 빵칼 결국 어제 써 버려서 이제 고민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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