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 드디어 플레이팅!!! 살짝 기대하고 가긴 했지만,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마치고 5시 좀 넘으니 셰프 셰리가 밑에 내려가서 샐러드/애피타이저 스테이션 도와주라는 거다. 으헤헤헤헤헤 하고 바로 달려내려감. 
    • 우선 제일 간단한 샐러드 두가지부터 시작했는데, 역시 직접 해보는 것이 백만배 빨리 배운다. 말로 이리저리 설명해도 절대 기억 다 못하고 엥? 하게 되는데 한 번 만들어보면 세번째부터는 자동으로 손이 움직이게 된다. 
    • 그러다가 셰프 조던이 아티쵸크 애피타이저 도와달라며 믹싱보울을 하나 던져줬는데, 복잡해 보이는 이것도 막상 몇번해보니 할만했다. 가니쉬로 반죽옷 입혀 튀긴 자그마하고 살짝 달달한 고추 몇 개가 올라가는데 이것만 타이밍 잘 맞추면 혼자 가능.
    • 그 다음 혼자하게 된 건 돼지머리고기 메뉴. 돼지볼살등 여러부위를 모아 소세지처럼 만들고 얇게 썰어 허니머스터드비네그렛과 돼지 귀 가늘게 썰어 튀긴거랑 피클링한 셀러리, 순무 같은 것이 올라가는데 재밌다. 돼지 귀 남은 조각 조금씩 먹는데 왜 이리 맛있는거임!! 
    • 옥수수 스프도 쉽다. 양만 잘 맞추고 그릇 미리 데우는 걸 잊지 않으면 오케이. 근데 그릇 데울때 브로일러 바로 밑에서 펄펄 데워서 좀 무섭다 -_-...
    • 마지막으로 셰프 조던이 갑자기 당근 애피타이저 플레이팅 해 보겠냐고 해서 헉... 워낙 이것저것 올라가는 것도 많고 해서 좀 겁먹었었는데 막상 해 보니 감이 좀 온다. 다만 당근 익히는 걸 배워야 할 듯. 꿀과 로즈마리와 미리 반 익혀놓은 당근을 마저 팬로스팅하는데.. 참고로 우리 레스토랑 당근 에피타이저는 아래 사진 같은 플레이팅. 조금 스타일이 바뀌고 이건 사진빨도 좀 있지만 ㅋㅋ 
    • 제일 중요한 건 모든 재료에 드레싱이나 간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
    • 소스 스푼과 스패츌라 쓰는 거 꾸준한 연습요.
    • 밑에서 정신없이 배우다 보니 셰프들이 시키는 몇가지를 제 때 못챙겨서 좀 마음에 걸렸다. 쟤 플레이팅 좀 시켜줬더니 건방져짐? 이런 소리 듣기 싫어서 말이지. 계속 열심히 공손한 태도로~
  • 셰프 캔들이랑 계속 친해지고 있다. 진짜 성격좋고 너무 잘해줌 ㅠㅠ 
    • Bibb Salad라는 완전 간단한 샐러드 딱 한가지 배웠을 때 계속 그것만 두세번 내고 있었는데, 뭐 가지러 우리쪽 스테이션 오더니 나한테 the bibb salad is looking great, chef! 한다. 이제 첫걸음 띠는 나에게 저런 응원 한마디는 진짜 백만배 효과.
    • 나중에 우리쪽 스테이션 정리하고 파스타 스테이션 가서 정리하는 거 좀 도와주고 있는데, 또 이런거 저런거 가르쳐 준다. 나와있는 치즈를 다시 통에 담아 보관해야 하는데, 두가지 비슷한 치즈가루가 있어서 다른 거냐고 물어보니, 그 두가지를 시각과 냄새로 정확히 구분하는 방법을 찬찬히 알려줌. 다른 사람들 같았음 어 하난 뭐고 다른 건 뭐야, 에서 끝났을 텐데.
    • 클램차우더 같은 향의 크리미한 육수가 있는데, 제대로 거품내는 것도 보여줌.
    • 오리 라비올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2층 올라가서 한 통 새로 갖고 내려왔다. 건네주며 이거 진짜 맛있어 보인다고 했더니, 오더 들어와 있지도 않은데 언제 또 라비올리 하나를 따로 삶아 소스까지 만들어서 슬쩍 건네주는 거다. 진짜 감동의 쓰나미가 미친 듯이 몰려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 
  • 다른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있다. 셰프 저스틴도 이제는 그 특유의 시크함으로 농담도 자주 하고, 특히 멕시칸 아저씨들한테 완전 사랑받고 있음 ㅋㅋㅋㅋ 며칠전에 셰프 맷이 슬쩍 지나가면서 you're so popular among them 하길래 내가 잘못 들었나 했더니... 어제는 일 마치고 조던이랑 나타샤랑 술도 한잔 하러 갔다. 아 13시간 넘게 일했지만 정말 즐거웠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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