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맛집 찾아가기보다 더 우선순위는 일반 서점만큼이나 잘 구축되어있고 정리되어 있는 미국의 헌책방들에서 요리/음식 관련 서적을 가방에 넣을 수 있을만큼 쓸어오는 것이었다. 솔직히 난 새 책을 사는 것이 너무너무 아깝다. 가격 떄문이 아니다. 창고에서, 혹은 헌책방에 고이 모셔져 있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빠닥빠닥한 코팅된 두꺼운 커버에 새하얀 새종이에 인쇄된 책들이 너무 낭비같아서 말이다. 

여튼, 그렇게 벼르고 가서 이번에 구해온 열몇권의 책 중 제일 기대되는 책은 (사실 새 책이었다는 아이러니와 위선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소설가인 Jonathan Safran Foer의 첫 비소설인 Eating Animals라는 책이었다. 얼핏 보기에는 현대 도축산업의 끔찍한 장면들을 논하며 채식주의를 옹호하는 또 한권의 책 같아보였지만, 대강 리뷰들을 보아하니 그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책이었다. 상당한 양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이 책은 도축산업과 연관된 사람들, 문화, 역사에 대해 꽤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 듯 했다. 결국 같은 카테고리의 수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든 건 저자가 vegan(유제품 포함한 동물성식품을 일체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이면서 무려 도살장에서 일하는 인부들과도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몇 페이지만 읽었지만, 오늘 새로 발견한 bluexmas님의 블로그에서 푸아그라 안 먹어도 그만이라는 구절을 읽고 갑자기 삘 받아서 포스팅하게 되었다. 나도 사실 푸아그라 안 줘도 그만이다. 웬만해선 맛있고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나, 갑자기 한밤에 먹고 싶어지는 그런 존재는 아니란 말이다. 게다가 코스요리에 푸아그라가 나오면 신나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걸 주고 덜 비싸게 받지, 라는 생각을 하는 일인. 

무엇보다 푸아그라의 목넘김이 힘든 이유는 푸아그라가 만들어지는 과정 때문이다. 거위를 강제로 폭식(force-feeding)하게 만들어(뭐 깔대기를 꽃아 대량의 사료를 위로 바로 투하시키니 "식"이라 하기도 어렵겠지만) 살찌운 간이 바로 푸아그라인데[각주:1],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이걸 먹어야 하나, 라는 맛이 아니기도 하지만 그걸 알고 난 후에는 먹을때 드는 일말의 죄책감과 찝찝함에 100% 즐길 수가 없다. 

푸아그라의 상당한 역사를 보여주는 이집트 벽화.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사실 푸아그라 외에도 육식에 대한 나의 고민은 여러 다른 동물들을 거쳐갔다. 여기저기서 접한 사진들이나 기사들 때문에 반년간 소/돼지/닭고기를 멀리한 적도 있었고, 참치에 대한 마구잡이 어업의 횡포에 대해 읽었을 땐 소비자로써 할 수 있는 일은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절대 참치초밥은 먹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결정들은 정확한 근거나 가치관은 커녕 단순히 그때그때 느끼는 순간적인 감정들로 인한 것이었고, 카드값이 여유있는 달만 유기농 유제품을 구입하는 위선적인 내 잣대는 그리 오래가질 못했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육식이 의미하는 것과 나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고찰한 적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지만 까탈스런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도 싫었고, 굳이 설명을 하기도 귀찮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는 갈비와 참치뱃살을 포기하기도 싫었다. 때문에 이 쪽 산업에 대해 제대로 알게되면 왠지 죄책감이 더 커질 것만 같아 일부러 생각을 하지 않고, 그래 인생은 짧은데 즐겨야지, 라는 모토와 가끔씩만 먹어주고, 먹을 때는 최대한 환경/동물 친화적인 재료를 선택한다는 단순한 합리화 -- 왠만한 사람들이 말없이 수긍하고 인정할만한 잣대--로 지내왔다.

하지만 이 주제는 점점 밀리는 방학일기처럼 마음 한켠에서 계속 불편함을 제공했고, 요리를 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부터는 개학 전날밤의 초조함과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재료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많은 지식과 확실한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이유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의 무게. 그 결심의 첫걸음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 
 
몇 장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상당히 기대가 된다. 저자는 매우 위트있게 불편하고 민감한 주제를 아주아주 원론적인 질문부터 소화하기 쉽게 다뤄나간다. 언제부터 우리는 육식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는지, 어떤 계기들이 있었는지, 푸아그라용 거위가 느끼는 육체적 고통과 마블링을 위해 꼼짝 못하는 소가 느끼는 정신적 고통을 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비교해서 도대체 어쩔건지, 일반 양계장의 닭과 들판을 뛰놀며 자란 닭은 정말 다른지 등등의 다양한 질문을 심도있게 다룬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단순히 도덕성과 가치관에 대한 논란을 떠나 음식과 문화/역사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뼈대로 잡고 얘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ps. 이 책을 읽고 나서 편한 마음과 확실한 소신으로 계속해서 육식을 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욕심이자 이기심이지만 여전히 (더) 불편한 진실로 남을지도 몰라 좀 두렵다 -_-


  1. 엄밀히 얘기하자면 force-feeding으로 사육되는 거위가 아니면 프랑스법에 따라 foie gras라고 부를 수 없으나, 일부 생산자들은 자연적인 사료섭취, 혹은 거위의 간이 자연적으로 제일 커져있을 때를 골라 도살하는 방법등을 통해 "foie gras"를 만들고 있다. [본문으로]
오늘 고기외길30년의 @JBooom님과 셰프 에드워드 권의 두번째 서울 작품 더 스파이스를 다녀왔다. 큰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이트/레드/블랙의 인테리어. 생김새는 화려한데 플라스틱을 많이 쓴 것이 약간 고급스레 보이려는 영화장 세트같은 느낌. 

약간은 적응 안되는 분위기에서 메뉴를 보고 에피타이저 두가지 + 메인 + 디저트 코스인 프레스티지 점심 메뉴를 선택했다. 우선 식전빵 매우 좋았고, 같이 나온 오일도 좋았다. 구운 푸아그라가 메인인 애피타이저도 괜찮았고, 직접 만든 듯한 베이컨이 들어간 샐러드도 좋았고, 스프도 아주 깔끔한 식감으로 나쁘지 않았고. 메인 중 농어는 껍질이 없고 좀 퍽퍽한 것이 에러였지만, 오리와 생선 둘 다 괜찮았다. 디저트는 시나몬이 뿌려진 초콜렛 케익이 제일 먹을만 했고, 파인애플 얇게 절여 올라간 바닐라푸딩 + 크런치 디저트도 뭐, 깔끔하고 라이트했다. 그런데...남겼다. 


사실 블로그들을 어느 정도 읽고 간 터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식전빵의 포카치아와 푸아그라, 그리고 베이컨 정도 외에는 무덤덤했다. 뭐 나오는 요리 모두다 감동을 받을 수는 없고, 분명 입맛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메인에 가서는 별 감흥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드워드 권이 하는 곳이기 때문에 맛있어야 한다고 스스로 세뇌를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짐. 

결국 그 식당이 그만큼 값어치를 하고 맛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다시 갈 것인가 말 것인가로 결정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더 스파이스는 전혀 다시 가 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 집에 와 앉아서 글을 쓰면서도 별로 생각나지도 않고. 요새 나의 favorites인 레스쁘아와 정식당은 다른 요리를 먹어보려 최대한 빨리 돈모아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말이다. 

밥먹고 산책을 하며 둘다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는데, 흠 잡을점이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조리상태들도 다 괜찮았고, 농어요리 소스의 바닐라향도 신선한 맛의 조화였고. 내가 낸 비유는, 누가봐도 참 깔끔하고 멋있게 잘생긴 이성을 만났으나 전혀 끌리지 않는다, 정도. 

근데 왜 끌리지 않았을까?


결론은 깊은 맛의 원천인, 음식을 제일 중요시하고 사랑하는 장인정신 부재.

음식을 압도하는 미스매칭의 인테리어는 편하게 음식을 즐기기 어렵게 해 주었다. 조금은 촌스런 허연 플라스틱 샹들리에나, 커튼 장식이나, 너무나 모던한 빨간색 원형 소파, 높이 탑을 쌓고 이는 보드카 병, 디스코볼 등은 우아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먹어야 하는 음식보다는 추구하는 '힙'한 분위기와 매칭이 되는 gourmet 피자나 프라이 등 핑거푸드 종류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모던함을 추구하는 접시들은 먹다가 중간중간 포크나 나이프를 걸쳐놓기가 매우 어려웠고, 의자는 끌 때 큰 소리가 나고 테이블에 잘 맞지 않는 등 먹으면서 자세가 약간 경직되는 분위기였다. 평소에 이런 거 잘 신경 안쓰지만, 이 곳은 점차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불편했다. 포크와 칼을 쓰면 한입 썰고 먹고 내려놓고 들고 썰고 먹고 들고를 반복해야 하는데, 특히 메인이 이런 접시에 나온거, 진짜 거슬렸다. 


그리고 천장에 걸려있는 권셰프의 큼직한 사진들은 마치, 나 이렇게 힙하고 쿨한 멋진 셰프다, 라고 얘기하는 듯해 거부감 플러스. 키친에서 막상 직접 요리를 하는 분들도 요리 자체에 대한 사랑보다는 셰프라는 타이틀의 트렌디함을 쫒고 있다면...결국 음식과 요리보다는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듯한 곳에서 먹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깊은 맛의 음식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 멋진 남자가 내면의 미가 부족했던 것처럼.

ps.  오늘의 사진 크레딧은 @JBooom님, 그리고 그의 알파550과 매크로 렌즈 :) 
pps. 한번쯤은 가보시길! 


몇달전부터 웬만한 맛집 / 미식가 블로그에 꼭꼭 등장한 정식당이라는 곳이 있었다. 한마디로 한식의 맛을 전혀 새로운 식감과 비쥬얼로 변신해 내놓는 "New Korean"이라는 쿠진을 선보이는 곳이다. 

이곳도 파인 다이닝을 주도하고 있는 Gastronomy(Gastronomy 자체는 좀 더 넓은 의미의 미식, 문화와 음식에 대한 연구를 총칭하는 용어) 문화에 기반한, 즉 분자요리인데, 사실 난 여러 블로그들을 보면서 Gastronomy 이런 레스토랑들이 내놓는 음식들에 엄청난 기대가 가면서도 과연 이것이 정말 맛있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샐러리와 흑미라던지, 가리비와 오미자 등의 조합과 음식보다 미술작품에 가까운 비주얼은 그 맛이 상상이 되지 않았고, 당일에도 2%의 의심을 품고 정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코스는 4만원과 7만원으로 두가지가 있었는데, 4만원짜리 코스를 택했다. 여기에 10% 택스 추가.

첫 타자는 머루젤리와 푸아그라 무스. 그리고 청양고추 바게트와 크렌베리로 추정되는 달달한 얇고 바삭한 빵이 함께 서빙되었다. 달달한 빵과의 조화가 좋았으며, 개인적으로 푸아그라의 사육과정 때문에 먹을 때 100% 마음이 편하지는 않으나, 녹진한 푸아그라와 상큼한 머루의 조합은 좋았음. 그러나 제일 감동은 청양고추 바게트. 예전 Hyatt 호텔 부페에서 먹은 미니바게트 만큼의 감동이었다. 겉은 바사삭하고 안은 뽀송하고 고소하고. 거기다가 청양고추가 아주 잘게 다져서 들어가 있는데, 그 겉돌지 않고 잘 어울리는 조합히 심히 놀라웠으며, 절대 오버스럽지 않은 매운맛, 그렇지만 은은하게 입안에 계속 맴도는 알싸한 매운맛이 매우 즐거웠다. 철저하게 계산된 듯한 이 조합과 매운 정도에 이미 다른 요리들에 대한 기대감이 확 올라갔다.

그 다음 나의 코스였던 해산물 샐러드. 내 앞에 놓여졌을 때의 그 비쥬얼 감동은 생생하다. 저온건조한 메추리알 노른자, 페타치즈, 멜론류(참외였으려나), 그리고 바닥에는 라임젤리. 옆은 자몽거품과 아이올리소스에 버무린 가리비(또 다른 해물류도 있었음). 무슨 맛인지 전혀 상상이 안 감.


나에게는 이 디쉬가 그날 최고의 쇼크였다. 제일 놀라웠던 것은 이파리 한입, 새끼손톱만한 치즈, 소스 한 방울이 너무나 강렬하고 생생한 맛을 뿜어냈다는 것. 특히 저 초록색 소스는 샐러드 야채로 자주 등장하는 arugula를 쓴 것 같은데 무슨 농축엑기스 폭탄이 입안에서 터지는 듯한 정도의 강렬함이었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극강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이런거구나 싶었음. 먹고 한참 정신놓고 있었다. 

그 다음은 밥/면류 삼총사. 보리된장 리조또와 시금치 볶음밥, 그리고 청양고추 수제비  세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세명이었으므로 한가지씩! 요것들도 다 맛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마일드한 느낌으로 약간 쉬어가는 느낌.

보리 된장 리조또. 가운데 동글동글한 하얀 녀석들은 무엇일까요?
무려 깍두기. 정말 알싸하게 매운 맛이 난다.

이건 시금치 볶음밥. 역시 깍두기와.

이건 내가 시킨 청양고추 수제비. 베이컨의 고소함과 크런치가 지나가면 크리미한 소스가 느껴지고 그후 치고 올라오는 역시 정제된, 그러나 확실한 매운맛. 거기다가 완~전 쫄깃한 치자반죽 수제비. 

이 쯤 먹고나니 메인이 너무너무 기다려졌다. 도대체 뭐가 나올 것인가.

그리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브리오슈로 감싼 연어. 그리고 몇가지 야채/과일 다이스와 망고 소스. 이것도 역시 다양한 맛이 너무 조화롭게, 그러나 각각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일단 드셔보시길.

너무나 아름다운 비주얼의 이 디쉬의 이름은 '보물섬'. 가자미와 각종 야채, 그리고 조개국물. 맛의 조화는 좋았으나 식감면에서 생선이 약간 더 부드러웠으면 어떨까 싶었다.

이 날 세명 모두의 찬사를 얻은 메인인 '오감만족 돼지보쌈'. 참 재밌는 이름. 정말 한폭의 그림같다고!
바삭쫄깃부드러운 돼지고기와 달달하고 부드러운 양파? 소스와 고추가 잘 어울려 완벽한 한 입을 만들어냄. 강추메뉴.

이제 디저트가 나올 차례. 메인들은 너무나 맛있었는데 디저트가 약한 것보다 더 큰 실망은 없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한정식집에서 화려한 코스 후 참외와 수박한쪽, 마트서 파는 매실주스 한 잔 내오는 것. 그렇지만 이곳은 디저트를 기대하지 않을수가...

이것은 수정과 맛이 나는 무스/젤리/스펀지케익 조합. 왕신기. 계피향이 강하지도 않고 딱 적당. 아래는 무려 당귀 아이스크림인데 쌉싸르한 맛이 바닐라와 매우 잘 어울렸다.

이것은 팥빙수를 접시위로 옮겨놓은 디저트. 밀크 아이스크림에 올려진 저 쿠키 너무 맛있었으며 녹차무스와 밤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은 디저트이나 재료 자체의 맛을 끌어내고 조합했다기보다는 이미 있는 음식의 맛을 만들어낸 것이라 다른 음식보다는 감흥은 약간 덜함. 수정과에 한 표. 봉에보에서 먹은 엄청난 감동의 토마토 샤베트 같은 디저트가 좀 더 내 취향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흐름에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 그리고 디저트 먹기전에 빵조각 등 테이블 깨끗이 한 번 치워주는 서비스, 매우 간단한데 의외로 안해주는 식당이 참 많으나 정식당은 역시 박박 긁어(?) 깨끗하게 치워줘서 흐뭇했음.

마지막으로 차 혹은 커피와 쑥 피낭시에가 나오는데...이 귀여운 것들 정말 대단했다. 폭신하면서도 쫄깃하고 상큼하고 달달하고 부드러운. 정말 한무데기로 사오고 싶었다.

여기까지가 점심코스. 한국에서 최고의 dining experience였으며 가격대비 너무 만족스럽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식감, 온도, 맛의 조화 등 모든 것들이 100% 완벽하게 계획되고 접시 위에 그대로 실현되어 나오는데, 내가 음식 한 접시를 먹고 있다, 이런 느낌은 좀 덜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다. 그렇지만 정제된 완벽함과 섬세함이 끌어내는 미각경험의 정점. 왜 분자요리가 이렇토록 각광을 받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식사였다.

여담으로, 블로그들을 읽다보면 정식당 관련해 한식의 진정한 세계화가 뭐니 New Korean이란 이름이 적합하지 않다니 말들이 있는데, 요리는 결국 Anthony Bourdain이 말한 것 처럼 Pleasure Business, 쾌감을 위한 것 아닌가. 어떤 요리법이던, 재료던, 다양하게 조합하고 창조해서 먹는 사람에게 이 정도의 놀라움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훌륭한 요리라고 생각한다. 거기다 한식에서 쓰이는 다양한 맛의 조합에서 영감을 얻고 신선한 비주얼과 식감을 부여해 한식에 익숙한 한국인들도 새롭게 먹어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데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도산공원 근처에 위치한 이곳의 더 자세한 정보는 윙버스 링크에서 확인해 보시길. (02) 517-4654로 예약은 필수. 일요일 휴무라 들었는데 블로그 보다보면 가신 분도 계신 듯? 여튼 확인 요망.

ps. 얼른 돈 모아서 이제 저녁코스 도전해야지. -ㅅ-
pps. 정식당의 로고는 올리브 가지와 냉이.
<출처 - http://blog.naver.com/power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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