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한창 일하고 있는데 오후에 어떤 남자애 하나가 스타쥬를 하러 들렀다. 곧 CIA 졸업에 (흔하디 흔하지만) 문신도 있으시고 칼도 좋은 거 있길래 쫌 하나, 싶었는데 처음 기본적인 작업은 열심히 하더니 어째 슬슬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당근 5mm 다이스를 시켰는데 끙끙대며 완전 짜증나는 작업이라고 투정을 부리질 않나, 렌즈 끼고 오는 걸 깜박했다는 (헛)소리를 하질 않나. 게다가 셰프 셰리가 당근 자투리 담을 통 가져오라 했는데 것도 바로 안 해서 결국 내가 가져오고; 알고보니 원래 내일 일하는 날이었는데 본인이 착각해 오늘 들렀고. 뭐 여튼 포인트 얻을 기회를 계속 놓치는 와중, 셰프 셰리가 당근 다 끝내면 인턴쉽 관련해서 얘기 나누자는데 9시도 안되어 돌려보내는 분위기가 영 심상찮다. 아니나 다를까, 썩소를 띠고 오피스에서 나온다. 바이바이~
- 방학이라고 동부에서 혼자 샌프란까지 스타쥬를 하기 위해 날라왔는데 첫날부터... 안타깝다 ㅠㅠ 것도 순전 SPQR만을 위해 날아왔는데 -_-
- 웬만하면 인턴으로는 다 채용하는 줄 알았는데 나는 덕분에 자부심과 자신감 상승 ㅋㅋ
- 알렉스는 덩달아 까임. 같은 학교 출신/후배라 기대했는데 꽤 실망했다며 셰프 셰리 한숨. 거기다 저번에 일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오피스로 불러 얘기했더니 심지어 울기까지 했단다. 어이구 우리 알렉스 ㅜㅜ
- 그러더니 나한테 여름 후 계획이 어떻게 되냐며 여기 더 있고 싶냐고 은근슬쩍 물어봄. 비자 해결되면 풀타임 채용되는 거임?!!??!
- 셰프 맷이 오늘도 줄기콩(Romano Beans) 다듬고 있길래 오늘 30분안에 다 다져버릴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You are the queen of these! Well, you are the queen of many things right now" 란다. 하여튼 셰프 기분 띄워주는 재주는 참 좋으심 ㅋ 여튼 요새 나의 스페셜티 몇가지:
- 로마노 줄기콩 정확히 빨리 다지기
- knife skills는 그래도 내가 프렙위주로 일하는 cook들 중에서는 제일 좋은 편에 속하는 것 같다. 오늘 줄기콩 소스용 셀러리 (완벽한 4mm 정육면체 아이들-_-) 다지는데 셰프가 맨날 나 시간되는 토요일날 해야겠다며 씩 웃음
- 옥수수알 이쁘게 빨리 까기
- 버터 크루통 만들기 (오늘 빵 재단도 배움)
- 가니쉬로 올라가는 오이 피클 만들기 (이건 SPQR에서 나만 할 줄 안다 ㅎㅎㅎ)
- 마지막으로 나의 요새 favorite 프로젝트인 돼지고기 삶아 틀에 굳혀 테린만들기! (Pork Legs라 불린다) 오늘 간도 내가 혼자 다 맞춰 완성해버렸는데 나중에 서비스 직전 모양 다듬다 나온 자투리 먹으며 셰프 셰리가 Joowon makes such good pork legs란다. 오늘 처음으로 좀 벅차 울컥했다 으흐흐...
- 기타 등등
- 토니 아저씨 이젠 대놓고 잘 챙겨주는 거 생색내심. "I'm so good to you, right?" ㅋㅋㅋ
- 로드리고 아저씨는 여전히 유치찬란한 장난을 시도때도 없이 -_-;
- 다음주 일요일 스태프밀로 잡채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15인분 잡채라...
- 내일 또 플레이팅 할 듯! ㅇ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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