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일지
Day 17 - Another good day in the kitchen
joowon
2012. 6. 30. 17:10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무차별적으로 순서없이...
- 하나하나씩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가는 건 참 신난다~
- 우선 돼지고기 뒷다리 살을 손으로 찢어 간을 한 후 틀에 꽉꽉 채워 퍼즐처럼 맞춰 넣는 프로젝트가 있다. 저번주에는 돼지고기를 셰프가 이미 시즈닝을 완료한 후 데모를 해 주고 내가 틀을 마저 채웠는데, 오늘은 내가 돼지고기 찢는 것부터 시즈닝에 틀에 넣는 모든 작업을 했다. 셰프 왈, "다음번에는 내가 간도 확인 안 할 것이니 완전 믿어보겠어!" ㅋㅋ
- 저번주에 셰프 Matt이 가르쳐 준 크루통을 오늘은 혼자 만들었다. 바로 옆에서 셰프가 지켜보고 있는데 진땀이 'ㅁ' ;; 다행히 바삭바삭 잘 만들어졌다. - 파스타 중 pappardelle 포장하는 것이 제일 좋다. 아마 면을 제일 소중히 다뤄야 하는 파스타라서? 넓은 리본 7개를 곱게 겹쳐서 예쁘게 말아 비닐에 개별포장하고 있으면 실크를 다루는 느낌...
- 오늘 오랜만에 칼질 좀 신경써서 했다. 여름철이라 맨날 옥수수 가지고 신메뉴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에는 감자와 칠리페퍼를 가지고 뭘 하시려나 보다. 감자는 옥수수알 사이즈로, 페퍼는 2mm -_-로 썰으라는데, 그냥 다지지 말고 네모인 것이 보이게 재단하라는 셰프 말씀... 흐엉 ;ㅁ;
문제의 2mm 네모 칠리페퍼.
- 이틀 연짱 덱스터가 내 칼을 너무 함부로 다뤄 오늘 진짜 열받았다. 어제는 심지어 진이 잔뜩 묻어나는 오크라를 썰어놓고 씻지도 않고서는 서랍에 처박아 놓더니, 오늘은 밑에 내려갔더니 세...세상에 식기세척기에서 칼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진짜 살기를 느꼈다 쿠오오오.... 심지어 셰프 Matt도 내 칼을 쓰고는 깨끗이 씻어주시는데 이놈이!!!! 퇴근할 때 사과 제대로 안 했음 진짜 크게 뭐라 할 생각이었는데 눈치는 빨라서 -_-
- 칼 얘기가 나왔으므로... 그 동안 손목에 너무 수직으로 힘을 주고 칼질을 했었다. 이제 좀 더 부드러운 수평 모션을 쓰자. 잘못함 팔목 나갈뻔 했다. Thanks Chef Jordan!
- 확실히 사람들이 라인에 서면 살벌해지고 팍팍해진다. 대신 좀 더 여유가 있는 프렙키친 2층으로 올라오면 수다수다에 활발해지고 착해짐. ㅋㅋㅋㅋ
- 거의 매일 느끼는 거지만, 정말 SPQR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잘 도와주고 정이 쌓여서 좋다. 특히 나를 너무 아껴주시는 우리 로드리고 아저씨.. 맨날 카푸치노 챙겨주는데 오늘은 물까지 챙겨줘서 감동감동 ㅠㅁ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