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나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며 (맛집이라는 단어는 너무 유행어 같아 잘 안쓰게 됨) 밖에서 먹을 기회를 그저그런 음식으로 낭비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어제 저녁은 너무 익힌 펜네 면에다가 밍밍한 토마토 소스, 거기다 몇 개 보이지도 않는 대충 익힌 가지 슬라이스들. 게다가 가격은 무려 이만천원. 음식 남기는 것이 너무 아까워 다 먹긴 했다만.

만석이었던 그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같이 간 데이트남이 리뷰사이트에서 자신있게 골라온 곳이었다. 몇십 명의 사람들이 다 좋은 평점을 줬고 사진들도 맛있어 보인다고. 겨우 두번째 데이트인지라 통후추니 정제후추니 따지는, 음식에 관한 나의 초울트라까다로움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오우, 여기 파스타 정말 맛있죠?" 하면서 씩 웃는 그의 얼굴에 그냥 미소를 띄우며 끄덕거렸다. 식사 후 사람 와글와글한 카페에서 탄맛나는 밍밍한 커피 한 잔과 뻑뻑한 티라미수 한 조각을 먹고 나니 그저그런 음식으로 배만 채운 듯한 느낌에 기분 다운. 물론 그 카페도 소위 맛집매니아라 지칭하는 그분의 추천이었고. (바이바이)

집에 와서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해 봤다. 레스토랑과 카페 두 곳 다 별 다섯개 만점에 평균 네개로 선방, 거기다가 각각 백여개에 달하는 댓글들. 대충 훑어보니 "여기 진짜 친절해요", "양 많아서 좋아요", "사장분이신 거 같던데 인상 되게 좋으시더라구요", "인테리어가 너무 아기자기 하고 이뻐요"라는 멘트로 가득했다. 어떤 사람은 빵 리필이 안되서 별 하나 뺐댄다. 어떤 사람은 사람 수대로 안 시켜도 된다 해서 별 하나 추가. 누구는 자기 카드가 결제가 안되서 결제 하는데 오래 걸렸다 해서 별 하나 빼고. 잠깐, 도대체 음식에 관한 얘기는 어디있는 거지? 아 밑에 하나 있네. "여기 파스타도 맛있고 피자도 맛있어요!" ......이보다 더 막연할 수는 없을 뿐이고.

나도 윙버스 같은 리뷰 사이트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맛집 블로그들도 종종 돌아본다. 그렇지만 넘쳐나는 글들과 사진들 중,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얼마나 될까? 한참 보다가 좀 괜찮은 곳을 찾았다 생각이 되면, 어김없이 별 한 개 줘 놓고 식당 내부가 너무 춥고 웨이터가 불친절했다는 혹평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곳을 봐도 양이 너무 적거나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불평불만. 음식 자체와는 별 상관없는 멘트들과 별점 외에, 이제는 돈을 받고 작성해주는 리뷰들도 있다. 맛 자체가 워낙 주관적인 것이지만, 아예 거짓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가 잘 들리는 건다운 님의 야후 블로그 관련 포스팅을 보면 좋은 예가 나와 있다. (이 분은 음식 자체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좋다)

물론 음식외에 그 곳의 분위기, 가격, 그리고 특히 서비스는 전체적인 인상뿐만 아니라 음식 맛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언가가 특별나게 훌륭하거나 최악인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돈케어. 게다가 종업원이 설사 뜨거운 국을 당신의 무릎에 쏟았다 치더라도, 식당에 별 한 개를 주는 대신 그냥 그날의 운수나쁨을 탓해야 하지 않는가? 그 식당이 오는 손님한테 매번 국을 쏟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물론 서비스가 전체적으로 항상 별로인 곳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곳은 대부분 종업원의 100% 서비스를 기대할 만한 고급 식당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위생이 문제되는 곳은 요리의 기본을 못 지키니만큼 요리 자체도 그냥 그런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내가 그 식당에 다시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음식이 별로였기 때문이지, 불친절한 웨이터나 불편한 의자때문에가 아니라는 얘기다. 

감동의 쓰나미를 몰고 오는 음식은 먹는 순간 다른 것들에 대해 잊어버리게 된다. 음식이 그저 그럴때, 다른 것들에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끼는 곳들에 대해 블로그에 올릴 때는 그 곳의 음식 자체, 맛, 텍스쳐, 재료, 요리법 등등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다. 좀 특별한 점이나 들어줄만한 에피소드가 있을 경우에는 함께 소개하겠지만 감동치 상위 20%에 들어가는 곳들만 공유드릴 테니 일단 가보셔도 좋음. 

달걀은 맛있는 만큼 참 다루기가 까다로운 존재다. 달걀로 부엌에서 하는 작업들을 생각해보자. 우선 껍질 들어가지 않게 잘 깨뜨리기, 노른자 터트리지 않고 예쁘게 후라이 부치기, 각잡아서 반듯한 계란말이 만들기, 노른자가 가운데 오고 푸른끼 없이 달걀 삶기, 원하는 정도로 알맞게 반숙하기, 흰자거품 단단하게 내기, 얄팍하게 지단 부치기 등등 좀체 수월한 것이 없다. 게다가 흰자라도 바닥에 흘렸을 경우 박박 문질러 비누칠해서 닦지 않는 이상 계속 미끄덩 미끄덩. (좋은 팁 있음 공유좀 플리즈)

달걀이 이렇게 다루기가 어려운 이유는 힘과 열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다. 계란 후라이를 예로 들어보자. 어느 저녁, 별다른 반찬이 없어 후라이나 해먹으려고 달걀을 하나 꺼내고 팬을 불에 올려놓는다. 기름을 휘 둘러주고 잠깐 핸드폰이랑 놀다가 손을 올려보니 뜨겁게 달궈졌다. 의기양양하게 후라이팬 가장자리에 달걀을 터프하게 탁탁 두드려 깬다. 달걀이 팬위로 퍼지며 뜨거운 기름에 흰자가 치직거리며 하얗게 익는다. 엇 껍질이 들어갔다. 손가락으로 빼내려는데 미끄덩거리기만 하고 자꾸 빠져나간다. 그러다보니 흰자는 다 익어버려 껍질이 보이질 않는다. 에잇, 모르겠다. 포기하고 윗면을 슬쩍 익혀주려 뒤집으려는 찰나, 어라, 흰자가 바닥에 붙었다. 뒤집개로 밑면을 몇번 퍽퍽 긁어주니 떨어진다. 그런데 너무 터프하게 긁었는지 노른자가 다 터져서 마구 흐른다. 대충 벅벅 긁어서 익혀준 다음에 얼른 그릇에 담고 누가 내 처참한 요리감각을 눈치챌까봐 두입에 끝내버린다. 

상상했던 후라이
<출처: http://whatscookingamerica.net>

현실속의 후라이
<출처: http://whatupduck.com>

계란후라이 따위야 컵라면 정도로 쉬운거 아닌가, 하며 좌절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달걀은 절대 다루기 쉬운 존재가 아니기 떄문이다. 위의 예에서 가장 큰 실수 하나, 너무 처음부터 열을 세게 가했다. 여자들도 너무 처음부터 들이대면 호감있다가도 완전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는가. 거기다가 너무 터프하게 다뤘다. 스킨쉽과 똑같단 말이다! (응?)

여튼,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달걀은 삶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지 몇초만에 익어버리기 때문에 원하는 색이나 형태를 살리려면 극도의 정교함과 스피드가 필요하다. 항상 같은 세기의 불이 아니라 세게 할 때와 약하게 할 때를 잘 알아서 불 조절을 하고, 민첩하게 해야 한다. 한마디로 밀당을 잘해야 한다.

그럼 아래와 같은 오믈렛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달걀 두세개를 멍울 없이 젓가락으로 잘 풀어준다. 고운 체에 한 번 내려 알끈을 제거한 후, 생크림이나 우유를 한큰술 추가해 약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소금과 백후추로 간 잊지 마시고.

을 중불 달궈주는데, 약 지름 15-18cm의 둥근 후라이팬이 좋다. 버터 반큰술과 기름 반큰술을 둘러준다. 버터만 하면 발연점(기름이 연기가 나는 온도)이 낮아서 쉽게 타고, 기름만 하면 너무 미끄럽고 버터의 고소한 맛이 없다. 바닥만이 아닌 가장자리도 잘 기름칠을 해주신다. 

을 살짝만 낮추고, 한큰술 정도를 남겨 놓은 나머지 달걀 푼 것을 한번에 스르륵 부어준다. 가장자리가 익는 것이 보일때 바로 빠르게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주며 몽글몽글하게 스크램블을 만든다. 몽글이들이 한 엄지손톱만한 것이 좋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아직 달걀물이 촉촉하고 빤짝이게 고여있는 정도로만 익혀줘야 한다는 것이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몽글몽글 볼륨이 제대로 안나고, 너무 높으면 정말 5초 이내에 다 꾸덕하게 굳어버린다.) 너무 굳지는 않았는데 촉촉한 달걀물이 고인것이 안보이면 아까 남겨뒀단 달걀물을 마저 부어준다.

재빨리 을 제일 약하게 줄인다. 이때 팬이 많이 달궈져 있거나 열전도가 오래가는 팬이라면 불에서 바로 띄어준다. 몽글몽글한 스크램블 덩어리들을 납작하게 넓은 타원형으로 모양을 잡아준다. 그 다음에 후라이팬 손잡이의 반대쪽 가장자리로 슬쩍슬쩍 밀어준다. 달걀의 가장자리가 팬의 옆면에 걸쳐질정도로 밀어졌으면 후라이팬을 살짝 기울여 그 가장자리 밑면이 먼저 익도록 해준다. 아랫면이 얇게 굳어졌으면 주걱이나 스패츌라로 가장자리를 접어주며 안으로 만다. 그리고 반대쪽에서 가장자리 쪽으로 한번 더 밀어준 후 다시 안으로 마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다시 밀고 말고 한 후 계속 살짝씩 밀어주면 얘가 저절로 말리기 시작한다. 길쭉한 럭비공 모양으로 다 말아졌으면 여전히 가장자리에 놓고 살살 굴려주며 팬을 기울였다 눕혔다 하면서 전체적으로 고루 노란색으로 예쁘게 익혀준다. 

을 넣고 싶다면 원하는 재로 조금 물기 없이 준비한 후 처음에 스크램블 둥그렇게 펴 준후 약간 바깥쪽 가장자리에 올려놓는다. 이 때 그냥 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약간 박아준다는 느낌으로 눌러준다. 그렇지 않으면 말 때 다 튀어나온다. 

아 저 느글느글한 체다치즈의 자태...


정확히 몇시간인지는 모르지만, 하루 중 내가 인터넷에서 보내는 시간은 좀 챙피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대게 컴퓨터 앞에 않으면 먼저 이메일 확인으로 워밍업. 메일을 보다보니 트위터에 새로운 팔로워가 생겼다는 반가운 알림메세지. 유후거리며 트위터에 로그인해 프로필을 보려다가 새로 올라온 몇십개 메세지에 잠시 한눈팔림. 읽다가 누가 독일 와인에 관한 질문을 올렸는데 윽, 답해주려니 예전에 다 배운거였는데 기억 하나도 안난다. 당황해서 즉시 독일 와인 검색해 나오는 글들 한 번 섭렵해주고 일시적인 안도감에 잠시 안정을 취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싸이서 방명록 남기고 클럽들 들려서 새글 확인하고 창을 닫으려는데 네이트온에서 친구가 웃긴거라며 동영상 링크를 보내준다. 보면서 한참 키득대다 관련 동영상들 몇 개 클릭클릭. 잠깐, 이메일 확인 아직 다 못했는데.  

이러다 보면 오늘은 11시에 잠들자, 라는 결심은 안드로메다에 가 있기 태반. 그러나 나에게 인터넷만큼 조심해야 할 곳이 있다면 바로 부엌. 한 번 발을 담그기 전에 스스로 정신차리지 못하면 오늘밤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오늘 비도 추적추적 오고, 자격증 시험 공부에 운동도 해야하고 빨래도 밀렸는데 집에 오니 벌써 일곱시반. (마을버스 평소 십분거리 무려 40분걸림 웩.) 대충 씻고 공부할 거리를 뒤적거리다보니 출출해졌다. 오늘은 할일이 많으니 대충 때워야겠군, 하면서 냉장고 앞을 알짱거리다가 라면을 발견했다. 오늘 하루종일 좀 잡스럽게 군것질을 많이해서 약간 건강스럽게 만들어줘야 할 것 같은 압박에 냉장고를 열었다. 흠, 유통기한 3일 지난 우유라, 패스. 곰팡이 핀 치즈(비싼건데 왕짜증)도 패스. 오, 애호박 짜투리와 표고버섯이 있다. 앗싸. 어라, 양파도 있네. 아 맞다, 그제 잡고 얼린 닭도 있지.

주섬주섬 라면토핑(?)을 챙기다보니 어느새 식탁위에는 나름 괜찮은 재료들이 수북히 쌓였다. 갑자기 조미료와 튀긴 면빨따위로 오염시키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며 계획 급수정. (이때 정신차리고 멈춰야하는데 말이다) 간장에 설탕에 파, 마늘, 생강까지 다져주고 레몬즙까지 넣어줬다. 닭과 버섯을 재우고 돌아섰는데...밥이 없다. 국수는 있나? 

동서남북 찬장과 서랍을 다 뒤졌는데 나온건 스파게티면 몇가닥 뿐이었고.  아, 결국 라면에 볶아야 하나 잠시 좌절하다가 순간 (정말 정신이 나갔는지) 저번에 만들었던 칼국수면처럼 수타면으로 만들면 대박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밀가루랑 물 반죽하다 시계를 보니, 헉, 아홉시...

신나게 볶아서 먹고 소파에 잠시 앉아 정신을 차려보니 설겆이는 한가득에 완전 피곤이 몰려왔다. 

공부해야지...
빨래해야지......

하며 주니를 끼고 티비를 보다가 깜박 졸았는데. 일어나니 이제 정말 잘 시간.

오늘도 이렇게 말렸다. 

ps. 문제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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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닭 잡기

요리단상 l 2010. 4. 24. 22:57
요새 양식 조리 자격증 실기 준비한다고 난리다. 그 중 가장 익숙하지 못한 것은 역시 다뤄본 경험이 제일 적은 생닭과 생생선 다루기. 그래서 주말 전부터 닭 포뜨기 연습한답시고 목우촌 닭 한마리 사놓았다.

금요일 밤에 느지막히 집에 들어와 유희열 아저씨가 오랜만에 생각나 티비를 틀었더니 엥, 기다려도 기다려도 뜨질 않는다. 인터넷 뒤져보니, 웬걸, 결방? 아니 막장 드라마들은 버젓이 방송하면서 왠 음악프로그램을 결방시키니. (개콘도 이제 4주째 결방중이라 완전 짜증나 있음)

갑자기 할 일 없어져 사놨던 닭 잡았다. 시작시간 오전 영시 삼십사분. 목표 시간 십오분. 타이머까지 준비함.

뭔가 야시시해 보이는 푸르딩딩한 미스터 생닭

...십삼분 사십이초 후.


가죽과 살만 남았다.

호러영화 찍은 기분. 쩝.
난 보통 먹는 닭소돼지살코기 및 회를 포함한 해산물류 이외에 다른 부위들이나 동물들을 그렇게 찾아다니면서 즐겨먹는 편은 아니다. 곱창도 작년에 처음 먹어봤고 아직도 몇 점 이상 잘 안먹으며, 남들이 눈에 불을 키는 족발이나 좀 더 매니아적인 닭발도 우와 맛있겠다 침 뚝뚝의 리액션은 전혀 없으니. 완전 미식가이셨던 아버지 덕택에 순대집 가면 나오는 온갖 종류의 절대 뭔지 알 수 없는 고기류들을 어릴 적 부터 접해보긴 했으나 역시 침 뚝뚝은 아니다. 때문에 친구들 만났는데 곱창집 가자 그러면 마음이 무거워져서 어흐흐...(우리 그냥 삼겹살은 안되겠니)

그렇지만 작년말, 요리에 좀 더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소금을 맛만보고 비교할 수 있는 셰프들이나 어릴 적 산속에서 온갖 풀과 약초를 다 뜯어먹어 본 산당 임지호 선생 등의 얘기를 접하게 되니, 이건 정말 닥치는대로 다 먹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마침 작년말, 회사에서 아주 퍼펙트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바로 북경 출장. 다음과 같은 사진들 블로그에서 많이들 보셨겠지?


 역시 중국에서의 열흘간 출장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음식점들의 메뉴는 전부 크기도 두 팔로 펼쳐들어야 할만큼 크고 무겁고, 앞뒤로 사진까지 빽뺵히 스무장에 야채 요리만 수십가지가 기본인 거의 '음식사전' 수준이었다. 자주 본(먹지는 못하고...) 아이템은 돼지 귀, 거위 곱창, 소 혀, 해마 정도? 으허허.

열흘 중 제일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페킹덕(Pecking Duck), 베이징 오리로 잘 알려진 오리구이를 먹으러 유명한 체인점을 갔었을 때였다. 난 단순히 오리고기와 반찬 조금 정도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웬걸, 오리 을 먼저 에피타이저로.


뭐, 이 정도는 고급 프랑스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푸아그라랑 똑같지 뭐, 라고 한 점 덜어놓고 야금야금 하던 중 다음 녀석 등장.


고기 같긴 한데 호두 같이 생기기도 했고 무슨 열매 같이 생기기도 해서 옆의 친구에게 물어보니 오리 심장.

그리고 드디어 오리 살코기(껍질 20%). 원래 먹으러 온 거였는데 잠시 잊고 있었음.


그리고 요로코롬 오리 기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껍질만 서빙.(지방은 맛이 굉장히 잘 배어 들기 때문에 동물성 지방은 다 특유의 맛이 있다. 요리할때 기름 선택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


다음 타자. 크억 이것은 무엇이냐. 


오돌도돌 아주 씹히는 맛이 예술이게 생긴 다름 아닌 오리 . 그렇다. 오리 발을 닭발처럼 쪽쪽 빨아먹는 것도 아니고 저며서 통째로 씹어먹는다.

그리고 제일 대망은 차마 호러물로 분류될까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오리 머리다. 부리도 그대로 있고 심지어 반으로 뚝 갈라서 를 먹으라고 내놓는다. 그나저나 생선머리는 아무 느낌 없는데 오리 머리는 수줍어(응?)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손톱 만하게 올린다.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 나온다. 난 경고했다구)


결국 친구들의 푸쉬와 전문가가 되려면 이 정도야, 라는 과시욕 플러스 용기 플러스 압박이 가해져서 하나씩 다 먹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오리 혀(으하하하)를 먹고난 후에는 정말이지 오리 한마리가 식도를 타고 꽥꽥대며 올라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영화 '에일리언'의 인간 몸에서 에일리언들이 알깨고 나오는 장면을 볼때 드는 그 기분 말이다. 꺄아아. 다행히 옆에 있던 이과두주 한 잔으로 속을 달랬다.(50도 알콜에선 다 죽잖아, 그지?) 입가심하라고 찐한 오리 육수 혹은 엑기스 한 그릇 주긴 했는데, 뱃속에 들어가면 진짜 오리를 살려내버릴 성수 같은 느낌이어서...

사실 맛은 꽤 괜찮았다. 그리고 전부 처음 경험해 보는 맛이고 텍스쳐이고, 뭐 요리 공부에는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선은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더 많이 먹을수록 더 많이 안다라는 것이 유일한 진리일까? 그나저나 누가 처음 오리발을 먹어보자 생각했을까 도대체. 보통 우리가 생각하듯이 그냥 에이 정말 배고팠을거야, 가 이유일까나. 정말 바나나나 사과 정도 외에는 도대체 저걸 왜 먹기 시작했을까 항상 궁금하다. 

여러분이 여태껏 먹은 것 중에 제일 새로웠던(or 쏠렸던) 건 뭐였는지?

칡뿌리와 수타면

요리단상 l 2010. 4. 19. 21:32

어릴 적에는 책 읽는 것이 그렇게 재밌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 즈음 전까지는 자기전에 네다섯권씩 머리맡에 쌓아놓고 등 하나 켜 놓은채  늦게까지 책을 읽다 학교에 지각하는 것이 굉장히 잦았다. 그 중 제일 좋아했던 책들 중 한권은 Laura IIgals Wilder(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 시리즈의 첫 권인 Little House on the Prairie(초원의 작은 집)였는데, 정확히 세 본 적은 없으나 아마 일백번이 넘게 읽도록 읽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세계 전집으로 접하신 분들도 꽤 있겠지만, 간략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아버지 어머니 딸 셋으로 이뤄진 미국의 한 가족이 서부로 이주하면서 초원에서 집짓고 밥짓고 농사짓고 우물파고 소기르며 말타며 사는 알콩달콩 모험기이다. 어떻게 보면 사소해 보이는 이 얘기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의 셀러가 되고 내가 백여번씩 읽은 이유는 일상적인 것들을 굉장한 디테일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직접 벤 나무를 일일이 반으로 갈라 바닥에 깔아 근사한 마루를 만든 후 또 일일이 손으로 훑으면서 나무가시가 없도록 확인하는 일이라던지, 직접 우유를 짜 몇일에 걸쳐 저어주며 당근즙을 짜 넣어 버터를 만든다는 일이라던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마루, 버터, 문, 우물, 옥수수가루 등등을 직접 창조해서 장만해 가는 스토리 한 문장 한 문장에 나는 완전히 빠져들었고, 머릿속에 그 장면들을 그리며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희열과 기쁨을 느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라면서 나에게 직접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최고의 관심사였다. 집에서 어머니가 케익을 구울때면 귀찮으리만큼 옆에 붙고 끼어들었고, 학교에서 제일 재밌는 수업은 토마토를 키우고 바느질을 배우는 가정 시간이었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누가 직접 고추장을 담구거나 치즈를 직접 만들었다는 포스팅을 발견하면 옛날 '초원의 집'을 읽을 때와 같이 완전 흥분하는 것은 예사. 방학때는 대부분 두유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의 실험을 하며 보내기 일쑤였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직접 만들어 보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냐고? 글쎄, 그러게 말이다. 슈퍼에 가면 이미 다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고 포장도 되어 있고 두부 한 모에 십만원씩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얼마 전 잡지를 읽다 너무 고마운 칼럼을 발견했다. 아마 한겨레였던 것 같은데, 이찬웅 씨라는 박사과정을 준비하시는 분이 쓰신 '칡과 커피'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저자가 어렸을 적 전근간 시골의 학교 친구들은 정확하게 주변과 뿌리의 겉만 보고 달달한 칡뿌리가 어떤 건지 금세 알아낼 수 있는 '감성'이 있었고, 그건 절대 쉽게 몇 번의 연습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친구들은 단순히 이미 수확되고 다듬어지고 포장된 칡뿌리밖에 접한 적이 없는 아이들과 달리, 그 이상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 훌륭한 글을 망치기 전에 한 문단 인용을 하도록 하겠다(사실 귀찮음...응?):

커피는 브라질·콜롬비아 어느 고장의 것이다. 뛰어난 감성은 그곳에 가닿아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은 상품화 때문이다. 상품화는 이익을 내기 위해 선을 분절한다. 재배와 소비는 직접 연결되지 않고, 농장·하청·착취·수입·유통·광고·판매·할인 등으로 조각난 단계를 거쳐 연결된다. 원두커피를 매장 테이블에 늘어놓고 원주민들의 사진을 원용하면서 조각난 선을 상상적으로 연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니다. 분절된 연쇄의 끝에 대도시가 있고, 도시는 상품의 출력 단자로 포위된다. 그에 맞춰 소비자의 감각은 입력에 반응하는 단말기에 가까워진다. 이런 경우 단말기가 아무리 정교해지고 복잡해지더라도, 그것은 감성의 수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문단을 읽는 순간, 난 무릎을 탁 쳤다. 난 단순히 맛있는 커피의 은은하면서도 다크한 스모크와 초콜렛 향을 느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빈이 익어가는 농장의 모습, 수확하는 인부의 모습, 상업화로 인한 폐해, 공정거래의 시스템과 중요성 등을 함께 느끼며 그 선들을 이어가고 알고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밤 저녁은 직접 만든 손칼국수. 면을 우리밀과 정수기 물, 천일염으로 직접 반죽하고 원하는 굵기와 길이대로 재단하면서(이것도 직접 만드는 것의 대단한 장점이다) 엄청 뿌듯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자랑스러운 마음에 인터넷 서핑을 좀 하고 있는데 평소 내가 즐겨읽는 블로그 쥔장 밥 아저씨 왈, 파는 밀가루들이 맘에 들지 않아 직접 밀을 갈아 파스타를 만들었다..........난 이제 밀을 직접 재배해야 하나?

참, 국수 직접 밀면 농담 아니고 몇십배백배천배 더 맛있다. 진짜 비교 안됨.



지난 9일, 자신의 발 사진으로 유명한 발레리나 강수진의 갈라쇼를 보러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와줬다. 공연 전 엘레강스한 옷차림에 좀 어울리지 않는 백년옥에서 두부비빔밥과 녹두전을 배불리 먹고 나니 공연중 졸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배에 힘을 주고 오랜만에 신어준 구두를 또각거리면서 오페라 극장으로 들어가니 그 안은 이미 수천명의 사람들로 웅성거림이 가득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아까 비빔밥의 고추장 기운이 입안에 맴돌았다. 젠장, 파스타를 먹을걸. 백을 뒤지며 껌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종소리가 들리며 불이 어둑해지더니 순간 공연장 안은 암흑과 정적으로 가득찼다. 그 고요함 속에 부스럭대며 껌 종이따위를 깔 자신은 없어 그대로 껌을 손에 쥔채로 동작정지. 


공연 연출이 어둠을 너무 즐기시는지, 뭔가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오프닝이 터져주려는지, 기다림이 길어지자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터져나오고 사람들이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껌을 재빨리 입에 까서 넣어주고) 그 드라마틱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해이해지는 집중력을 달래며 열심히 앞쪽을 응시하고 있던 찰나, 1층에서 반딧불떼처럼 하나 둘씩 켜지는 핸드폰 조명들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아래로 흘렀다. 순간 무대위에 무언가가 나타났고, 재빨리 고개를 들었으나 내가 기다리던 그 순간은 이미 놓쳐버렸고. 공연 내내 계속되는 핸드폰떼의 조명 테러 탓에 좀처럼 백프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기다리는 급한 연락이 있으며, 뭐가 그렇게 급히 확인해야 하는 문자가 있단 말인가? 그래 없는데 그렇게 습관처럼 때와 장소 못가리고 열어보는 것 아닌가?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그 와중, 살짝 민망해지며 내 자신의 안 좋은 습관 하나가 생각났다. 바로 베이킹 도중 오븐을 계속해서 열어보는 나쁜 습관 말이다. 그래, 오븐에는 중간에 열지 않고 안을 볼 수 있게 작은 등이 하나 달려있긴 하지...그렇지만 작은 오븐 창으로는 오븐에 거의 뺨을 갖다붙혀도 전체가 잘 보이질 않고 답답하기 짝이 없으며, 자동차 유리처럼 어둡게 코팅되어 있어 색이 제대로 났는지 보이지가 않는단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흑흑흑...(아 이게 아니고.) 마치 받지 않는 남친 전화에 부재중 전화 이미 몇 통 찍어놓고, 그래 난 대인배니 한시간 넘게 하지 말아야지, 한 후 십분도 넘기질 못하고 다시 부재중 전화 한 통 찍는 것처럼. 5분전에는 안 받고 10분전에도 안 받았지만 지금 하면 받을테니까. 5분전에는 빵이 아직 허얬지만 지금 다시 열어보면 마술처럼 갈색으로 변해있을 테니까, 라는 이성으로 절대 설명 불가한 조급증 때문에 계속 열어보는 나쁜 습관 말이다.


자꾸 오븐을 열어보는 것이 좋지 않은 습관인 이유는 열고 닫기를 0.0001초내에 달성하지 않는 이상 열어볼때마다 오븐의 온도가 팍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게는 섭씨 2-30도씩 온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촉촉하지 못한 쉬폰이나, 누르끼끼한 빵이나, 반죽 다 잘해놓고 무언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는 실패감을 맛보기 딱 좋은 지름길인 것이다. 


공연 다음날, 브런치로 먹을 베이글 반죽을 하면서 이번에는 절대 중간에 오븐에 손도 안댈거야, 라고 머릿속에 각서를 썼다. 반죽을 오븐에 넣고 손톱을 깨물면서,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강아지랑 놀면서, 게임을 하면서, 동동거리면서 타이머가 울리기만을 기다렸다.(굽는 시간 20분도 안됨) 그러다 땡 치자마자 오븐 앞으로 달려가니 구수한 갈색의 둥그런 녀석들이 꺼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강수진 언니 감사합니다!


ps. 베이글에 트위스트를 좀 주어봤다. 어떤가?

pps. 반대로 우리 강아지(사실 십년된 개님)는 하루종일 눈을 못 떴다. 뭘 했다고 피곤하니?



누구나 한번쯤은 그렇듯이, 두어달 전 블로그를 한 번 개설해보자, 라는 결심을 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그래, 나도 멋드러지게 써서 블로깅으로 먹고 살 수 있을거야, 라는 희망에 가까운 야망이 커져갔다. 시작은 창대했으나...로 대변되는 블로거 케이스들이 대부분인 이 레드오션에서 내 블로그를 성공시킬 만한 아이디어들을 고민했고, 결국 그래 이거야, 라는 몇가지로 좁히기까지 이르렀다. 광고요청이 이어지고 포스팅마다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는 내 블로그를 혼자 그려보며 행복감에 가득. 마치 예전 애인 생일케익을 계획하다 버터크림으로 멋드러지게 쓴 그의 이름과, 비싼 버터와 초콜렛으로 무장된 2단짜리 층층케익을 보며 사람들이 꺄아 감탄할 생각에 뿌듯해했던 것처럼.(참고로 우리나라 속담으로 '김칫국부터 마신다'라고 한다나?)

마음 먹은 후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개설은 어디다 할지 한참 고민하고, 한달치 주제를 미리 다 써보기도 하고, 디자인도 그려보고. 그러는 동안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갔고 결국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한채 한달이 흘러갔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선택권이 반드시 자유를 주는 것은 아니다(Choices are not necessarily liberating)'라는 말이 있다. 슈퍼에 치약 사러 갔는데 진열선반 한면 가득을 채우고 있는 수십가지의 치약을 보고 고민하다 머리아픈 경험 다들 있으시겠지. 차라리 한가지만 팔면 그것만 그냥 사면 되는데 말이다. 여튼 고민에 고민을 하는 동안 블로그를 우선 시작하게 되면 그만큼 대단한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에 계획한지 한달이 넘었으나 여전히 난 블로그가 없었다. 

그래서 저번 주말에 결심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간만에 실천하기로 하고 온갖 욕심을 버리고 우선 쓰기로 말이다. 이제 고민은 끝났고 난 마음 편히 글만 쓰면 된다....응? 막상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 : 이미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지 않은(그리고 내 마음에 드는) 아이디 생각해내기는 낙타 바늘 통과하기(생뚱)보다 어렵다.

블로그를 개설하기로 결심한지 한시간째, 난 충혈된 눈으로 티스토리, 이글루스, 텍스트큐브 등에서 아직까지 온갖 단어조합을 시도해 보고 있었다. 역시 계획만 너무 세우다 남친생일 바로 전날밤까지 케익 스펀지도 없이 충혈된 눈으로 레시피를 뒤지고 있던 그날밤처럼. 2단과 크림장식의 욕심을 버리면 일사천리가 될 줄 알았건만. 모든 슈퍼 문 닫은 야밤에 집에는 버터도 없고, 박력분도 없었다. 달걀은 한 개. 밤 12시가 넘었으나 나는 여전히 인터넷에서 분노의 클릭질을 하고 있었다. 뭔가 좀 괜찮아 보이는 레시피를 클릭해 보면 '달걀 3개...' 아님 '버터 넉넉히...'의 테러가 이어졌다.

결국 블로그 신(응?)이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anotherfoodie.tistory.com를 선사하시며 나를 구원해 주셨다. 주소나 디자인이나 백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다음날 아침에 나의 1단짜리 버석버석한 초콜렛 케익을 맛있게 먹어준 옛 애인처럼 여러분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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