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오늘 배운 것만 해도 수두룩.

- 새우 껍질 2초만에 벗기는 기술 (엄지손톱을 한 쪽 껍질 밑에 넣고 긁어내려준 후 꼬리쪽에서 트위스트. 글로 설명하려니 영...)
- 스프를 뜰 때 전혀 흘리지 않고 담는 법 (가장자리에 한번 긁어(?)주는 것이 아님. 그냥 뜨고 나서 국자 밑면을 스프/국 위에 한번 찍어주고 들어올리면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는다)
- 스테인리스 스틸이 열 전도율이 제일 떨어지는 금속 중 하나라는 것(무려 15%)
- 전자렌지에 금속 넣어도 아무 상관없다는 것 (단 날카롭거나 뾰족한 부분 없을시)
- 달걀 흰자에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이 있는데 상당히 큰 차이로 서로 다른 온도에서 응고된다는 것. (63도 vs. 85도) 때문에 달걀은 시간보다 온도의 문제. 온도를 잘 조절하면 굉장히 다양한 텍스쳐가 가능하다.
- 달걀 삶을때 끓는 물에 넣어도 상관없음. 달걀 크기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투하후 6분 10초면 딱 반숙과 완숙 중간.

물론 수업 커리큘럼과 그날그날의 과정은 따로 있으나 이건 추가로 쏟아져 나오는 팁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조금씩 쌓아온 지식과 와서 배운 것도 참 많은데 배우다 보면 너무나 방대하고 새로운 지식들이 많아 여태까지 배운 게 전혀 없는 느낌을 받는다 -_-

날생선의 기생충

JWU 생활 l 2012. 1. 18. 16:23
오 오늘 처음으로 봤다....-_-


고래 회충이라고도 불리는 아니사키스(Anisakis)라는 이 기생충은 수많은 바닷고기에 기생. 미국에서 "횟감"으로 Sushi Grade의 생선은 더 신선하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식약청이 명시한 급속냉동법[각주:1]에 따라 기생충이 소멸한 상태의 생선. 물론 그렇다고 횟집이 전부 냉동을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니지만, 보통 내장에 기생하는 이 기생충은 생선이 죽으면 근육부분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죽은 생선을 바로 내장제거 하지 않으면 감염확률이 높아진다. 감염되면 약으로는 치료 불가하고 내시경을 동반한 물리적 축출이 필요함.

뭐, 이동하더라도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해 오늘 수업때처럼 잡아낼 수가 있다 -_-; 혹은 섭씨 60도 이상으로 충분히 생선을 잘 익히던가.

 
  1. FDA recommends that all fish and shellfish intended for raw (or semiraw such as marinated or partly cooked) consumption be blast frozen to -35°C (-31°F) or below for 15 hours, or be regularly frozen to -20°C (-4°F) or below for 7 days. 영하 35C도 이하에서 15시간동안 냉동. 혹은 영하 20C도 이하에서 7일 동안 냉동. [본문으로]
1. 주방에선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여러명이 움직이기 때문에 옆이나 뒤를 지나갈 때 끊임없이 서로 얘기를 해준다. 예를 들어 뜨거운 팬을 들고 이동할 때 HOT PAN!!! 이런 식으로. 그런데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바로 "Behind you"이다. 칼과 뜨거운 것들을 잡고 일을 하는 도중 서로 뒷걸음치거나 부딫히기라도 하면 다칠 위험이 크기에 지나가면서 미리 얘기를 해 주는 건데, 이게 습관이 되다보니...사람 붐비는 버스 정류장이나 거리를 지나다니면서도 Behind you Behind you 거린다 -_-;

2. 집에서 밥 해먹는데도 식기를 데우지 않으면 찜찜하다.

3. 집에 있는 스토브의 화력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답답하다. 아 밥해먹기가 점점 더 힘들다.

4. 집에 있는 냉장고를 매일 정리하고 청소해야 직성이 풀린다. 보통 미국 주방에서는 제일 상단부터 하단까지 정리 순서가 다음과 같다:
- 조리된 음식/소스/허브 -
- 과일/야채/채소 -
- 해산물/달걀(유제품들은 보통 다른 냉장고에 따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
- 가금류를 제외한 갈지 않은 육류 -
- 갈은 고기 -
- 닭 등의 가금류 -

집 냉장고도 대부분 이렇다 -_-; 물론 단백질이 종류별로 저렇게 다 있는 경우야 거의 없지만. 

5. 냉장고 한켠에는 육수를 만들기 위해 짜투리 야채들을 모아놓는 통이 따로 있다. 마늘 껍질 벗긴 거 모아두었다 육수낼 때 넣어주면 훌륭하다. 룸메이트가 요리하고 싸그리 쓰레기통으로 투하한 야채 짜투리들 보면 마음이 찢어진다.

ps. 오타 알려주신 미식의별님께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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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퀴즈 - 아래 양파 사진 두 장이 다른 점은?



정답 - 왼쪽은 재래시장, 오른쪽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찍은 사진.

예전 대학생때 친구를 끌고 근처 farmer's market에 간적이 있다. 미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farmer's market은 농장들에서 직접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하는 형식의 재래시장. 그런데 거기에 진열되어 있던 사과를 본 내 친구가 깜짝 놀라면서 하는 말,

"어머 사과 크기가 다 다르네!"

생각해보면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것이 당연한 건데, 슈퍼들의 필터링으로 인해 오른쪽 사진처럼 같은 모양과 크기의 과일들과 채소들이 쭉 진열되어 있는 장면이 우리에겐 더 익숙하다.

그래서 farmer's market 구경은 더 재미있다. 그럼 잠시 사진으로나마...

이녀석들은 turnip이라고 불리는 무과의 뿌리채소. 맛은 순하다. 



팝콘용 옥수수. 통째로 냄비에 넣고 열을 가하면 팝콘이 팡팡!



요 작은 양파같이 생긴 것들은 Shallot(샬롯).
썰어보면 양파처럼 겹겹이지만 마늘처럼 여러'알'이 하나에 들어있다.
양파보다 살짝 달달하고 마늘스러운 향도 난다.
 
(사진을 보다보니 계속 노랑/갈색 v. 보라의 향연이네-_-)


주우우우우우욱 진열된 온갖 피클들. 아스파라거스부터 토마토, 애호박까지.

두다리 당근들-_- ㅋㅋ

그리고 이건 이 마켓에서 매주 만나볼 수 있는 로드아일랜드의 유명한 커피로스터리인
New Harvest의 새로운 원두들. 직접 커피농장에서 원두를 구입한다. 
왼쪽 케냐원두도 좋은데 오른쪽 이티오피아원두는 정말....ㅜㅜ
살랑살랑 오렌지향에 살포시 치고 올라오는 카라멜 향과 빵냄새-_- 아 죽인다
그리고 드립으로 내려주는 여기 커피는 한컵에 무려 2천원도 안한다 ㅋㅋㅋ 


존슨앤웨일즈가 있는 프로비던스(Providence)는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라는 아주 작은 주에 자리하고 있다. 작은 면적때문에 로드아일랜드는 Farm to Table, 즉 농장과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 시스템이 상당히 발달해 있다. 때문에 여름/가을에는 Farmer's Market이 정말 왕성하고, 겨울에도 실내에서 이렇게 다양한 농산물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사진은 없지만 유제품과 진짜방사달걀, 육류제품도 굉장히 다양하다. 한 농장은 양고기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양털로도 스웨터, 목도리 등을 제조해 옆에서 함께 판매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의 판매자들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이며 실제로 참 많이 배우기도 한다. 담주에도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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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팅은 어렵다.

JWU 생활 l 2012. 1. 11. 14:19
존슨앤웨일즈에서는 한번에 수업을 하나씩 듣는다. 각 수업은 9일씩 매일 7시간. 내가 이수하려는 프로그램은 총 15개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현재 7개 완료. 

오늘 Nutrition 마지막 수업은 미스터리 바스켓 형식으로 진행. 제비뽑기로 그날의 프로틴을 결정한 후 요이땅, 1시간 반 이내로 모든 작업 완료. 사실 어제 재료주문하는 셰프의 통화내용을 얼추 들어서 대강 아이디어는 짜 놨는데, 그러면 그렇지, 예상에 없었던 대합과 홍합이 걸렸다. ㅋㅋ

개학한지 얼마 안되서 재료들도 부족하고, 수업 마지막 날이라 재료를 처분하는 것이 1차목적이기 때문에 새들새들한 야채들이 냉장고에 한가득 -_- 도저히 모양과 파릇함을 살릴 수 있는 녀석들이 없어 다지고 채썰고 볶고 튀기고...

아마 이 플레이팅은 여태까지 중 머릿속의 비주얼과 실제 접시 모냥새가 가장 일치한 과제가 아닌가 싶다. 당연히 아직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흐름이야 아마추어스럽지만 생각한 이미지를 실행시키는 능력은 조오오오금씩 향상중. 그리고 음식 온도유지, 소스와 가니쉬의 역할, 안정감에 대한 자잘한 팁들을 거의 매일 하나씩 배우고 있다. 이건 나중에 한번 정리해서 올릴 예정.



여튼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와 조화도 꽤 만족스러웠다. 토마토와 약간의 고추씨로 향을 낸 리조또를 깔고 양파/당근/샐러리/마늘과 화이트와인으로 쪄낸 홍합/대합을 올림. 그리고 부추레몬크림을 두르고 양파/당근/샐러리/파를 채쳐 튀겨 장식. 

오늘 배운 제일 큰 팁은, 조개류를 서빙하기 전에는 칼로 한번 도려내고 쪄낼때 아랫면은 촉촉한데 윗면이 마르니 뒤집어서 낸다는 것. 교수가 얘기해줬을때 속으로 '오오오오'거렸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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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기 시작!

JWU 생활 l 2012. 1. 10. 13:19
존슨앤웨일즈 과정도 벌써 반이 지나갔다. 2주간의 짧은 방학 후 다시 수업 개시.

방학 중간에 간간히 요리는 했지만 2주만에 다시 풀가동 하려니 정신이 없던 하루 -_-
그렇지만 펄펄한 화력의 스토브와 튼튼한 냄비들은 정말 그리웠다. 집에서 답답해서 요리를 못하겠어...

오늘 남은 재료 처치용으로 만들어 본 브라우니 플레이트. 현재 듣는 수업이 Nutrition & Sensory Analysis인데 전체적으로 칼로리를 조절하고 지방/단백질/소금양을 제한하는 "헬씨한" 레시피를 많이 실험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가르치는 셰프가 너무 대체재료 위주로 수업을 해서 좀 아쉽다. 예를 들어 크림치즈 대체재료로 두부를 쓸 것이 아니라 두부 자체의 맛을 살리는 그런 요리를 하면 안될까 쫌?! 연구 좀 하시라고...


여튼 이 브라우니에는 갈은 검은콩이 좀 들어가며 버터의 양이 매우 적다. 포실포실하니 맛은 있는데 최대 단점은 굽고 난후 굉장히 빨리 건조해진다는 것. 굽고 시럽등으로 추가 보습 필요할 듯. 나머지는 라즈베리&와인 소스와 꿀로 당도를 높인 요구르트...그리고 레몬즙과 당(우리팀이 한 게 아니라 정확히 뭘 사용했는지는), 바질에 절인 베리들. 

초콜렛 장식 원래 처음것이 더 좋았는데 브라우니 식기 전에 올렸다가 녹아서 부러졌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_-

그리고 소스 plating은 아 젠장 너무 어렵다. 연습이 더 필요해...

사진을 좀 더 위에서 찍었으면 더 예쁘게 나왔을텐데 나는 카메라가 없었고...팀원의 폰카실력일뿐이고(역시 얼짱각도는 우리나라가;)

ps. 내일 시험인데 얼른 자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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