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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1 맛 덧칠하기
  2. 2010.10.15 빵 반죽에 버터대신 당근을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5

맛 덧칠하기

JWU 생활 l 2012. 3. 21. 15:13
오늘 클래식 프렌치 수업을 시작했다. 첫 메뉴는 당근스프. 프랑스어로 Crème Crécy라고 하는데 Crécy가 워낙 당근으로 유명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스프에 이름까지 들어갔다.


주재료는 버터, 당근, 양파 조금, 그리고 소금과 후추. 거기에 닭육수.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셰프들이 자주 쓰는 말이 Building up flavors이다. 재료를 하나씩 조리하면서 맛을 겹겹이 쌓는다는 걸 얘기하는 건데, 재료 자체에 있는 맛을 어떻게 하면 더 보충하고 강조하고 끌어내는 데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1. 우선 버터를 녹여 갈색이 나지 않게 양파를 익힌다. 버터 특유의 고소함과 양파의 달달한 맛이 만나서 훌륭한 베이스를 이루게 된다. 양파의 매운맛은 날아가고.
2. 여기에 당근을 더해서 버터와 당근의 맛을 조화시키기 시작. 역시 당근의 풋내도 날아가면서 달달함이 더해진다. 당근의 주황색을 이루는 베타케로틴이 버터에 녹아나오며(지용성) 버터도 더 샛노랗게 되는 것은 덤.
3. 닭육수를 부어서 끓이기 시작하는데, 이 닭육수에도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우선 닭뼈와 온갖 부위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 거기에 생양파/당근/샐러리/허브가 육수에서 오랜시간 동안 서서히 익으면서 우러나오는 향들. 그냥 물이나 조미료에서는 절대 얻어낼 수 없는 효과이다.
4. 바글바글 끓인 후 푹 익으면 곱게 갈아준다. 이때 모든 맛들이 더욱 골고루 섞이며 육수에 떠다니는 당근과 양파가 아닌 하나의 완전한 스프로 탄생.
5. 간을 맞추고 마무리. 슴슴한데 소금을 딱 적당량 더해주면 갑자기 확!!! 살아나는 온갖 맛들...

오늘 정말 정성을 다해서 매스텝마다 정확히, 마음을 담아 조리했더니 정말 결과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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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설탕. 달걀. 밀가루. 바로 제과의 4대 기본 재료이다.  이 재료들은 비율의 변화와 추가재료에 따라 쿠키부터 파운드케이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런데 베이킹을 하다보면,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의 양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이걸 설마 다...?라고 주저하길 여러번. 그리고 들어가는 양을 줄이거나 대체할만한 재료가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멋대로 버터의 양을 가감하기에는 단순히 칼로리 제공외에 버터가 하는 중요한 역할들이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mentalfloss.com>

우선 밀가루에 대해 복습해보자. 밀가루에 들어있는 단백질들은 수분을 만나게 되면 서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식빵 등에서 볼 수 있는 닭살같은 빵결이 바로 그 네트워크. 발효빵에서는 이 글루텐이 잘 형성되어야 쫄깃하고 맛있는 빵이 나오는데, 반대로 머핀이나 케이크류에서는 이 글루텐 형성이 최소화 되어야 보슬보슬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즐길 수 있다. '떡진' 머핀을 자꾸 구워낸다면 글루텐 형성이 필요이상으로 되고 있단 얘기다.

포실포실 촉촉함이 생명인 파운드케이크. 버터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mittenkitchen.com>

밀가루의 단백질들은 꽤 민감하게 반응해, 미리 수분을 차단해주는 해결사가 필요한데, 버터가 바로 그역할을 해준다(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고.....다 알지요? 응? ._.). 때문에 버터의 양을 줄여버리면 그만큼 밀가루가 수분에 노출되고, 반죽은 그만큼 더 떡지게 되기 쉬운 것이다. 

그럼 과연 대체할 수 있는 재료는 없을까? 


바로 버터와 비슷한 효과를 내주는 '펙틴'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중 사과와 당근에 많이 들어있다. 때문에 버터의 일부를 사과나 당근 갈은 것으로 대체해주면 버터의 양을 줄이고도 촉촉한 텍스쳐를 얻을 수 있는 것! 실제로 미국에서는 애플소스라고 사과 갈은 것을 병에 넣어 파는데, 버터 일부를 대체해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버터만큼의 부드러움 효과는 없기에 전량을 대체하기는 무리. 게다가 버터가 하는 역할은 글루텐 형성방지 외에도 맛 향상, 수분 공급 등 다양하니 대체분량을 버터량의 1/3정도에서 시작, 1/2정도까지 늘려보며 테스트 해 볼 것. 

참고로 바나나와 건자두(프룬) 갈은 것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식물성 기름도 비슷한 효과를 낼수는 있으나, 실온에서 고체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크림화된 버터보다는 효과가 많이 떨어지며, 질감도 달라지고, 결국 기름이기에 칼로리 면에서는 동일하다는 면에 비추천(동물성제품을 배제하려는 이유가 아닌 이상). 

마지막으로 버터 들어가지 않는 레시피 하나 공유드린다.

버터없이 굽는 촉촉하고 포실포실한 당근케이크/머핀

케익 20cm 원형틀 하나분(머핀 분량 12개)

박력분 1컵(120g)
베이킹소다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시나몬 1작은술
넛멕 1/2작은술
생강가루 1/2작은술
설탕 1컵(200g)
식용유 150ml(약 2/3컵)
달걀 2개
당근 곱게 간 것 1과1/2컵
호두 다진 것 1/2컵(옵션)

섭씨 180도로 오븐 예열. 가루류를 잘 체쳐놓는다(향신료는 옵션). 설탕/식용유/달걀을 한데 잘 섞어준 후 체쳐놓은 가루류를 넣고 마저 고루 섞어준다. 마지막으로 당근과 호두 다진 것을 넣고 섞은 후 구워준다. 케익은 약 35-40분, 머핀은 20-25분. 꼬치테스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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