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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4 집에서 만들어 먹는 햄버거,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우푸드 (8)

언제부턴가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햄버거, 하면 바로 맥도날드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빅맥을 앞세워 유명해진 이 대표적인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은 침투력도 무섭다. 파리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었던 패스트푸드 로고는 바로 맥도날드의 골든아치였을 정도로 말이다. 

맥도날드 외에도 버거킹, 웬디스 등 햄버거를 전세계로 공급시키는데 일조를 한 패스트푸드 체인들 덕분에 햄버거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낙인이 찍혔다. 게다가 Fast Food Nation, Supersize Me 등의 패스트푸드 때려잡기 책과 영화들이 크게 번지면서 햄버거 먹을 때 "그래도 땡길 땐 먹어야 해"라는 합리화를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현상까지. 


패스트푸드로 팔리는 햄버거들은 퀄리티 유지/관리와 조리시간 단축을 위해 고도의 가공을 거치는데다가,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고, 보통 고칼로리에 가공된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로 묶어 판매가 되기 때문에 이리저리 봐도 몸에 좋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햄버거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야채 등이 골고루 조합된 꽤 이상적인 한 끼이다. 물론 크라제의 양상추 토마토 가득의 햄버거와 베이컨, 치즈, 어니언링, 심지어 도너츠를 일반 빵대신 사용하는 폭탄 버거등을 같은 음식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햄버거"라는 이름은 독일의 함부르크(Hamburg)라는 도시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런던에 사는 사람들을 런던에 er을 붙여 런더너(London > Londoner)로 부르는 것처럼 Hamburg에 er이 붙어 Hamberger라는 명칭 도래. 15세기부터 유럽에서는 다진 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매우 인기였는데, 18세기 무렵 함부르크를 드나들던 선원들이 독일에서 가져온 다진 고기 스테이크를 "Hamburg Steak"(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 함박 스테이크)라고 부르며 그 이름이 퍼진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생겨나며 햄버거는 본격적으로 미국에서도 그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 미국 레스토랑 메뉴에 햄버거가 등장했던 기록은 1826년이며, 1921년과 1940년 화이트캐슬과 맥도날드가 각각 문을 열며 햄버거의 대중화를 시작한 후 지난 몇십년간 수많은 햄버거 체인이 그 뒤를 따랐다.


우리나라에도 롯데리아가 등장하며 불고기 버거, (실패했지만) 라이스 버거등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요새 몇년간은 크라제버거가 상한가를 치며 소위 말하는 '수제버거'의 유행을 주도했다. 개인적으로도 말도 안되게 느끼한 스모키살룬 등의 (그런 것들이 사실 꼭 미국식 버거도 아니다) 버거보다는 크라제의 신선한 맛이 낫긴 하지만, 수제버거라 해서 10%까지 붙여가며 햄버거 하나에 만원이라는 한마디로 미친 가격에 판매되는 현상은 납득불가능.

오븐에 구운 감자. 튀긴 것과 큰 차이 없다. 감자를 원하는 크기로 썰어서 식용유나 올리브유 등에 골고루 버무린 후 소금/후추 뿌려 190도에 굽는다. 카레가루나 파슬리를 섞어도 훌륭.


그래서 햄버거가 땡기는 날은 웬만해선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빵 반죽도 너무나 간단하고, 야채도 먹고 싶은 거 몇가지만 사면 되고, 다진 고기 사서 대강 빚어 고온에 활활 구워주면 완성. 밖에서 먹는 햄버거 맛을 위한 몇가지 팁과 다른 토핑들을 공개하자면 :
  • 양파는 기름코팅만 한 후라이팬을 중불에 놓고 겉면을 바싹 구워준다. 매운 맛을 좀 날리기 위해서.
  • 아니면 잘게 채를 썬 후 마른 후라이팬에 물을 부어가며 볶아 갈색으로 달달하게 카라멜화 시킨다. 마지막에 소금과 약간의 브랜디(없어도 그만)로 마무리. 다른 술도 잘 어울리겠지? 화이트 와인. 복분자도 나쁘지 않을 듯. 버번. 쓰읍...
  • 토마토는 잘 익은 것을 슬라이스해 소금을 슬쩍 뿌려놓는다. 토마토는 반드시 반드시 실온 보관한다. 냉장보관 절대 금지. 질겨지고 맛도 들지 않는다. 
  • 양상추는 손으로 뜯어 물기제거를 확실히 한다.
  • 마늘을 얇게 슬라이스 해 기름에 옅은 갈색으로 바삭하게 가볍게 튀겨낸다. 
  • 양송이를 슬라이스 해 약한 불에 버터 좀 넣고 촉촉하게 볶는다. 저 위에 카라멜화 시킨 양파와 섞어도 맛있다.
  • 다진 고기만으로 패티를 빚지 말고 반죽에 다진 마늘/양파를 살짝 볶아 넣어 같이 빛는다.
  • 피자집에서 나눠주는 달달한 싸구려 피클 말고 좀 시큼한 피클을 썰어 몇개 끼워 넣는다.
  • 마요네즈와 케찹이 기본 소스이긴 하지만, 싸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결국 마요네즈와 케찹에 피클 섞은 것 -_-;)도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빵. 한국에서는 맛있는 햄버거빵만을 따로 잘 팔지도 않고 말이지. 그래서 레시피 공유한다. 정윤정님의 싸이월드 클럽에서 발췌, 살짝 수정. 물론 귀찮으신 분들은 사 드셔야겠지만, 집에서 갓 구운 빵에 만들어 먹으면 진짜 맛있다구. 

슬로우버거의 필수아이템, 집에서 굽는 햄버거빵

12개 분량

강력분 400g
박력분 100g
설탕 50g
소금 8g
인스턴트 이스트 6g
버터 25g
우유 350ml

1 이스트와 설탕/소금이 직접 닿지 않게 가루류를 훌훌 섞은 후 40-50도로 데운 우유와 잘 섞어준다. 어느정도 반죽이 되었으면 실온의 버터를 마저 함께 매끈하게 반죽을 한다. 
2 두배로 1차발효 후 70-75g으로 분할해 둥글리기/휴지 
3 넙대대하게 성형해 팬닝한다(빵 반죽은 위로는 발효를 하지만 옆으로는 안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름을 원하는 너비로 만들어야 한다). 원하면 윗면에 달걀물이나 우유 살짝 발라준 후 깨 등을 묻혀준다. 
4 봉곳이 올라오게 2차발효 후 섭씨 200도에서(미리 오븐 예열은 필수) 갈색이 나도록 15분 가까이 구워준다. 


ps. 내일은 남은 빵으로 새우버거 해 먹어야지 으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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