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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5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한 보리밥빵, 집에서 재현해보다 (23)

제목부터 만화같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가슴졸이며 눈물흘리며 매주 본방사주 중이다. 사실 처음에는 제빵에 관한 내용때문에 관심을 가졌는데, 어째 모양새는 스릴러 플러스 영화납량특집이다(특히 서인숙 역 전인화 눈빛). 뭐 여튼 그래도 중반부에 가서는 제빵 경합도 벌이고 빵에 관한 얘기가 좀 나오기 시작했는데, 탁구가 1차 경합을 통과할 수 있던 보리밥빵, 보면 볼수록 무슨 맛인지 궁금한거다. 특히 전광렬이 눈물을 흘리면서 무려 수증기까지 나는 빵을 먹을때(현실상 99.999% 불가능) 침 꼴까닥. 거기다 보리와 옥수수, 물로 스팀을 준다는 나름 그럴 듯한 세팅.

그래서 오늘 잠시 김탁순이 되어 만들어봤다. 

우선 재료를 보니 대충 담백한 빵이 잘 어울릴 것 같아 유지와 달걀은 조금만 넣고 빵 반죽을 만들었다. 열심히 치댄 반죽에 쫄깃하게 푸욱 익힌 보리밥과 옥수수 한줌씩 투하.


보리밥과 옥수수가 수분이 있는 편이라 깨끗하게 섞이지가 않아 대충 둥글리기 해서 발효시켰더니 표면이 울퉁불퉁 난리다. 그렿지만 역시 여름이라 발효가 실온에서도 아주 빠방히 잘된다. 비까지 와주니 부엌 자체가 발효실. 여름은 오븐 돌리기 참 고역이지만 반죽발효 하나만큼은 최고인 계절.


발효된 반죽을 들어보면 저리 거미줄 같이 쫙쫙 늘어지는 것이 보인다. 빵의 닭살 살결!



반죽을 8개로 나누어 둥글리기 해주었다. 보리랑 옥수수알이랑 마구 밖으로 튀어나온다. 오랜만에 하는 둥글리기는 역시 재밌음.


둥글린 반죽을 고구마 모양으로 성형해준 후 살짝 납작하게 눌러 2차 발효 들어갔다. 2차발효도 실내의 온도와 습도가 높아 아주 쉽게 부풀어주었다.


두배로 펑퍼짐하게 부푼 반죽에 칼집을 가운데로 슬쩍 내주고 탁구가 한대로 밀가루 좀 뿌려줬다. 어찌, 좀 비슷해져 가는가?


그리고 역시 탁구가 한대로 오븐에 수증기 투입 및 물을 부어주었다. 이건 사실 하드롤, 바게트 등을 구울 때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물을 안에 두고 굽지는 않으나 스프레이로 여러번 안에 물을 뿌려 수중기를 제공해준다. 이는 빵 겉면이 바삭바삭해지는 효과를 준다. 물을 뿌릴때는 물론 빵에 닿지 않게 오븐 뒷면이나 아랫면에 칙칙 과감하게 뿌려준다. 정윤정님이 잘 쓰시는 아이스큐브 던져넣기도 좋은 방법. 물론 오븐 온도 떨어지지 않게 재빨리 해 주는 것도 포인트.

25분여가 지난 후, 나에게 오븐을 열지 못하는 트라우마 따위는 없는데다가 진구형님처럼 멋지게 대신해서 열어줄 사람도 없으므로......그냥 내가 장갑끼고 열었다. 두근두근......


짜잔! 보리밥빵 완성!


뿌린 밀가루가 살짝 내린 눈마냥 예쁘다.


이제 겉모양은 괜찮게 나왔고...제일 중요한 속살! 드라마에선 속살만 뜯어먹어 보는데 좀 웃김. 여튼 너무 뜨거워서 식혀야 하나 참기가 힘들어 장갑끼고 확 갈라봤다. 헉 이 보드라운 예감은...

으어어어..........

생각보다 빵이 잘 나와서 좀 감동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다가오셨다. 뜨거운 빵 하나를 턱 집으시더니 반을 뚝 갈라 냄새 맡고 한입 베어문 후 흐느끼는 구일중 회장 흉내를 내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웬만해서는 안쓰지만 정말 웃긴 상황)

바로 이 장면.


사실 드라마에서 배부른 빵에 대해 참가자들이 내놓은 답변은 별로 수긍이 가지 않는다. 뭔가 상징적으로 느슨하게 연결되기는 했는데, 좀 더 심오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대답을 원했건만 역시 드라마의 포커스는 빵이 아니었음에 뭐...그렇지만 오늘 만든 이 빵에 들어간 보리는 더 깊은 구수함과 풍미를 더해주었다. 거기다가 간간히 씹히는 찰옥수수 알갱이에서 퍼지는 은은한 달달함까지. 내가 집에서 구워본 발효빵 중에 가족들의 제일 열렬한 환영을 받음.

아래 올리는 레시피는 내가 추측가는대로 만들어 봐서 실제 드라마에서 정확히 이런 빵이었는지는 당연 모르지만 이 자체로 참 맛있는 빵이 나와 레시피 공유해드린다. 오늘도 즐거운 빵만들기!

레시피 : 제빵왕 김탁구에 나오는 보리밥빵


재료

강력분 300g
소금 6g
설탕 15g
드라이이스트 6g
분유 6g (옵션)
따뜻한 물 155g
달걀 한개분 흰자
버터 등의 유지 10g

푹 익힌 보리밥*과 옥수수 1/2컵씩
(겉면 물기 제거 확실히)

과정
(발효빵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발효빵 시리즈 참고)

재료섞어 반죽 치대기 > 1차발효 2배 > 80g씩 분할해 둥글리기 > 벤치타임 15분 
> 성형 > 2차발효 > 칼집 내기 > 섭써 180도에서 25-30분 굽기

*보리밥은 시중에 햇반도 나와있어 편히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걸 직접 해야 
속이 편한 푸디족속들은 찰보리를 사서 깨끗이 씻어 보리 1컵 : 물 2컵의 비율로 밥을 
지으면 된다. 압력솥에 해도 되고 나는 냄비에 30분간 중간불로 익혔다. 식힌 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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