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초콜렛은 디저트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 과일, 바닐라 등 무궁무진한 재료들이 있지만 역시초콜렛의 그 씁쓰름하면서도 진하고 깊은 달콤함은 따라오기 어렵다. 특히 비가 주륵주륵 오는 날 단것이 땡길때 찐한 초콜렛이 주르르 흘러나오는 폰당이란...


그런데 놀랍게도 초콜렛의 원천인 카카오빈은 원래 굉장히 쓴맛이 난다. 이를 먹을 정도의 맛으로 변화시키려면 발효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발효시킨 카카오빈은 세척, 로스팅, 껍질 제거 등의 과정을 거쳐 초콜렛 원액으로 갈린다. 원액을 이루는 두가지는 코코아 버터와 코코아 고형물로, 우리가 흔히 먹는 초콜렛의 주 원료이다. 여기에 설탕을 섞어야 비로소 우리가 즐기는 초콜렛의 달콤함이 완성된다. 다크 초콜렛은 설탕이 덜 들어가고 밀크초콜렛은 탈지분유 등과 설탕이 더 들어가며, 화이트 초콜렛은 코코아 고형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고 코코아 버터로만 이루어져 있다.


평소에 초콜렛을 사용해서 보통 쇼콜라나 브라우니 류의 당도가 강한 베이킹을 주로 했었는데, 내가 사모하는 데이빗 레보비츠(David Lebovitz) 아저씨가 한참의 연구끝에 초콜렛 발효빵 레시피를 블로그에 올리셨다. 식용유 vs. 버터, 강력분 vs. 중력분, 노른자 vs. 전란등의 정말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실험하는 모습에 입이 떠억......


굉장히 진 반죽에(거의 브라우니 반죽 수준) 치댈 필요도 없는 5분 반죽류는 처음 실험해보는 거라 하는 내내 약간 불안했는데, 오븐에서 구워져 나온 빵 반갈라 먹어보곤 그 촉촉함에 쓰러지는 줄 알았다. 쉽고 설거지 적고 맛좋으니 나의 탑10 레시피에 바로 등극! 저렇게 열심히 연구하신 레보비츠 아저씨의 레시피를 홀랑 가져와 올리기에 약간 죄송한 마음이 있으나 한국의 홈베이커들에게도 널리 알린다는 보람으로 합리화 에헤헤.....


단 걸 좋아하는 분은 밀크초콜렛을, 다크초콜렛을 즐기는 분들은 최대한 진한 초콜렛을 사서 사용. 그리고 초콜렛은 가능한 최고의 품질로!


촉촉한 초콜렛 발효빵

23cm 식빵 틀이나 12개 머핀틀
(버터칠해서 준비)

우유 3/4컵(180ml) 따뜻하게 데워 준비
드라이 이스트 4g (패킷 하나)
설탕 75g
버터 55g
초콜렛 85g 굵게 다져 준비
달걀 1개, 실온 
바닐라 1/2 티스푼
굵은소금 3/4 티스푼 (일반 소금은 1/2티스푼)
강력분 280g
코코아가루 20g

여기에 프룬 등의 말린 과일이나 피칸, 호두 등의 견과류, 그리고 초콜렛칩이나 다진 초콜렛을 넣어도 매우 잘 어울린다. 견과류를 넣을 경우에는 오븐에서 한 번 토스팅을 해서 넣으면 더욱 풍미가 좋다.



1 우선 우유를 뜨뜻하게 데워 설탕을 일부 덜어 저어준 후 그 위에 이스트를 골고루 뿌려준다. 우유는 이스트가 죽지 않도록 절대 60도를 넘지 않게 한다(35-45도가 적당). 그리고 뜨뜻한 곳에 놓고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면서 기네스거품처럼 발효될 때까지 기다린다. 

2 이스트거품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동안, 버터와 초콜렛을 중탕으로 녹여놓는다. 

3 이스트거품이 다 올라오면, 나머지 설탕과 달걀, 바닐라, 소금을 한번에 넣고 잘 저어준다. 

4 여기에 밀가루와 코코아가루의 반을 넣어주고 섞은 후 녹인 버터와 초콜렛을 넣는다. 잘 섞이면 밀가루와 코코아가루를 마저 넣고 과격하게(?) 5분 가량 마구 저어준다. 반죽기 있는 분들은 도우훅을 끼어 5분 돌려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버터와 초콜렛 녹인 것을 너무 뜨겁지 않게 식혀 반죽에 넣는다(안 그러면 이스트가 죽겠지요).

5 반죽이 매우 질겠지만 당황하지 말고 열심히 치댄후 랩을 씌워 1차발효를 두시간 한다. 

6 1차발효가 끝나면 견과류 등을 (넣을 경우) 잘 섞고 틀에 넣어 다시 2차발효를 하는데 이번에는 한시간 가량. 

7 발효가 다 되면 섭씨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35분 가량 구워준다. 머핀 틀은 좀 더 짧게. 안의 온도가 섭씨 85-90도, 혹은 그 이상이며 완료된 것이다.

나는 좀 더 달달한 머핀 느낌을 주려 바나나브레드 반죽을 만들어 빵 반죽위에 조금씩 올려주었다. 



Happy baking with 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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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에는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것들이 있다. 찐한 브라우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설렁탕과 큼지막한 깍두기, 오뎅과 떡볶이 같이 서로의 맛을 증대시켜주는 짝궁들. 와인 세계에서는 그 와인과 잘 맞는 음식의 커넥션을 마리아쥬(mariage : 프랑스어로 결혼이라는 뜻)라고 부르며 매우 중요시하기까지. 

내가 사랑하는 "마리아쥬"의 하나는 초콜렛과 과일이다. 크게 열매류로 보자면 견과류나 씨앗류까지. 생각해 보면 맛없는 것이 없다 : 초콜렛과 딸기. 초콜렛과 코코넛. 초콜렛과 바나나. 초콜렛과 아몬드, 초콜렛과 해바라기씨(어릴적 스낵 최고봉) 등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생각해내기가 힘이 들 정도.

그 중 내가 진짜 아끼는 조합은 초콜렛과 오렌지이다. 제주감귤초콜렛이나 어렸을 때 가끔씩 먹을 수 있었던 요 밀라노 쿠키 오렌지맛이란....꺄아

Milano cookies
<출처 : Google 이미지 검색>

광고 한 번 참 강렬하지 않은가? 진정한 마리아쥬의 느낌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수줍)

밀라노 쿠키 광고
<출처 : http://mokellyreport.blogspot.com>


여튼, 오늘 아침 요리블로그계에서 유명하신 정윤정님이 요 오렌지 초콜렛 쿠키 레시피를 올리셨을 때 내 리액션을 상상해보라. 게다가 점심 때 오렌지가 나와주시는 게 아닌가! 이건 운명이야...또 오버해 주시면서 오렌지 한 알을 가방에 잘 챙겨두고. 

퇴근하자마자 오렌지를 벅벅 씻어 껍질을 내기 시작했다. 참고로 요리, 특히 베이킹 도구 중 강력추천하는 것은 제스터(zester)이다. 레몬과 오렌지는 껍질 향이 워낙 강렬해서 조금만 갈아 넣어도 그 맛과 향취를 화려하고 신선하게 살려낼 수 있다. 비싼 레몬 백날백컵 즙 짜서 넣어봤자 껍질 두세큰술과는 비교가 안된다. 강추하는 제품은 마이크로플레인사의 요 녀석이다. 

<출처 : http://www.bonairetalk.com>

한국에서의 가격은 결제할때 마우스 잡은 손 좀 떨릴 정도이지만 서양요리나 베이킹 많이 하시는 분들은 칼 하나 좋~은 거 장만했을 때처럼 뿌듯하실거다. 나도 미국에 있을 때 엄청 잘 썼지만 정말 사면 절대로 후회 안하는 아이템 중 하나. 지금 한국서 쓰는 저 사진의 강판은 상대적으로 매우 불편하다. 한국서 파는 온라인매장 링크는 여기를 클릭. (갑자기 이 야밤에 지르고 싶어짐...)

자, 그럼 각설하고 레시피 공유해드린다.



상콤달콤쌉싸르르 오렌지 초콜렛 쿠키

지름 4cm 크기로 약 24개

초콜렛 약 230g

중력분 40g (1/3컵)
베이킹 파우더 1/4티스푼
소금 약간

오렌지 껍질 갈은 것 한개분(늘려도 좋음)
달걀 2개
설탕 100g (1/2컵)

예열 섭씨 180도로 미리 예열

초콜렛 중탕 초콜렛 전량을 중탕해 너무 뜨겁지 않게 멍울없이 잘 녹여놓는다.

가루류 준비 밀가루, 베이킹 파우더와 소금을 체쳐 준비해 놓는다.

달걀 거품내기 달걀 2개와 설탕을 섞고 휘핑해 마요네즈 상태로 만든다.(핸드믹서 유용하겠죠잉) 오렌지 껍질 넣어주고 마저 섞어준다(처음부터 섞어도 상관없음) 마요네즈화 힘빠지면 그냥 어느정도만 해도 되는데 다만 납작하게 퍼진다.(사진처럼) 어느정도 냉장을 해서 반죽 좀 굳힌 후 구우면 좀 덜 퍼진다.

반죽 완성하기 달걀과 설탕 마요네즈화 한 것에 너무 뜨겁지 않게 녹은 초콜렛을 조금씩 부어가며 빨리 섞어준다. 너무 볼륨 죽지 않게 휘젓지는 마시고. 얼추 섞어졌으면 체쳐놓은 가루류를 투하한다. 날림가루만 안 보일정도로 큰 동작으로 슥슥 저어준다.

팬에 올리기 한큰술 정도씩 떠서 공간 충분히 띄우고 팬닝한다. 모양 너무 신경쓸 필요없음.

구워내기 예열된 오븐에서 10-12분 정도 구워준다. 촉촉한 것이 맛있으니 좀 말랑말랑할때 바로 오븐에서 빼내준다. 물론 크기를 크게 했음 좀 더 굽고 작게 했음 좀 덜 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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