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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04 신년 첫날, 떡국 끓이기 대신 냉장고 대청소 (1)
2011년 첫날은 계획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 주니와 단둘이 보내게 되었다. 전날밤 느지막히 집에 들어와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며 우리 제빵왕 탁구가 우수상 타고 펑펑 우는 것도 보고 티비에서 틀어주는 타종소리를 들으며 연중행사인 남산 하얏트 호텔의 불꽃놀이 구경 후 바로 곯아떨어짐.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그래도 새해 첫날 아침인데, 깨끗이 목욕재개하고 라면이나 식은 밥 대신 뭔가 제대로 된 프레시한 음식을 섭취해줘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연말에 손님맞이 몇 번 한턱에 너저분한 주방부터 치우기 시작. 설거지를 하다 보니 이리저리 때가 낀 토스터며 주전자며 오븐이 눈에 들어온다. 이왕 하는 거 싱크대도 개수대도 한번씩 닦아줘야 할 것 같아 철수세미와 클리너를 주섬주섬 꺼냈다. 


대강 한번 치우고 나니 두시간여가 훌쩍 흘렀다. 완전 배고프다. 얼른 그냥 끼니를 때우고 싶은 귀차니즘이 몰려왔으나 그래도 1월 1일인데, 하며 마음을 다잡고 냉장고를 열어봤다. 보름 넘게 사람없이 집이 비어있던터라 유통기한 지난 것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다. 상해보이는 반찬. 찰랑찰랑 남아있는 우유 한통. 문드러진 -_- 부추 한 단. 

눈에 띄는 것들을 버리고 나니 냉장고에 상당히 오랫동안 살고 있던 소스병들이 찝찝하다. 음, 역시 마요네즈는 버릴때가 되었군. 겨자도 간당간당하다. 아, 그러고 보니 냉동고도 있다. 묵혀두었던 쿠키반죽에 얼린지 일년 다 되가는 새우 몇 마리, 언제부터 냉동실에 상주한지 절대 알 수 없는 미숫가루까지. 


으아 속이 다 시원하다. 싹 비워내고 나니 쓸만한 재료들이 보이나 참 랜덤하다. 두부 반 모. 양배추 반 개. 당근 두 개. 양파 하나. 얼린 소고기 조금. 메추리알. 청양고추. 오뎅 반팩. 스파게티와 마카로니 반봉지씩. 거기다가 칠리용 콩 한캔. 푸핫... 


오뎅과 양파, 튀긴 두부를 볶고 메추리알과 청양고추는 간장에 졸이기 시작. 칠리용 콩은 양파, 당근과 양배추, 고기를 다져서 넣고 간만에 칠리를 만들었다. 체다치즈가 없는 것이 눈물나게 아쉬웠지만. 그리고 부엌에만 들어서면 오븐 돌리고 싶은 이 어쩔수 없는 본능에 남은 밀가루 탈탈 털어 빵 반죽도 시작했다. 청소는 다 해놓고 귀차니즘으로 인해 메치지 않아도 되는 5분빵으로. 

깨끗한 부엌에 반죽 발효 시켜놓고 반찬 싹 해서 차려놓고 나니 뭔가 제대로 새해를 시작하는 느낌. 2011년은 항상 이렇게 개운하고 정리된 마음이길!


ps. 떡국 아직 못 먹었다 -_-... 난 아직 스물일곱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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