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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6 기다림의 미학을 깨닫게 해주는 커피세계의 와인, 더치커피 (5)

커피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기다린다. 매장안은 칙- 하는 증기소리와 더운 물의 열기로 가득하다. 받아든 커피에서는 수증기가 모락모락 난다. 

이 장면이 익숙한 이유는 커피는 보통 열을 사용해 커피의 맛과 성분 등을 원두에서 추출하기 때문. 뜨거운 물을 직접 부어주는 드립커피부터 증기와 압력으로 찐하게 뽑아내는 에스프레소까지. 이 모든 열을 생성하기 위해서 전기 등의 에너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지만 역시 예외는 있다. 바로 더치커피(Dutch Coffee). 조용히, 중력만을 이용해 찬물로 뽑아낸 아주 부드러운 커피다. 


가끔 카페에서 마치 화학실험기구 같은 유리병들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더치커피를 내리는 기구이다. 시스템은 아주 간단하다. 원두를 갈아 찬물을 아주 조금씩 흘려보내고, 그 밑으로 떨어지는 커피를 받는 것.  그러나 수분 이내로 내리는 일반적인 커피와는 달리, 더치커피는 평균 12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커피가루를 두텁게 쌓고,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려 한방울 한방울에 깊은 맛이 배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열이 있어야 추출되는 원두의 지방이나 카페인 등의 다른 성분들은 대부분 배제되어 몸에 부담이 덜 가는, 깔끔한 맛의 커피가 탄생된다.

더치커피는 브랜디 향이 강하다(한마디로 술맛이 난다 후후). 오랜 시간을 거쳐 내린 더치커피는 와인처럼 숙성기간을 거치는데, 이후 향이 더욱 더 깊어진다. 보통 1주일 안에 소비하는 것이 그 향과 맛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많은 로스터리 카페들이 이미 더치커피를 판매하고 있지만, 홍대의 미즈모렌이란 더치커피 전문점이 있다 하여 추석전날 놀러가 봤다. 그렇다. 바로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홍대입구역과 광화문역 침수된 그날. 덕분에 미즈모렌에 꼼짝없이 같혀(?) 더치커피 제대로 탐방.

미즈모렌에 들어가면 한켠에 놓여진 여러대의 큰 더치커피 기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카페에 한대씩 있는데 이곳은 더치커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는 것이 확 다가온다. 

우선 더치커피 주문!

영롱한 갈색의 커피 한잔이 테이블에 놓여졌다. 기대를 갖고 한모금 입에 머금었는데......와,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방문하기 전에도 여러곳에서 더치커피를 마셔봤지만, 이곳의 커피는 정말 부드럽고 깔끔했다. 거기다 유난히 깊은 향. 상쾌함이 느껴졌다. 내가 잘 쓰는 비유인 바로 수돗물 마시다 생수 마시는 느낌!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 소리를 들으며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서비스로 나온 생초코렛을 곁들여 여유로운 오후.


그나저나 더치커피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궁금해 찾아봤는데, 정확한 기록은 없고 네덜란드 상인들이 뱃길을 오가면서 향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내렸다는 정도의 얘기만 있다. "Dutch Coffee"로 구글에서도 찾아봤는데 별 나오는 내용이 없고, 찬물로 내린다는 뜻의 "cold water brewing coffee" 기구는 파는 걸 보아하니 더치커피라는 명칭은 그리 공식적은 아닌 듯. 간단한 기구만 구비하면 집에서도 쉽게 내릴 수 있다는데, 언젠가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미즈모렌의 정확한 위치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11-12이며, 상수역과 매우 가깝다. 특이한 커피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들려보시길!



ps. 커피는 맛있게 마셨으나 좀체 그치지 않는 비 덕분에 발목위까지 차는 물살을 헤치며 지하철역으로 가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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