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노하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09 오븐 제대로 다루기 : 일곱가지 팁 (6)
  2. 2010.05.06 오븐 제대로 다루기 : 머릿말 (11)
오븐을 좀 더 이해하고 잘 다루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얼마 전 올린 머릿말 포스팅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오늘은 실제 팁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다 읽기 귀찮음 소제목밑줄부분만 읽으시고.



1. 내 오븐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두자

나같이 나중에 집을 사면 80%는 부엌에 투자하자, 라는 신념으로 오븐을 두 달동안 고르고 고르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본인의 오븐에 그렇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을 것이다. 사실 매뉴얼을 특별히 읽지 않아도 쓰기에는 엄청 간단하지 않은가? 온도 맞추고, 열고, 넣고, 닫고...땡. 그렇지만 모든 오븐이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는다. 옷을 살 때 항상 내가 미디엄 사이즈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는 라지가 맞다가 어떤 가게에서는 스몰이 맞는 것처럼(괜히 기분 좋음) 같은 오븐이라도 오븐에 따라 열이 가해지는 방법이나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레시피에서 20분 예열하라 했는데, 내 오븐은 좀 큰 편이라 30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 한국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븐의 종류는 미니오븐(오븐토스터기), 가스오븐, 그리고 전기오븐이다. 미니오븐은 작아 휴대성은 좋으나 내부 공간이 적어 윗면이 금세 색이 나는 경향이 있으며, 조금만 열어도 열기를 쉽게 잃어 온도가 불안정하다는 점이 있다.(베이킹을 정말 제대로 하시고 싶으시면 일반 오븐에 투자하는 걸 권장드린다.) 가스오븐과 전기오븐은 결국 가스를 사용하냐, 전기를 사용하냐의 차이이며 둘 다 큰 차이 없이 훌륭한 베이킹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통상적으로 비교되는 다른 점은 가스 오븐이 약간 더 공기 순환이 덜 되고, 온도 유지가 살짝 더 불안정하며, 좀 더 습도가 높다. 그에 비해 전기 오븐은 좀 더 고르게 열 전달이 되며, 온도가 좀 더 안정적이고, 바싹한 열을 사용한다. 물론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 오븐을 선호하는 편이다.

결론 : 그대의 오븐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그것이 베이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및 적절한 리액션을 취해주시라. 예를 들어보자. 구울 때 뒷면에 있는 쿠키들은 진한데 앞에 있는 녀석들은 연한가? 열 전달이 좀 골고루 안된다는 얘기다. 중간에 한 번 팬을 돌려줘라. 항상 레시피에 나와 있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고? 예열이 충분히 안되었거나 문짝에 틈새가........내 오븐이 원하는 온도로 예열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숙지해둬라.(자 다음 포인트로 고고)

2.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예열부터 하자 

나도 한동안 예열하는 거 만날 잊었다가 낭패본 경험이 많다. 머핀 반죽이 예열 기다리는 동안 너무 묽어져서 굽고 나니 팍 퍼져있다던지, 발효빵 2차 발효 다 시켜놓고 차가운 오븐 앞에서 좌절했다던지 등등. 예열은 반드시 미리 하자. 케익 종류의 반죽이라면 반죽 시작하기 전에, 발효빵이라면 2차 발효 들어가기 전에 등의 규칙을 만들어놔 잊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예열은 충분히 한다. 충분히가 도대체 언제니 근데? 이래서 오븐 전용 온도계가 꼭 필요한 것이다. 가격도 만원 안팎으로 살 수 있다. 오븐 자체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히 맞는 경우가 잘 없다. 내 오븐 조절계는 실제 온도와 10도에서 15도 가량 차이가 난다. 



그리고 온도가 딱 되지마자 예열 끝이 아니라, 온도에 다다른 후 추가로 몇분더 오븐을 후끈하게 달궈준다. 이래야 반죽이 들어갔을 때 예열 온도가 최대한으로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초반에 온도가 너무 떨어지게 되면 쿠키가 너무 푹 퍼지거나 머핀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등 불상사가 발생한다.

3. 유리팬과 금속팬은 각자 적합한 용도가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팬의 재질에 대해서 전혀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대학생 때 재래 시장에서 파이렉스 유리팬들을 싸게 사고 나서는, 구워졌을 때 투명하게 비치는 게 너무 예뻐서 줄창 그걸로만 베이킹을 했다. 그러나 브라우니나 파이가 이상하게 오래 걸리고, 질감이 뭔가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중에서 파는 베이킹 팬 종류중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 유리, 어두운 금속 재질, 그리고 밝고 반짝이는 금속 재질. 유리는 금속에 비해 열을 전달하는 속도가 느리지만, 한 번 열이 가해지면 좀 더 고르고 안정되게 온도를 유지한다. 때문에 설정된 온도를 맞추려고 오븐은 계속 불이 들어왔다 꺼졌다 하지만, 군데 군데 갑자기 온도가 높아지는 "핫 스팟"이 생길 수 있는 금속에 비해 유리는 더 안정적이다. 그렇지만 초반에 달궈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쿠키나 스콘 등 고온에서 잠깐 굽는 녀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구조가 잡히기 전 반죽이 녹아 퍼져버리기 때문) 유리팬은 저온에서 오래 굽는 케이크나 브라우니류에 적합하다.

반대로 금속은 빠르게 가열이 되므로 쿠키나 스콘 등에 적합하다.  여기서 어둡고 매트한 코팅의 금속은 열을 반사시키는 반짝거리는 밝은 금속에 비해 더 빨리 가열된다. 때문에 쿠키를 어두운 금속팬에서 구우면 다 익기 전 바닥이 타버릴 수 있다. 여기서 유리팬을 다시 언급하자면, 유리팬은 반대로 위가 다 익었는데 밑이 아직 안 익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유리팬 사용의 경우는 15-20도 정도 온도를 낮추고 10분 정도 더 오래 구워주는 방법도 있다. 

몇년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실리콘 재질의 팬들도 시중에 많이 판매하고 있다. 다 구워진 녀석들을 빼내거나 설겆이 하기가 편해 인기인데, 실리콘 재질도 열 전도나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너무 장난감 같은 느낌이고 손에 익지 않은 재질이라 잘 쓰지는 않는다.

4. 오븐에 넣을 때 팬의 높낮이에도 신경을 쓴다

제일 무난한 위치는 아래서 1/3과 1/2높이 중간이다. 보통 위보다 밑이 익는데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레시피에 보면 가끔 특정 높이를 명시해 주기도 한다. 쿠키 등을 굽느라 한 번의 여러개의 팬을 넣는다면, 중간에 꼭 위치를 한 번 바꿔주길 바란다. 밑에 있는 녀석들은 제대로 색이 나질 않는다.

5. 오븐을 열어야 할 때는 무조건 눈썹이 휘날리게 한다

오븐을 연다는 것은 내부 열기가 빠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온도 유지를 하려면 열고 닫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반죽을 넣을때도, 팬을 돌릴때도, 빨리빨리!

6. 도대체 다 익은건지 만건지...확실한 테스트 방법을 익혀두자 

"먹음직스럽게 고루 갈색으로 익을 때 까지 굽는다." 흔히 보이는 말이다. 근데 이 말이 참 애매하다. 누구는 진한 갈색이 먹음직스러울수도 있고, 누구는 좀 연한 보리차 색이 좋을 수도 있고. 누구는 부드러운 쿠키가 좋을테고, 누구는 바삭한 쿠키가 좋을테고. 때문에 본인의 기준이 장떙이다. 근데 도대체 언제 꺼내야 되냐고.



케익류는 팬을 살짝 흔들어봤을 때 반죽이 출렁대지 않고 색이 일정하게 노릇하게 나게 시작하면 거의 된 것이다. 가장자리가 팬에서 떨어져 올라오기 시작하기도 한다. 여기서 제일 유옹한 테스트 방법은 바로 꼬치 테스트. 이쑤시개로 정 가운데 깊숙히 찔러봤을 때 반죽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오케이. 단 브라우니류를 촉촉하게 먹고 싶으면 약간 축축하게 묻어나올 때 빼야 한다. 쿠키도 마찬가지. 좀 물렁하다 싶을 때 꺼내지 않으면 팬의 열기로 1-2분간 더 구워지기 때문에 너무 바삭해진다.

발효빵은 온도계로 찔러봐 내부 온도를 직접 재는 것이 진리다. 물론 겉이 갈색으로 고루 잘 익고, 밑면을 살짝 두드려봤을 때 둔탁하지 않고 가볍게 통통 소리가 나던지 등의 방법등이 있으나, 겉에서 보기에는 완벽히 익어보여도 중앙은 아직 떡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온도계를 푹 꽂아 95도 전후로 나오면 다 익은 것이다. 



머핀이던 빵이던 이미 색이 진하게 났는데 속이 익지 않았을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다 : 위에 호일을 한 겹 씌우거나, 좀 더 낮은 높이로 옮기거나, 혹은 온도를 20도 정도 낮추고 조금 더 오래 구워준다. 반대로 위가 색이 덜 났을 경우에는 높이를 올려주거나, 팬을 두겹으로 겹쳐주거나, 온도를 조금 올려 단시간 내에 구워주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다시 복습 : 다 될때까지 오븐은 열어보지 않는다. 테스트도 웬간해서는 한 번으로 족하다.

7. 일이 커지기 전에 제 때 제 때 청소해 주자

오븐을 쓰다 보면 끈적한 파이 필링이 넘칠 때도 있고 부스러기가 바닥에 떨어질 때도 많다. 이걸 그대로 두고 계속 오븐을 쓰다 보면 계속 타들어 가면서 지저분해지겠지? 액체 같은 경우는 특히 까맣게 눌어붙어 몇시간을 벅벅 땀흘리며 긁지 않는 이상 닦아내기가 정말 불가능해진다. 

간혹 가다 오븐 중에는 셀프 클리닝 기능이 있는 모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직접 청소해 주어야 한다. 제일 좋은 습관은 닦아내기가 수월할 때인 오븐 사용 직후 약간의 미열이 남아있을 때 청소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수세미로 벅벅 닦아내지 않는 것. 부드러운 면소재의 행주 등으로 한다. 세제 등을 쓸 경우에는 중성 세제로. 오븐 내부 표면이 상하게 되면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묵은때를 제거할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을 고루 뿌려준 후 살짝 오븐을 가열했다가 식으면 닦아낸다. 

바닥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쓰는 분들도 있는데, 이럴 경우 통풍로등이 막히지 않는지 잘 확인해보시길.

추가하거나 수정할 내용이 보이시면 언제든지 덧글 부탁드리는 바이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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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다음 리스트를 훑어보며 내게 해당되는 사항이 몇 개나 되나 확인해보자.


• 원하는 온도로 예열 세팅 해 놓고 그 후 정말 제대로 예열이 되었는지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

• 유리팬이던 철로 된 팬이던 베이킹 자체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믿는다

• 오븐에 반죽을 넣을 때 특별히 어느 높이에 넣어야 할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구울 것들이 많을 경우에는 그냥 파이랑 케익 등 여러가지를 한 번에 오븐에 넣어서 구워버린다

 오븐에 넣은 후에는 팬을 돌려주지 않는다

 언제 될까, 혹시 타지는 않을까, 끊임없이 오븐을 열어보며 확인한다

 대충 먹음직스럽게 익고 다 된 것 같으면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꺼낸다

 오븐을 사고 나서 청소해 본 적이 없다


0-2개 : 이미 대체적으로 오븐을 잘 사용하고 있으나, 혹시 유용한 팁이 있을지 모르니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3-6개 : 머핀 속이 제대로 익지 않은 것, 도구나 재료 탓이 아니다. 다음 글을 읽으시고 오븐과 좀 더 친해져 보자.

7-8개 : 반드시 읽으실 것을 권장한다. 


요리는 열이 없으면 대부분 불가능하다. 아니, 어쩌면 요리 자체가 열에 관한 것일 수도. (갑자기 철학 모드) 좀 더 과학적으로 얘기를 해 보자면, 요리의 대부분 과정은 열에 인한 재료들의 물리적 변화이다. 달걀 흰자가 투명한 액체에서 단단한 흰색으로 굳어진다던지, 고기가 갈색으로 변하며 맛이 변한다던지 하는 것 말이다. 베이킹도 마찬가지. 열심히 반죽 다 해 놓고 그냥 상온에 두면 질척한 반죽이 갑자기 뽀송한 머핀으로 변신하지 않는다. 반드시 열을 가해야만 온갖 화학/물리 작용으로 인해 변신한다. 


여기서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무조건 열을 가한다고 머핀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때 적절한 온도로 적당한 시간동안 열을 가해줘야만 제대로 봉긋하게 완성이 된다. 때문에 베이킹에서 유일한 열의 원천인 오븐을 잘 알고 다루면 그 만큼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맛볼수 있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븐을 다룰 때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런 실수들을 짚어보며 도움이 되실만한 팁들을 다루기로 하겠다. 기대해 주씨고! 자 다음 포스팅이 왔어요 왔어!X2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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