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안녕하세요, 안주원입니다. 제가 요리를 하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지도 벌써 12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갑니다. 최종의 형태나 직업이 어찌 될 지 모른 채, 음식을 통해 마음을 주고 받는 교감이 너무 행복하다는 열정 하나만으로 저만의 삶을 찾아가는 그 좌충우돌 과정을 시작했어요. 지난 십여년간의 시간이 늘 즐겁고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요리를 통해 얻은 인연과 배움을 토대로 저만의 맛과 가치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2015년, 처음 <구글보다 요리였어>라는 책을 냈을 때, 몇몇 지인들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데 책은 너무 이르지 않냐고요. 하지만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누구에게 조언을 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업적을 자랑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책을 쓰기 일 년 전, 아빠를 갑자기 떠나 보내게 되고 이후 정식당에서의 시간을 마무리 하며, 바로 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고민해 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바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께 응원의 힘을 보태기 위함이었어요.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하고 직장의 이름으로 나의 삶에 대한 점수가 매겨지던 시절, 회사를 나와 아무 타협점 없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요리를 시작한 이후에도, 주방에서의 호된 일상에 지치거나 앞으로 잘 가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에도 토닥거림이 필요했고요. 그 때마다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요리 거장의 일대기도, 스타 셰프의 조언도 아닌, 몇 발짝 먼저 탐험을 시작한 이들의 경험담과 동지애 어린 격려였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 동안 이 블로그에 들려주신 여러분들의 댓글도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책이 나온 직후에는 한창 배우고 탐색중이었다면, 그 이후로 또 7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요레카라는 저만의 집을 지으며 좀 더 안정된 마음과 단단한 확신을 가지고 요리하고 있답니다. 물론 여전히 삶에는 고민과 스트레스들이 존재하지만,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와 에너지가 늘어났지요. 그래서 '남의집'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직업으로서의 요리와 그 꿈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보려 합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음료와 함께요.

남의집을 알게 된 것은 재작년이었어요. 지인이 유학시절 즐겨듣던 음악을 공유하며 영국식 아침먹는 모임을 한다길래, 아니 도대체, 왜? 그런 모임을 하면 사람이 모이나? 했는데 성황리에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얘기를 듣고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지요. "취향이 담긴 개인 공간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티"라는 명제를 내세우는 마의집에서는 정말 다양한 모임들이 수시로 열립니다. 단순히 레시피를 나누고 요리를 배우는 수업이 아닌, 좀 더 삶속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자리를 열기에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방에서 찾는 진정한 행복>을 통해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신청은 이 링크를 클릭하시거나 남의집 사이트에서 '안주원'을 검색하시면 상세페이지가 나옵니다. 그럼 여러분들의 반가운 참여 기다릴게요!

마지막으로 생각이 담긴 글을 올린지가 어연 일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간 참 많은 경험들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로그에는 올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 참 아쉬웠는데, 얼마전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출근길 아침에 문득 다시 글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개시!

 

별건 없고, 예전처럼 힘빼고 그날그날 드는 생각들을 올릴 계획입니다. 이왕이면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과 함께 말이지요. ^^

 

그럼 근황 사진 몇 장 투척하며.. 앞으로 종종 들려주시란 말씀 전합니다!

 

 얼마전 휴무일에 간만에 들린 찬스브로스 녹사평 점. 명불허전 밀크폼.

 

 

 요샌 밥이 좋아요. 아이 이뻐라.

 

색도 이쁘고 맛과 텍스쳐도 좋은 흰자 지단 연습중.

 

여린 후레시 오레가노 이파리들.

 

못난이 줄기콩. 이쁜이 줄기콩.

 


며칠전 무사히 귀국해 이틀정도 뻗어있다가 짐도 정리하고 부엌도 환기시키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워낙 많이 찍어온지라 정리를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충 훑어보다 보니 연말 느낌이 가득한 사진들이 좀 있어 연말인사겸 사진공유겸 짤막한 글을 올립니다.


2010년 한해는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어요. 특히 일쪽으로 정말 하고 싶었던 길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 내딛게 된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않았던 요리관련 자격증도 이제 세개나 생겼구요. 무엇보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두달 가까이 떠났던 여행은 여러모로 중요한 재충전, 그리고 동기부여의 시간이었어요. 딱히 특별한 목표가 있지 않아도 새롭고 다양한 환경에 내 자신을 부딫혀보는 것이 얼마나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인지 새삼 깨달았답니다. 물론 다양하고 맛있는 먹거리들도 잔뜩 먹고 돌아왔구요.(운동이 시급합니다 헉헉...)


2011년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한 해가 되겠지요. 이번 여행에서 보고 온 요리학교들에 원서를 넣었고, 몇 달후에는 결정을 내릴테고. 그 전에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하나하나씩 태클해갈 예정입니다. 자격증들도 마저 도전해보구요. 앞으로 걸어가는 길, 함께 나누고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이곳에 들려주시는 모든 분들,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Foodie 올림
몇달전부터 계획해왔던 동남아 ㅡ 유럽 ㅡ 미국 여행을 오늘로써 시작합니다(생각만 몇달 하다 실제 계획세우기는 떠나기 이틀전 후다다다). 

큰 시간 제약없이, 여유있게 길게 여행을 잡은 적은 처음인데다가 두나라 이상을 가는 것도 처음이라 환전에다가 각기 다른 기후에 짐을 싸는 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너무 편하게 안정적으로 지내왔던 탓인지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부딫쳐 가며 다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도 조금 있구요. 그렇지만 그만큼 나 자신을 넓히려 가는 여행이기에 무엇보다 설레고 행복합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새로운 문화에 제 자신을 풍덩 담그는 것입니다. 물론 제일 큰 관심사는 음식이지만 대중교통, 건물, 각 나라의 맥주, 각 나라의 고유음식 및 외래음식 트렌드, 냄새, 날씨, 모든 걸 조용히 구경하고 잘 관찰하고 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앞으로 제가 이 세상에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통해 좀 더 이바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보렵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여태껏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너무 온라인 세계에 붙어 지내던 제 자신을 좀 디톡스시키는 겁니다. 여행일지는 아예 무조건 손으로 쓸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두달간 나름 정기적으로 포스팅은 할 계획이니 가끔 들러주세요. :) 

혹시 아래 도시 중 추천해주실 곳이 있다면 아래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구멍가게부터 미슐랭스타 레스토랑까지 모두 다 받아요. 

일정 : 홍콩 → 호치민시 → 쿠알라룸프르 → 싱가포르 → 런던 → 파리 → 뉴욕 → 보스턴 → 워싱턴DC → 시애틀 → 밴쿠버 → 샌프란시스코

그럼 au revoir!


진작 하려고 했던 이벤트인데 이제서야 하게 됩니다.

4,000
4,100
4,200
4,300
4,400
4,500

번째 방문자 분들에게 각각 소박한(으흐) 홈메이드 베이킹 선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해주시는 방법은 블로그 제일 하단에 있는 TOTAL수를 확인하시고 해당되실 경우에 아래와 같이 스크린샷을 뜨셔서 anotherfoodie 골뱅이 gmail 쩜 com으로 주소 및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시면 됩니다. 날씨도 그렇고 택배로 보내드려야 하기 때문에 보관이 좀 더 용이한 쿠키나 브라우니류를 보내드릴 계획인데, 당첨이 되셨을 경우 혹시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알러지가 있는 식품(특히 견과류)이 있으시면 미리 같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외 사시는 분들도 보내드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저의 블로그에 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행복한 하루 되세요! :D


여러분의 푸디 올림


ps. 4,000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ps. 트위터 팔로워 이벤트도 진행중. 150번째/200번째 팔로워분에게 선물.

우선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

제가 블로그 글에 인용하는 사진이나 이미지들은 <출처> 태그로 명시하지 않는 이상 제가 직접 찍고 그린 것들입니다. 때문에 이미지만 가져가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무단도용은 삼가해주시기 바라며, 개인감상용 및 블로그 문맥과 같이 인용할 때에만 퍼 가시는 것을 허락합니다. 모두에게 더 즐거운 감상을 위해 일부러 워터마크나 텍스트를 넣지 않고 그대로 올리니 꼭 지켜주세요.

사진들만 따로 감상하고 싶으실 경우는 http://www.flickr.com/photos/anotherfoodie/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지사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보고 배우려 두달간의 여행을 떠납니다  (9) 2010.11.08
[이벤트] 홈메이드 베이킹선물 드립니다!  (15) 2010.07.29
트위터 계정 생성했습니다  (0) 2010.04.29
Foodie란?  (4) 2010.04.14
블로그 소개  (1) 2010.04.14
블로그 링크 및 각종 관련 트윗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소는 twitter.com/foodieinkorea. 팔로우 고고. :)

Foodie란?

공지사항 l 2010. 4. 14. 21:57
블로그 제목에서 눈치챘겠지만 저자의 필명은 Foodie(푸디)이다. 영어권에서는 허다하게 쓰이는, 어떻게 보면 좀 진부한 표현이나, 네이버/구글/다음/네이트를 통털어 뒤져본 결과 아직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하다고 판단되어 나름 트렌드 세팅을 해보자라는(으하하) 무식한 결심으로 채택해봤다.

Foodie를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면 '식도락가, 미식가,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 정도로 해석을 해 놓았다. 대략적인 뜻을 커버하긴 하지만 좀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약간 더 설명을 붙이겠다. 물론 더 이상 관심없으신 분들은 여기서 그만 읽으셔도 뭐...

Foodie라는 단어는 1981년 Paul Levy(폴 레비)라는 미국/영국 저널리스트에 의해 파생되었는데, 굳이 직역을 해 보자면 '음식쟁이' 정도가 되겠다. 단순히 먹는 것을 좋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집요함에 가까운(찔리는가)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통털어 얘기하는 거다. 때문에 온갖 전국, 또는 윙버스의 힘을 빌려 유럽이나 동남아 등의 맛집까지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음식이 나오면 백만장 사진을 찍어 스크롤 백만번짜리 글을 올리는 블로거들도 foodie들이며, 그 사진들과 글들을 꼬박꼬박 읽으며 댓글을 열심히 다는 유저들도 foodie들이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을때 해부하고 연구하고 음미하고 와인 한잔 마셔주며 미간에 주름 한 번 지어주는 미식가들도 foodie들이다. 또 저자처럼 요리도구파는 가게에 들어가면 두세시간은 기본이며 회사에서 보너스가 나오면 백이 아닌 반죽믹서기를 사려고 벼르는 사람도 foodie인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foodie-ism, foodism(푸디즘)등의 단어도 만들어졌으나 foodie만큼 보편적으로 쓰이지는 않고 있는 추세이다.

아, 마지막으로 블로그 주소에서 foodie 앞에 'another'가 붙은 이유는(foodie.tistory.com가 이미 있기 때문...만은 아니고 흑흑) 한국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블로거'라는 타이틀을 마구 달아 또 한명의 블로거의 출현이 더 이상 그닥 기대감이나 특별함을 조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을 '푸디'로 칭하는 또 한명의 출현 별거없다, 라는 것에 대한 비꼼이릴까. 아 어렵다.

여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상당수가 foodie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foodie이신가 다들?(댓글 굽신굽신 비굴모드)

1 2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75)
공지사항 (9)
요리단상 (64)
JWU 생활 (14)
노하우들 (21)
레시피들 (16)
감동의맛 (12)
인턴일지 (36)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Follow joowonahn on Twitter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