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무차별적으로 순서없이...

  • 하나하나씩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가는 건 참 신난다~ 

    - 우선 돼지고기 뒷다리 살을 손으로 찢어 간을 한 후 틀에 꽉꽉 채워 퍼즐처럼 맞춰 넣는 프로젝트가 있다. 저번주에는 돼지고기를 셰프가 이미 시즈닝을 완료한 후 데모를 해 주고 내가 틀을 마저 채웠는데, 오늘은 내가 돼지고기 찢는 것부터 시즈닝에 틀에 넣는 모든 작업을 했다. 셰프 왈, "다음번에는 내가 간도 확인 안 할 것이니 완전 믿어보겠어!" ㅋㅋ

    - 저번주에 셰프 Matt이 가르쳐 준 크루통을 오늘은 혼자 만들었다. 바로 옆에서 셰프가 지켜보고 있는데 진땀이 'ㅁ' ;; 다행히 바삭바삭 잘 만들어졌다.

  • 파스타 중 pappardelle 포장하는 것이 제일 좋다. 아마 면을 제일 소중히 다뤄야 하는 파스타라서? 넓은 리본 7개를 곱게 겹쳐서 예쁘게 말아 비닐에 개별포장하고 있으면 실크를 다루는 느낌...
  • 오늘 오랜만에 칼질 좀 신경써서 했다. 여름철이라 맨날 옥수수 가지고 신메뉴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에는 감자와 칠리페퍼를 가지고 뭘 하시려나 보다. 감자는 옥수수알 사이즈로, 페퍼는 2mm -_-로 썰으라는데, 그냥 다지지 말고 네모인 것이 보이게 재단하라는 셰프 말씀... 흐엉 ;ㅁ;
문제의 2mm 네모 칠리페퍼.



  • 이틀 연짱 덱스터가 내 칼을 너무 함부로 다뤄 오늘 진짜 열받았다. 어제는 심지어 진이 잔뜩 묻어나는 오크라를 썰어놓고 씻지도 않고서는 서랍에 처박아 놓더니, 오늘은 밑에 내려갔더니 세...세상에 식기세척기에서 칼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진짜 살기를 느꼈다 쿠오오오.... 심지어 셰프 Matt도 내 칼을 쓰고는 깨끗이 씻어주시는데 이놈이!!!! 퇴근할 때 사과 제대로 안 했음 진짜 크게 뭐라 할 생각이었는데 눈치는 빨라서 -_-
  • 칼 얘기가 나왔으므로... 그 동안 손목에 너무 수직으로 힘을 주고 칼질을 했었다. 이제 좀 더 부드러운 수평 모션을 쓰자. 잘못함 팔목 나갈뻔 했다. Thanks Chef Jordan!
  • 확실히 사람들이 라인에 서면 살벌해지고 팍팍해진다. 대신 좀 더 여유가 있는 프렙키친 2층으로 올라오면 수다수다에 활발해지고 착해짐. ㅋㅋㅋㅋ
  • 거의 매일 느끼는 거지만, 정말 SPQR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잘 도와주고 정이 쌓여서 좋다. 특히 나를 너무 아껴주시는 우리 로드리고 아저씨.. 맨날 카푸치노 챙겨주는데 오늘은 물까지 챙겨줘서 감동감동 ㅠㅁ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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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게 새로운 걸 배운 것도 없고, 여태까지 했던 여러 프로젝트들이 쌓여 반복되는 날이었다. 게다가 이번주 월화수를 쉬고 목금토일 열두시간씩 일하는 스케줄에,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자서 왕창 피곤. 추가로 알렉스랑 일하는데 웰케 느려 ㅠㅠ 내가 프로젝트 다섯개 하면 하나반 정도 하시려나... 오늘 저녁 내내 내가 혼자 다 한거 같았다. -_-


그래도 맛있는 거 좋은 거 이거저거 먹고.. 열심히 일한 날. 그리고 무슨일을 하던간에 주방일 하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즐겁고 행복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금토일은 좀 더 활기찬 3일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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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피용 마늘 다듬기로 하루 시작. 

  • 상대적으로 브런치 시간은 저녁에 비해 많이 한가한 편이라 일층 바 근처 스테이션에서 프렙을 했다. 나는 근데 정말 무대체질인가보다. 손님들이 근처에서 다 보고 있으니 거기서 작업하는 게 사실 제일 좋다. ㅋㅋㅋ
  • 눈에서 레이저 쏘며 폭풍집중 했더니 수솁이 벌써 끝냈냐고 놀램. 앗싸!

양파 20개 채썰기. 

  • 오늘은 눈물이 하나도 안 났다. 칼날 때문인가? 그냥 순한 양파였나? -_-
  • 역시 칼도 잘 들고 계속 썰다보니 속도가 무지 빨라졌다. 2주전이었으면 아주 죽을 쒔을텐데..
  • 여기서 양파 채써는 방법은: 양파 머리부분 꼭지부분 일정하게 다듬기 >> 4등분 >> 코어(가운데 부분) 제거 >> 1.5-2mm 채썰기
  • 채썰기 전에 다듬는 게 살짝 귀찮긴 하지만 채가 참 일정하고 이쁘게 썰어진다. 나중에 양파쨈 만들어진 걸 보니 표시가 확 난다. 


브런치 새로 투입된 셰프가 계속 좌충우돌해서 옆에서 계속 도왔다. 

  • foie 무스용 빵은 2cm 두께로 재단해 양면 올리브오일과 소금간
  • baby lettuce 다듬기

레몬케이크와 에스프레소케이크 만듬. 

  • 둘다 제누아즈 방식이라 레시피 재료며 만드는 방법이 거의 같음
  • 달걀과 설탕 거품 올리는 걸 보고 있자니 새삼 드는 생각...달걀은 참 위대한 재료.
  • 달걀 거품 스피드 10으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버터 녹임 + glucose 추가. 달걀 거품 다 올라오면 가루류 체쳐서 넣으며 섞는다. 중간에 액체류 가장자리로 돌려서 붓고 버터 믹스쳐 부어가며 다시 섞는다. 바로 실크팻 깔리고 기름칠한 1/2 sheet pan에 부어 굽는다.

주방에서 중요한 덕목이자 감동 - 서로 챙겨주기 

  • 오늘 프렙이 일찍 끝나 서비스 한시간 정도 라인에 내려와 있었다. 우선 지켜보면서 라인의 흐름도와 간단한 아이템 플레이팅을 배우고 있는데, 아무래도 옆에서 있으니 계속 자잘하게 도와주게 된다. 그런데 정신없는 와중, 갑자기 수솁이 플라스틱 병을 하나 던져주면서 올리브 오일 채워달란다. 오일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깔대기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안 보이고 급 당황중, 디시워셔 아저씨 한 분이 잽싸게 오일이랑 깔대기를 챙겨주는 거다. 그 멕시코 아저씨는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도 스페인어는 거의 바닥인지라 평소에 말로는 잘 교류가 없었는데.. 설거지 거리 넘겨드릴 때마다 Gracias라고 매번 열심히 인사한 게 돌아오는 건지. 여튼 감동의 눈물 주르륵.
  • 라인에 서는 요리사가 여러명 있지만 확실히 실력이 좋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여유도 있고 차분히 잘 가르쳐 준다. 특히 캔델이라는 솁, 바쁜 와중에도 제때제때 요리 다 해내면서 옆에서 하나씩 가르쳐 줌. 그런데 어제는 샐러드 스테이션 쪽에 서 있는데, 갑자기 설거지 거리 작은 그릇을 하나 넘겨주면서 dish pit으로 가져다 달란다. 근데 안을 보니 뇨끼랑 미트볼이 하나씩 들어있어 엥 하고 쳐다보니 윙크를 날려주심. 그리고 바로 정색하고 다시 요리. ㅋㅋ 나중에도 파스타 소스 조금씩 테이스팅스푼에 떠서 막 넘겨주고.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 밑준비는 많이 하지만 막상 완성된 요리를 맛보긴 참 힘든데, 이렇게 챙겨주고 맛 보여주는 윗사람이 있다는 것이 왕감동이다.
  • 사실 큰 제스쳐는 아닌데, 이렇게 자잘하게 챙겨주고 도와주는 것이 주방에서는 정말 큰 마음의 서포트가 된다. 정말 바쁘고 정신없을 땐 다른 사람이 사소한 한가지라도 도와주면 진짜 고맙고 일이 쉬워지는데, 아무래도 이런 일이 있으면 나도 내가 바쁠지언정 한가지라도 더 도와주고, 더 챙겨주게 되는 법.


덧: 리턴할까 고민하던 빵칼 결국 어제 써 버려서 이제 고민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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