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단상


에그타르트를 비롯한 디저트부터 요리까지, 퍼프 페스츄리 반죽은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거기다 반죽에 이스트를 사용해 발효를 시키면 크라상, 데니쉬 등의 폭신하면서 파스라지는 빵들이 된다. 반죽을 할 때계속 접어주면 버터와 밀가루가 겹치고 겹치게 되는데,  열이 가해지면 이 겹들이 사르르 부풀면서 바삭한 결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엄마손파이 선전을 기억하는가?).

<출처 - http://www.pastrypal.com>

그러나 이 결을 만들어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이 필요해 선뜻 파이류를 만들게 되지 않는다. 중간중간 휴지타임을 가져야 하고, 삼절접기도 몇번씩 해 주어야 하고. 때문에 나도 한동안 파이종류는 손에도 대지 않았는데, 어느 날 야밤에 맥도날드의 애플파이가 너무너무 먹고 싶은 것이다(내 최고 guilty pleasure). 그렇지만 역시나 좀처럼 반죽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아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던 중, 고든램지(Godron Ramsay) 아저씨의 간단 버전을 발견했다. 동량의 밀가루와 버터가 들어간다라...오호, 외우기 쉽잖아?


<출처 - Google Image Search>

강력분 250g, 버터 250g, 소금 1티스푼, 그리고 찬물 150ml 정도를 준비한다. 여기서 잠깐 - 퍼프 페스츄리 반죽은 냉기가 생명이다. 버터가 녹기 시작하면 밀가루랑 결을 이루지 않고 섞여버려 나중에 열을 가했을 때 부풀 결이 없게 된다. 때문에 밀가루도 차게. 버터도 차게. 물론 들어가는 물도 기왕이면 얼음물로. 체온으로 인한 온도 저하를 막기위해 손이 반죽에 직접 닿는 것은 최소화 한다. 

반죽 섞는 것은 간단하다. 밀가루와 소금 체친후 버터를 넣고 밀가루와 섞어주며 잘게 썰어준다. 여기서 푸드프로세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청난 양의 반죽을 만들지 않는 이상 그냥 보울에서 스크레이퍼 등을 사용해 손으로 자르는 것이 좋다. 푸드프로세서로 하면 결국 나중에는 버터가 너무 잘게 되어 위에 말한 결들이 덜 부풀게 된다. 버터의 수분이 열로 인해 증발하면서 밀가루 겹겹을 부풀게 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smittenkitchen.com>

여기에 준비한 찬물을 조금씩 부어주며 뭉쳐질때까지 섞어준다. 절대 반죽이 질어서는 안되며, 겨우 뭉쳐질 정도로 한다. 날밀가루가 살짝 보여도 괜찮다. 아래 사진처럼 버터가 뭉텡이로 보여도 덜 섞인 것이 아님을 꼭 기억하고 완벽히 섞여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를 꾹꾹 자제한다. 잘 뭉쳐지면 랩으로 씌워서 냉장고에 20분간 휴지시킨다. 삼절접기 한번이라도 하는 것이 귀찮은 분들은 이대로 냉장고에서 최소 한시간에서 두시간을 휴지시키고 밀어 사용하도록 한다.


대망의 삼절접기 시간! 사실 어려운 것은 없다(귀찮을 뿐이지 흠흠). 제일 중요한 것은 최대한 반듯하게 직사각형으로 밀어 모든 곳이 같은 겹의 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충 접으면 나중에 골고루 이쁘게 부풀기가 어렵다. 우선 직사각형으로 한번 쫙 고르게 밀어준다. 약 가로 50cm 세로 20cm 되게 밀고 나면 양쪽을 1/3씩 접어 랩으로 싸 냉장고에서 20분 이상 휴지시킨다. 

휴지시킨 후 밀어서 사용하면 되나, 삼절접기를 계속하면 계속할 수록 겹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원하는 분들은 할때마다 그 전에 밀었던 반대방향으로 [밀고-접고-휴지]의 과정을 반복한다. 많이 만들어놓고 냉동고에 보관했다 해동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출처 - http://www.pastrypal.com>

그 후에는 원하는대로 성형 가능. 직사각형으로 찍어도 되고, 원형으로 잘라도 되고, 반죽 자체를 크게 파이에 써도 되고. 저 양으로 하면 보통 22cm 파이틀 하나 넉넉히 나온다. 물론 성형할 때도 버터가 너무 녹아버리지 않게 최대한 빨리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강력분 중력분으로 대체 가능. 강력분이 더 쫄깃하긴 하다. 그리고 마가린이나 쇼트닝도 사용 가능하나 버터의 풍미는 따라가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상의 면도 그렇고 마가린과 쇼트닝의 미끄덩 하는 느낌이 싫어서 좀 더 오래 바삭함이 유지되긴 하나 버터를 사용. 



마지막으로 정말 위 몇장의 사진들처럼 눈에 띄는 몇백개의 겹을 잘 살리려면 정식으로 반죽을 해야 한다. 재료와 과정은 비슷하나, 밀가루 반죽에 버터를 섞는 대신 반죽과 버터를 두툼하게 겹친 후 접고 밀어펴기를 반복한다. 이 작업이 까다로운 이유는 찬 버터를 고르게 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 제빵자격증 시험에서 사람들이 제일 나오질 않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크라상. 엄청난 양의 반죽과 버터를 밀어줘야 하는데 거의 1m 길이가 나온다. 쿨럭... 

조만간 날 좀 선선해지면 정식버전도 해서 올릴 계획. Oh, and thanks to Chef Ram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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